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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자유한국당이 개헌 주장? 있을 수 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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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자유한국당이 개헌 주장? 있을 수 없는 일" 安, 행정수도 이전 등 개헌 사항 포함 정치개혁 공약 발표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3당 원내대표 간의 '대선 동시 개헌 투표' 합의에 대해, 국민의당 유력 대선 주자인 안철수 전 상임대표가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안 전 대표는 15일 정치개혁 공약 발표 회견에서 "이번 개헌은 국민들의 공론화 과정을 거치는 게 중요하다"며 "국민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 개헌에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특히 자유한국당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다"며 "대통령 파면이라는 결과를 보면 한국당은 석고대죄를 해도 모자람이 없다. 그런데 한국당 소속 일부 의원이 공공연히 헌법 불복을 외치고 있지 않나. 이런 사람들이 개헌을 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개헌 합의에 한국당이 포함된 것 자체에 대해 강한 거부 입장을 밝혔다.

안 전 대표는 "1987년 개헌을 생각해 보면, 국민들이 스스로 (헌법을) 만들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렇게 해야 헌법에 대한 자부심과 존중이 커진다"며 "한 번 개헌이 되기까지 30년이 걸렸으니만큼, 이번에 개헌을 하면 앞으로도 긴 기간 동안 개헌을 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래서 국민 공론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중요하고, 그를 위해서는 내년 지방선거 때 함께 국민투표에 부치는 것이 적절하다"고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안 전 대표의 개헌 관련 입장은 더불어민주당 유력 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문 전 대표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제가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 투표를 함께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안을 발표했다"며 "정치권 일각의 개헌 논의들은 국민 주권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련 기사 : 문재인 "대선날 개헌? 국민주권 부정하는 발상")

문 전 대표와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이처럼 '대선 동시 개헌'에 부정적인 입장인 데 더해, 이날 3당 합의에 참여한 국민의당 내에서도 안 전 대표가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개헌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당에서 해당 합의는 주승용 원내대표가 주도했다.

실제로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선과 동시에 개헌 투표가 치러질 가능성에 대해 "그렇게 되면 제일 좋지만 저는 어려울 것 같다"며 "문 전 대표도 반대하고 있는데 과연 200석 이상을 현실적으로 확보할 수 있겠느냐"고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박 대표는 "물리적으로 지금 대선이 56일 남았는데 그 전에 가능하겠느냐"며 "그렇다면 국회에서 확정된 개헌안을 대선 후보들이 공약으로 해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민투표로 확정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 안이 아닌가 하는 게 개인적 생각"이라고 했다.

이날 안 전 대표의 개헌 관련 입장은, 이날 그가 발표한 정치개혁 공약들 가운데 상당수가 개헌을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개헌을 전제로 한 안 전 대표의 공약은 행정수도 세종시 이전, 감사원 국회 이관, 지방자치 확대, 국민투표·국민발안제 도입 등이다.

안 전 대표는 국가 중요 정책에 대해 국민투표제를 통해 유권자의 의사를 물을 수 있도록 하고, 국민발안제를 도입해 국민들이 직접 정책 및 입법을 제안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이날 공약 발표를 통해 제안했다. 또 공직선거에 오픈 프라이머리 방식의 '국민공천제'를 도입하고, 국회 윤리위원회 심사와 검찰 기소 여부 결정 과정에서도 유권자 의사를 묻도록 국민배심원제·기소배심원제를 도입하자고 주장했다.

대통령 권한 축소 등 권력 구조 개혁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장관 이상 인사를 할 때 국회 인준을 받도록 하고, 행정부의 법률안 제출권을 폐지하고, 예산 편성도 국회가 더 엄격히 통제하도록 했다. 감사원을 대통령 직속에서 국회 산하로 이관하고, 대통령의 대법원장 임명권을 없애고 대법원장은 대법관 간에 호선하도록 하자고 그는 제안했다. 다만 개헌 방향이 '권한 축소형 대통령제'가 돼야 하는지 이원집정부제가 돼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국회 논의에 따르겠다"고 열어뒀다. 내각제 개헌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지방 분권 강화와 관련해서는 헌법 개정시 '자치단체' 대신 '지방정부'라는 명칭을 쓰도록 못박고, 지자체의 입법·행정권을 확대하자는 방안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또 그는 "개헌을 통해 행정수도를 명시함으로써 행정의 효율성 추구와 동시에 지방 균형 발전을 추구하겠다"며 "행정수도로 청와대와 의회를 모두 이전하자"고 제안했다.

그가 주장해 온 대선 결선투표제와 독일식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 정치 신인이 현역과의 경쟁에서 불리하지 않도록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 정당 보조금 배분을 현행 의석 수 기준에서 득표율 기준으로 전환할 것 등도 이번 정치 개혁 공약 묶음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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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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