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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구속, 국제적 논란거리로 확산 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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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구속, 국제적 논란거리로 확산 일로 '국경 없는 기자회' 성명 발표…외신, 잇달아 MB정부 비판
미네르바 구속 파문이 연일 국제적인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지난주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들이 미네르바 구속에 따른 표현의 자유 침해 문제를 거론한 데 이어,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은 이번 주 들어서도 이명박 정부의 조치에 비판적인 기사를 잇달아 내보내고 있다. 급기야 '국경 없는 기자회'는 12일 이와 관련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

'국경 없는 기자회'(RSF)는 이날 본부가 있는 파리에서 발표한 기사 형식의 글을 통해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잘 알려진 인터넷 블로거 박대성 씨에 대한 석방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RWB는 언론 자유 신장과 언론인들의 인권을 보호할 목적으로 1985년 설립된 국제 기자 단체다.

국경 없는 기자회는 우선 "(한국 검찰) 당국은 박 씨가 개인적인 견해를 표현할 수 있는 권리를 행사했을 뿐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글을 통해 촉발된 문제(speculation)에 대한 책임을 그에게 돌리길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기자회는 이어 "박 씨는 그가 만들어내지도 않은 루머들 때문에 재판에 회부됐다"며 "그의 체포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이며 한국의 인터넷(환경)에 나쁜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 '미네르바' 박대성 씨가 10일 저녁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나와 구치소로 향하기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세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비관적인 전망을 하라. 이명박 정부의 표적이 된다"

미국의 경제 전문 잡지 <포브스>도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포브스>는 '한국 정부, 인터넷 예언가를 로그오프 시키려 한다'는 제목의 12일자 기사에서 "한국의 경제에 대해 우울한 전망(doom)을 하라, 그러면 당신은 이명박 정부의 표적이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첫 문장으로 미네르바 구속을 꼬집었다.

이 잡지는 "이번 사건으로 정부 결정(conduct)의 적절성에 대해 정치인, 학자들, 시민들 사이에 커다란 논란이 일고 있다"며 "일부 법률 전문가들은 정부의 조치(case)에 근거가 미약하다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그러한 움직임은 한국의 언론 자유를 위축시켜(chilling effect) 인터넷 상의 개인들이나 경제 논평가들을 침묵하게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잡지는 이어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은 악화되고 있는 경제를 지탱시켜야 한다는 한국 정부의 절박한 처지(desperation)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잡지는 또 검찰이 박 씨에게 적용하려 하는 전기통신기본법이 헌법에 부합하는지에 대해서도 일부 법학자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현재 그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고 과거 사례로 볼 때 위헌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고려대 법대의 박경신 교수는 "공익이라는 개념에는 단지 글의 신뢰도(credit rating)만 포함된 게 아니라 금융 정보의 교환과 거시경제 전망에 대한 토론의 자유까지도 포함된 것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미네르바의 글이 공익에 기여했다고 생각한다"며 "정부의 생각과 충돌한다고 벌을 받게 된다면 매우 심각한 검열 기제가 될 것이고, 그에 따른 위축 효과는 끔찍하다"고 말했다.

"작년 9월부터 강경 대응 있었다"

이어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도 13일 미네르바 사건을 관심 있게 전하면서 한국 정부가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에 강경 대응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검찰의 미네르바 체포는 이명박 정부의 통화 정책이 충분히 투명하지 않다는 점과, 정책에 비판적인 목소리에 대해 관용의 자세를 보이고 있지 않다는 문제점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문은 미네르바가 제기한 '달러 매수 금지 긴급 공문'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국제 유동성 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시중은행이 달러화를 매입하도록 돕는 한국 정부의 조치를 관리들이 중간에 방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신문은 이어 작년 9월부터 금융위기가 급속히 번지기 시작하면서 한국의 정부 관계자들은 경제 전망, 혹은 정부 정책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내는 경제학자들과 언론인에 대해 강경한 대응을 해 왔다며, 미네르바의 체포는 경제상황을 비판적으로 보는 사람들에 대해 정부가 드러내는 '민감성'의 수준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이명박 정부, 인터넷 영향력 증가 우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은 11일 "박 씨의 구속은 사이버 공간에서 표현의 자유가 얼마만큼 허용될 것인지에 관한 문제를 제기했다"며 "정부는 박 씨의 경우를 통해 강력하고 제어하기 힘든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제하려는 시도에 무게를 실어줄 것을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어 지난주 청와대의 지하벙커 경제 회의를 소개하면서 "정부가 지하 벙커에 비상상황실 차려놓고 처음 선보인 작품이 고작 미네르바 긴급 체포라니 전 세계가 웃을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는 진중권 교수의 비판을 전했다.

신문은 또 "(이명박) 정부는 온라인상에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며 "그러나 정부는 오랫동안 인터넷에서 이뤄진 뒷공론의 영향이 점차 증가하는 것을 우려해 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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