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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도 시도한 토지공개념, 이번엔 판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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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도 시도한 토지공개념, 이번엔 판이 다르다 노태우 정부 이후 줄곧 '공산주의 정책' 취급...개헌해야만 도입 가능
대통령발 개헌안이 개헌정국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개헌안의 핵심은 정부 권한의 지방 이양과 토지공개념이다.

<프레시안>은 일찍부터 토지공개념 도입의 필요성에 관한 주장들을 보도했다. 이번 이슈에 맞춰 토지공개념이 왜 필요한가를 과거 보도를 바탕으로 재정리했다.

토지공개념은 기본적으로 헨리 조지가 주창한 핵심 개념으로 알려져 있다. 말 그대로 토지는 사유재산이 아니라 공공재산이라는 개념이다. 더 정확히는 토지 사유재산권을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제한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토지 특성상 공급량이 한정된 데다, 토지 소유자가 토지로부터 얻는 수익은 사실상 불로소득이므로 빈부격차를 심화하는 부작용이 있다는 지적은 그간 끊이지 않았기에, 토지를 공공재산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주장이 한국 진보진영을 중심으로 줄기차게 제기돼 왔다.

이미 프랑스, 영국, 스웨덴, 덴마크 등에서는 도입된 개념이다. 더 정확히는 토지 소유자에게 세금을 물리는 지대조세제 개념의 세금이 상당수 국가에 있다. 토지공개념이 '토지국유화'가 아니며, 공산주의적 정책도 아닌 이유다.


한국에서도 토지공개념을 헌법안에 담기 위한 노력은 오랜 시간 이어졌다. 가장 먼저 이 가능성을 논의한 정부는 박정희 정부다. 1976년 신형식 당시 건설부 장관이 토지공개념 도입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기업 주도 성장정책에 의존하던 정부 철학과 맞지 않아 이 논의는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

토지공개념 국가로 가기 위한 시도에 본격적으로 불을 붙인 정부는 노태우 정부다. 노태우 정부 들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자, 정부는 1기 신도시 건설(성남 분당, 고양 일산, 부천 중동, 안양 평촌, 군포 산본) 정책과 함께 이른바 '부동산 3법'으로 불리는 토지공개념 성격의 법안 3개를 통과시켰다.

1988년에서 1989년 사이 전국 평균지가는 각각 29.5%, 32% 급등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1년 사이 무려 41% 치솟았다. 이에 정부는 1988년 '8.19 부동산대책'으로 불리는 '토지 공개념에 바탕을 둔 토지제도의 근본적 개선방침'을 발표, 토지공개념을 담은 3개 부동산 법안(토지초과이득세법, 택지소유상한법, 개발이익환수법) 도입을 시도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당시 실무 책임자였던 이규황 전 건교부 토지국장은 "중산층 붕괴가 심각히 우려되는 상황"이었다며 "토지공개념은 피할 수 없는 대안이었다"고 말했다.

3개 법안을 주도한 이는 문희갑 경제수석과 조순 경제부총리다. 그들 뒤를 김태동, 강철규 교수 등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인사들이 지원했다. 결국 이 법안은 1989년 12월 30일 국회를 통과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토지공개념을 명문화한 법안이 도입된 때다.

하지만, 이 법안들은 국민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채 10년을 버티지 못하고 모두 사장됐다. 토지공개념이 '위헌'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헌법에 이 개념을 담는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노무현 정부 들어서도 노태우 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부동산이 폭등하자 토지공개념을 담은 법안 도입 논의가 진행됐다. 심지어 노 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고려할 정도였다. 그러나 경제관료들과 보수언론 등의 벽에 막혀 포기한 바 있다. 노태우 정부 당시인 1989년 국토연구원이 처음 실시한 전국적인 토지 소유 실태조사에 따르면, 상위 5%가 전체 민간 토지의 65.2%를 보유했다. 이 비율은 2005년 82.7%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1989년에도, 2005년에도 토지공개념 도입은 공산주의적 시도로 매도당했다.


헌법 개정안에 토지공개념을 도입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헌법을 개정하지 않는 한, 토지공개념을 담은 법률안이 유효할 수 없음을 이미 역사가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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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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