민간에 혈세 퍼주다 코레일이 인수…정상화 시키다가 다시 민영화?
공항철도 지분 매각의 의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공항철도 설립 역사를 살펴야 한다. 공항철도는 대표적인 교통 수요 예측 실패 및 정부 정책 실패 사례로 언급된다. 당초 공항철도(당시 인천국제공항철도)는 정부 재정사업으로 시작됐다. 정부는 그러나 1996년 재정 부담 경감을 이유로 공항철도를 철도 부문 '제1호 민자사업'으로 지정한다. 교통개발연구원은 공항철도 민자사업이 타당성이 있다고 결론을 냈다. 정부는 1998년 현대건설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했고, 2001년에는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현대건설컨소시엄이 대주주인 공항철도와 정부가 맺은 실시 협약에 따르면 개통 첫해인 2007부터 2013년까지 이용자 예측 합계는 8억843만6000명이었다. 그러나 민주당 문병호 의원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8월 현재까지 실이용자수는 1억4639만8000명으로 예측치의 18.1%에 불과했다. 요금 수입 예측치는 총 2조3485억5100만 원이었지만, 실적은 1607억3000만 원으로 예측치의 6.8%에 불과했다. 이런 엉터리 수요 예측에 따라 사업비 4조2000억 원을 쏟아부었지만, 공항철도는 망하지 않고 달릴수 있었다. 정부가 공항철도 측과 맺은 협약에서 당초 예측 수요의 90%까지 MRG로 보장해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문병호 의원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09년 말까지 이런 식으로 민간에 퍼준 혈세는 약 2600억 원으로 추산된다. 혈세를 퍼준다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정부는 공항철도 개통 2년 만에 자신들의 정책 실패를 코레일에 떠넘기는 결정을 내리게 된다. 2009년 11월 코레일로 하여금 채권을 발행해 공항철도를 인수토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공항철도는 주식회사 인천국제공항철도에서 주식회사 코레일공항철도가 된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90% 수준의 MRG를 58% 수준으로 낮췄다. 국토부 분석에 따르면 정부는 이를 통해 향후 2037년까지 7조1000억 원의 보조금 경감 효과를 봤다. 2009년 코레일은 설명자료를 통해 "(공항철도) 지분 인수시 유상감자 후 후순위채 전환에 따른 이자 수익이 실현되며, 장기적으로는 배당 수익을 통하여 철도공사에 7~8%대의 수익률이 실현되는 구조이므로 철도공사 경영적자로는 연결되지 않는다"고 했다. 여전히 막대한 정부 세금이 코레일의 공항철도에 들어가고 있지만, 실제로 코레일은 안정적인 수입을 통해 공항철도를 정상화시켜왔다. 그런 공항철도를 6년여 만에 다시 민간 등에 매각한다는 게 국토부의 코레일 부채 감소 계획의 일부다. 58% 수준의 MRG 보조금이 공항철도에 계속 들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민간 매각이 현실화될 경우 그 보조금 혜택은 고스란히 민간 자본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가장 악질적인 형태의 철도 민영화"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객원연구위원은 "공항철도 지분을 사들인 민간 자본은 코레일이 아닌 제 3의 운영사에게 운영을 맡길수 있다. 심지어, 지분을 다른 민간 자본에게 나눠서 팔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공항철도 지분 매각은 곧 공항철도 민영화와 동의어"라며 "공항철도를 민간에 팔면, 결국 막대한 정부 보조금도 민간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건호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연구실장(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위원장)은 "민간 철도 회사를 정부가 사실상 사들였다가, 정상화시킨 후 다시 팔겠다는 것인데, 이는 철도 민영화 중에서도 가장 악질적인 행태의 민영화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 실장은 "이미 정부의 정책이 영국식 민영화(철도의 프랜차이즈화)인 것으로 드러난 상황에서 공항철도 매각 역시 그 '로드맵'을 따라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오 실장은 "공항철도 매각은 정부의 '철도 경쟁력 강화'와도 별개일 수밖에 없다. 공항철도와 경쟁할 다른 철도가 어디 있겠나"라고 덧붙였다. 왜 이같은 무리수를 두는 것일까? 박흥수 연구위원은 "결국 정부의 철도정책은 '제3자 운영기관'을 늘리는 게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 수서발KTX의 경우 정권이 바뀌어 코레일에 다시 흡수되면 정부의 철도 개혁 노력이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수서발KTX 운영사 외에도 철도 운영사를 다각화시켜 돌이킬 수 없는 철도 민영화의 흐름을 이어가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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