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구속영장이 발부된 '평화야, 걷자!'의 행진단장 박래군 씨에 대한 구속적부 심사가 20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박래군(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씨는 9일 새벽 평택경찰서 앞에서 경찰에 항의하는 농성을 하던 중 행진단원 45명과 함께 연행됐다. 그 후 박래군 씨에게만 구속영장이 발부되었으며 나머지 연행자들은 풀려났다.
"검찰의 구속사유는 사실과 다르다"
검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한 이유로 "(박래군 씨가) 평택경찰서 앞에서 불법집회를 진행하고 집회 참가자들과 함께 경찰서 중앙 현관까지 무단으로 침입했으며, 3회에 걸친 해산명령에 불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현장에 있던 '평화야, 걷자!' 행진단원들은 검찰의 구속사유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행진 참여자 20~30명 정도가 평택경찰서 마당 현관 앞쪽까지 들어갔다가 약 10분 후 스스로 경찰서 밖으로 나왔다"며 이는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이용하기 위해서였고 경찰서를 무단으로 '침입'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한 "평택경찰서 정문 앞에서 30분 정도 항의집회를 가진 뒤 자진해서 해산을 시작할 때 경찰이 갑자기 행진단원들을 폭력적으로 연행했다"며 해산명령에 불응한 것 또한 사실과 다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이들은 "당시 집회는 대법원의 판례로도 정당성이 증명되어 있는 '긴급집회'였고 더군다나 평화적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즉 신고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집회를 불법이라고 규정하고 참가자들을 연행한 것은 법의 조문을 지나치게 형식적이고 기계적으로 해석하고 집행하는 처사라는 것이다.
"비폭력 항의집회는 '평화적 저항권'의 행사"
한편 박래군 씨의 구속에 대해 인권운동사랑방 측은 "현행 형사소송법에서는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일정한 주소가 없는 때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는 때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 때에만 피의자를 구속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다"며 "이는 인권운동가로 오랫동안 활동해 온 박래군 씨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사유"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인권운동사랑방은 "경찰의 직무유기와 인권침해에 항의하기 위해 비폭력적으로 항의집회를 가진 것은 '평화적 저항권'의 행사이며 이는 우리 헌법뿐 아니라 세계인권선언을 비롯한 국제 인권기준에서도 인정되고 있는 '불복종의 권리'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평화야, 걷자!'는 지난 5~9일 평택 미군기지 확장 저지와 한미 FTA 협상 반대를 내세우며 200여 명의 시민들이 서울에서 평택까지 도보로 행진한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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