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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민 복지부 장관 후보, 영리병원 위한 MB '알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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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민 복지부 장관 후보, 영리병원 위한 MB '알박기'? [청문회] 영리병원 추진 의지 여러 차례 밝혀…의료민영화 '첨병'되나
"대통령이 임기 말 의료민영화와 영리병원을 추진하려고 후보자를 장관에 내정했다는 의혹이 있어요." (민주당 주승용 의원)

"…특정한 임무를 부여받지는 않았습니다."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임무'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꾸준히 영리병원(투자개방형 병원) 도입을 주장해온 임채민 전 지식경제부 차관의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은 논란이 될 수밖에 없었다. 정치권에선 "지경부 장관으로 갔어야 할 인물이 복지부로 왔다(전현희 의원)"는 평이 나왔고, 영리병원 도입을 반대해온 시민단체들은 "올 것이 왔다"며 바짝 긴장한 모양새다.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도 영리병원 문제가 논란이 됐다. '영리병원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여야 의원들의 질타에도 불구하고, 임 후보자는 "한정된 지역에서 투자병원을 허용해보자는 것이고, 그 원칙이 변동된 적은 없다"며 '허용' 입장을 재확인했다.

임 후보자는 이날 "정부는 경제자유구역, 제주도특별자치도 등 한정된 지역에 대해서만 외국의료기관이나 투자개방형 병원을 도입하자는 입장"이라며 "이 문제를 조속히 매듭지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비의료인이나 기업이 병원을 설립하는 문제에 대해 "시간을 두고 논의해야 한다"면서도 "이는 현재의 의료공급체제를 흔들자는 것이 아니라 병원의 경영을 효율화시키자는 취지"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외국 의료기관의 내국인 진료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이 "외국 의료기관은 본래 외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설립을 추진했던 건데, 이명박 정부 들어 외국 자본이 내국인 환자를 진료하고 돈을 벌어갈 수 있도록 법을 개악하려고 한다"고 질타하자, 임 후보자는 "외국인 환자만으론 운영이 어렵기 때문에 일정 비율을 넘지 않는 선에서 내국인 환자 진료를 허용해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외국 의료기관의 내국인 진료는 국민건강보험의 무력화와 의료비 상승 때문에 논란이 돼 왔다. 임 후보자는 한 발 더 나아가 "외국인 학교도 일정 비율 내국인 학생을 허용하는데, 그것과 마찬가지"라는 논리를 펴기도 했다.

신임 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의료민영화 철학'에 여야 의원들 모두 우려를 나타냈다. 한나라당 박순자 의원은 "영리병원 도입은 건강보험의 보장성 약화, 의료비 상승, 공공의료 취약성 가속화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많다"며 "사회적 합의 도출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주승용 의원도 "영리병원의 부작용은 이미 역대 복지부 장관들과 연구기관, 다른 나라의 사례에서도 입증이 된 문제"라며 "국민이 반대하는 영리병원 도입은 포기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한나라당 이해봉 의원은 아예 "일각에선 청와대가 경제관료 출신인 임 후보를 내정한 것이 영리병원 도입 등 의료산업화를 강하게 추진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고 관측하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임채민, 의료민영화 '첨병'되나…총리실장 때부터 적극 주장

실제 임 후보자가 복지부 장관에 임명되면 영리병원 도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영리병원을 둘러싸고 보건복지부와 지식경제부는 팽팽히 대립해 왔다. 진수희 전 복지부 장관이 경제부처 장관들의 '협공'에 영리병원을 놓고 갈지자 행보를 보인 것은 이 때문이란 시각도 많다. 지경부 차관까지 지낸 임 후보자를 복지부 수장으로 보내는 '이례적' 인사가 영리병원을 위한 사전포석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그는 국무총리실장으로 재직 중이던 지난 3월엔 영리병원 도입을 제주도특별법 제정안 통과의 전제조건으로 내걸며 영리병원 허용을 적극 주장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제주도민의 숙원인 관세면제 등의 사안은 법안이 영리병원과 연계되면서 표류하는 실정이다.

영리병원을 반대해온 시민단체들도 발칵 뒤집혀졌다. '의료민영화 저지 및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는 이날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채민 장관 내정은 이 대통령의 마지막 발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임채민 내정자는 지식경제부 제1차관으로서 이명박 정부의 산업정책의 기틀을 마련한 경제관료 출신으로, 그가 전임 국무총리실장으로 있을 때 제주특별자치도지원위원회를 운영하며 제주도 영리병원 허용을 강력하게 추진한 장본인이었다"고 질타했다.

이 단체는 이어 "임 후보자가 복지부 장관에 내정됐으니 영리병원처럼 경제부처와 복지부의 이해가 대립한 사안은 앞으로 경제부처의 입장으로 정리될 것"이라며 "임 후보자의 내정은 모든 국민이 반대하고 극소수 재벌만 목메는 영리병원을 밀어붙이려는 이명박 정부의 마지막 발악"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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