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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반대 시애틀 원정투쟁, 눈여겨 봐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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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반대 시애틀 원정투쟁, 눈여겨 봐달라" [인터뷰] 주제준 한미FTA반대범국본 상황실장
오는 6일부터 나흘 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3차 협상을 앞두고 '한미 FTA 반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1차 협상 때와 마찬가지로 '원정투쟁단'을 보내기로 했기 때문이다. 범국본의 원정투쟁단은 4일과 5일 이틀에 걸쳐 미국으로 떠난다.

이번 원정투쟁단의 대표는 정광훈 전국민중연대 상임의장이 맡았다. 정 의장은 국내 민중진영에서 반세계화 운동의 상징적 인물로 통하는 사람이다. 정 의장을 필두로 민주노총 등 노동단체들,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농민단체들, 그리고 민주노동당 등이 원정투쟁단에 참여한다. 구성 면에서는 1차 원정투쟁단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규모는 1차 때보다 조금 늘어난 60여 명 수준이다.

"미국언론 주목 받기 위해 노력…미 정부 압박이 목표"

범국본에서 실무를 총괄하는 주제준 상황실장(전국민중연대 사무처장)은 지난달 31일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미국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을 여러 가지로 강구하고 있다"며 "그 중 하나로 미국 내 진보단체의 힘을 빌어 미국언론들에 가깝게 다가가는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 주제준 한미 FTA 반대 범국민운동본부 상황실장. ⓒ 프레시안

대규모 집회와 시위를 할 만한 인원이 되지 않는 만큼 범국본의 주장을 미국사회에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수단으로 미국언론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범국본의 방침은 지난번 1차 원정투쟁단의 활동에 대한 비판적 평가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주 실장은 "1차 원정투쟁 때 대부분의 미국언론이 우리가 워싱턴에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뒤늦게 들었다"며 "소수 인원으로 미국 사회에 반향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언론을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한데, 지난번은 처음이어서 그런지 매우 서툴렀다"고 말했다.

지난 1차 원정투쟁 때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범국본은 일찌감치 미국 내 진보단체들의 도움을 받아 미국언론과의 사전 접촉에 나섰다. 특히 범국본의 김애화 국제담당 부장은 지난달 초 미국으로 건너가 시애틀, 워싱턴, 로스앤젤레스 등을 돌며 현지 언론인들과의 만남을 이어 왔다.

"미국 진보단체들 사이에 한미 FTA 반대 공감대 확산"

이 과정에서 범국본은 1차 원정투쟁 때 적극적으로 연대활동에 참여했던 미국노총산별회의(AFL-CIO)와 반전단체 앤서(ANSWER)뿐 아니라 이번에 추가로 원정투쟁단과 공동활동을 진행할 그린피스(Green Peace) 등 주요 환경단체들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주제준 실장은 "한미 FTA에 반대하는 정서가 진보단체들을 중심으로 미국 내에 보다 확산되고 있다"며 "이번 2차 원정투쟁 때는 지난 1차 투쟁 때보다 현지 진보단체들과의 공동행동이 더 폭넓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원정투쟁단이 서부항만노조와 같이 할 연대활동을 눈여겨 보라고 주 실장은 주문했다. 서부항만노조는 미국노총산별회의의 산하 조직으로 미국의 서부지역에 위치하고 있는데도 지난 1차 원정투쟁 때 미국 동부에 있는 워싱턴에까지 노조 간부를 파견할 정도로 관심을 보였다. 서울에서 열린 지난 7월 2차 협상 때도 서부항만노조 관계자가 방한해 범국본과 함께 다양한 행사에 참여했다.

주 실장은 "한미 FTA 3차 협상이 시작되는 날과 끝나는 날에 집회가 예정돼 있는데, 여기에 서부항만 노조에서 700여 명의 조합원을 참여시키기로 약속했다"며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1999년 반(反)세계무역기구(WTO) 시애틀 시위만큼은 아니겠지만 원정투쟁단이 미국사회에서 어느 정도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재미 한인단체, 이번에도 원정투쟁단에 대거 합류 예정

한편 지난 1차 원정투쟁 때와 마찬가지로 남가주한인노동상담소(KIWA) 등 현지 재미 한인단체들도 이번 범국본의 원정투쟁에 대거 합류할 예정이다. 재미 한인단체들은 1차 원정투쟁 때 미국 현지 법률과 문화에 서투를 수밖에 없는 원정투쟁단과 현지 경찰 사이에서 의사소통 지원과 이견 조율의 역할을 해준 바 있다.

진보 성향 재미단체들의 모임인 '전쟁과 신자유주의 반대 재미위원회(KAWAN)'는 1일 "최소한의 동의마저 구하지 않고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는 한미 FTA 협상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며 "한국에서 오는 원정투쟁단과 함께 한미 FTA 반대 연대투쟁을 벌일 것"이라는 내용의 담화문을 냈다.

주제준 실장은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다"며 "3차 협상을 계기로, 8월에 잠시 주춤했던 한미 FTA 반대 투쟁에 다시 불을 지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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