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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4대강 수심 6미터로" 직접 지시 문건 공개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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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4대강 수심 6미터로" 직접 지시 문건 공개돼 2009년 국토부 "보 위치, 준설 등 추후 운하 추진 지장 없도록 계획"
이명박 전 대통령이 4대강 사업과 관련 '강바닥을 몇 미터(m) 깊이로 파라'는 세세한 내용까지 직접 지시했다는 내용을 담은 문건이 민주당에 의해 공개됐다.

민주당 '4대강 불법비리 진상조사위원회'는 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미경, 임내현, 윤후덕, 박수현 의원 명의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4대강 사업의 진실을 밝혀줄 국토교통부 핵심 비밀 내부문서를 입수·공개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이 공개한 문서 가운데, 2008년 12월 2일 대통령 직속 국토균형발전위원회의 청와대 보고 내용을 담은 국토부 작성의 '4대강 종합정비관련 균형위 상정안건 VIP 사전보고 결과 보고' 문건은 'VIP(대통령 지칭) 말씀 사항'으로 "가장 깊은 곳의 수심이 5~6m가 되도록 준설할 것"을 명기하고 있다.

▲대선후보 시절의 이명박 전 대통령. ⓒ연합뉴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상기후에 따른 홍수 및 가뭄에 대비하는 사업임을 강조"하면서 "장래 물 부족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준설 및 보 설치로 확보되는 수자원량을 부각"시키라고 지시하며 이같이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언론에 대해서는 사실에 입각해 필요성, 효과 등을 홍보하고 왜곡보도는 적극 해명할 것"을 지시하며 "또한 홍보는 지역이 중심이 돼서 해야 한다"고 홍보 전략의 세세한 부분까지 직접 언급했다.

또 2009년 2월 16일 국토부 장관의 청와대 보고를 다룬 '4대강살리기 VIP 보고결과' 문건에는 'VIP 지시사항'으로 "하상준설의 최소 수심은 3~4m 수준으로 추진"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종합하면, 이 대통령은 '가장 깊은 곳은 5~6m, 가장 얕은 곳은 3~4m가 되게 강바닥을 깊이 파라'고 지시한 셈이 된다. 이 대통령의 '깊이'에 대한 집착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은 "이 전 대통령이 대운하를 염두에 두고 4대강의 최소 수심을 지시했다는 결정적인 증거"라고 풀이했다.

민주당은 "이 전 대통령이 직접 대운하 추진을 위한 4대강 수심에 대해 구체적으로 지시한 증거자료가 공개됨으로써, 이 전 대통령이 대운하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은 대국민 거짓말임이 확인되었다"고 비판했다.

국토부 "유람선용 갑문 필요…향후 화물선용 갑문 신설"

이들 의원들은 "국토부는 4대강 사업 준설, 보 건설 계획을 수립하면서 뱃길 복원, 선박 운행 등 대운하 추진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추가 자료를 제시했다. 이 전 대통령이 '최소 3~4m'를 지시한 것은 강에 뱃길을 내기 위해서이고, 이는 4대강 사업이 바로 '위장 대운하 사업'이라는 증거라는 것이 민주당의 주장이다.

2009년 2월 국토부 장관의 청와대 보고 8일 전에 작성된 '4대강 살리기 추진현황 보고'에는 "준설 깊이 결정시 고려 사항" 가운데 하나로 "역사적 뱃길 복원, 도시 내 유람선 운행 구간은 선박 운항에 요구되는 수심(3m내외)과 수로 폭(50~100m) 확보"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 같은해 4월 8일 국토부가 '대외 주의'라며 배포한 회의자료에는 낙동강 하구에서 경북 상주까지의 구간 사업과 관련해 "유람선을 운행하기 위해서는 계획 중인 보에 갑문을 설치하고 주요 도시에 선착장 (건설) 필요"하다면서 "갑문 설치시 대운하 재추진 논란이 예상되며 향후 화물선용 갑문 신설 필요성 제기시 중복투자 초래"라고 하고 있다.

즉 유람선 운행을 위해 갑문을 설치하되, 향후 화물선이 다닐 수 있도록 대비하라는 얘기다. 심지어 이 자료 14쪽 하단에는 "보 위치, 준설 등은 추후 운하 추진에 지장이 없도록 계획"하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이 자료는 표지에 '본 자료는 회의종료 후 회수할 예정'이라며 보안을 극도로 강조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직접 강바닥을 5~6m 깊이로 준설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나 국토부가 '추후 운하 추진에 지장 없도록 보 위치를 계획하라'고 한 것은 이미 7월 중순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포함된 내용이지만 전체 문건의 원본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7월 10일 최재해 감사원 1사무팀장은 감사 결과 발표 후 "(이 전 대통령이) 수심이 한 5∼6m 정도 되도록 굴착하라는 지시가 있다"면서 "직접적인 지시가 있었다고 확보한 건 없지만 (이 전) 대통령의 의중은 반영된 것"이라고만 했었다. 이 직후인 13일 <매일경제>는 사설에서 "만약 이 전 대통령이 6m 이상 수심을 파라고 지시한 일이 있으면 전 정권이 국민을 속인 책임을 져야 한다. 사실이 아니라면 양건 감사원장부터 책임지고 물러나는 게 옳다"고 했었다.

그러나 7월 중순 발표 때까지는 '이 전 대통령 직접 지시'를 확보 못했던 감사원은 7월말경 민주당이 이날 공개한 국토부 문건들을 입수한 것으로 보인다. 7월 31일 <내일신문> 등은 이 전 대통령의 지시 내용을 민주당 공개 문건과 거의 토씨 하나 틀리지 않게 감사원 발(發)로 보도했다.

4대강 사업을 추적해 온 신우석 전 김진애의원실 보좌관 역시 지난 8월 5일 <프레시안> 기고에서 "(이 전) 대통령은 직접 운하 수준의 수심 확보를 언급한다. '수심이 5~6m가 되도록 굴착할 것'(대통령 말씀사항 정리문건)이라고 지시했다"고 폭로했었다. (☞관련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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