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후보자 공천을 놓고 빚어진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국회'라고 이름붙인 5월 임시국회 관련 논의를 하기 위해 12일 의원총회를 소집했지만, 이 자리에서는 기초공천과 관련해 폭발 직전의 분위기가 감지됐다.
김영환 의원(경기 안산상록을, 4선)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안산시장 전략공천에 대해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의 얘기를 아무도 듣지 않은 것은 아무리 선의로 해석해도 납득할 수 없다"며 "어떻게 제가 4선 의원인데 의총장에 앉아서 결과를 받을 수 있나? 당으로부터 제명을 요청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고 공개적으로 지도부를 비판했다.
김 의원은 "당 지도부나 의원들이 안산에 와서 시민들을 만날 배경, 여건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 문제는 공천 문제가 아닌 정의의 문제, 선거의 문제가 아닌 민주주의의 문제다. 당 지도부는 이쯤에서 새 정치가 무엇인지 돌아보기 바란다"고 직격탄을 쏘았다. 김 의원의 돌발 발언에 일순 의총장이 술렁거렸고, 그가 발언을 마치자 여기저기서 의원들이 "잘 했다"고 응원하거나 박수를 보내는 등의 행동이 지도부 면전에서 나왔다.
또 이윤석 의원(전남 무안·신안, 재선)과 정청래 의원(서울 마포을, 재선)도 의원총회에서 공개 발언을 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이날 의총에서 임명 인준을 받은 김영록 신임 원내수석부대표가 "세월호 관련해 처음 갖는 의원총회이니 양해해 달라"며 이들의 발언을 막고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시켜 기자들을 내보냈다. 앞서 발언한 김영환 의원의 경우는 신상발언을 요청해 발언권을 얻은 게 아니라, 당 여객선사고대책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의원들에게 보고를 하던 중 갑작스레 그같은 발언이 나온 것이었다.
대부분 민주당 출신인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의원총회 시작 전에도 "거긴 누가 (공천)됐느냐", "원성이 자자하다"며 주로 기초공천 문제를 화제로 삼아 말을 주고받았다. 이날은 평소보다 훨씬 왁자한 분위기였고, 한 의원은 안 대표 쪽으로 분류되는 한 당직자의 이름을 부르며 "당 해산하자"는 말을 농담조로 해 주변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대표들이 인사말을 하는 중간에도 의원들은 공천 문제를 화제로 계속 주변의 의원들끼리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고, 당의 원로급에 속하는 의원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쪽 사람이 합의를 안 해준다"라는 등 구체적 지역 상황을 얘기하는 경우도 있었고, 안철수 공동대표가 발언하던 중에는 안 대표를 겨냥한 듯 "아, 저…"라고 큰소리가 나와 주변 의원들이 말리는 일도 있었다.
앞서 새정치연합 내에서는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 광역의원 공천을 놓고 민주당계와 안철수계의 갈등이 이어져 왔다. 안철수계 쪽에서는 '민주당 출신들이 다시 다 하면 도로 민주당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고, 민주계에서는 '깜도 안 되는 사람들을 들이밀고 전략공천을 달라고 하느냐'고 맞받고 있다.
당 지도부가 현직 시장을 낙천시키고 전략공천을 강행한 안산의 경우, 이날 김영환 의원의 반발에 앞서 지난 4일 김 의원과 전해철·부좌현 의원 등 지역구 의원 3명 전원이 당 지도부를 찾아가 재고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철민 안산시장은 이날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광주에서도 윤장현 후보 전략공천에 대해 논란이 인 바 있다. (☞관련기사 보기) 이들 지역 뿐 아니라 수도권과 호남, 충청, 강원 등 거의 전국적으로 경선 불참 및 탈당, 무소속 출마 사례가 나오는 등 공천 내홍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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