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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기네스북에 오른 '무재해 사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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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삼성이 기네스북에 오른 '무재해 사업장'?" ['공공의 눈'과 삼성·①] '다보스 포럼'에서 삼성의 진실 알려야
그린피스와 스위스 NGO 베른 선언이 주관하는 '공공의 눈 시상식(Public Eye Awards)'이라는 행사가 있다. 매년 '수익성'만을 목표로 부도덕한 경영을 해온 기업 및 기업인들을 분야 별로 선정해 '공공의 눈 상'을 수여한다. 이번 '공공의 눈 시상식'에는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 도쿄전력(TEPCO)을 포함한 6개 기업이 누리꾼 선정 최종후보로 올라 와 있다. 누리꾼들의 투표는 오는 26일까지 진행된다. (☞바로 가기 : )

한국 기업도 여기에 포함돼 있다. 바로 삼성전자다. 삼성은 반도체 공장에서 발생한 직업병 문제를 외면하고 무노조 경영을 위해 노동3권을 부정해 왔을 뿐 아니라 회장 일가의 탈법 세습, 태안 주민들에 대한 보상외면 등 부정적인 모습들을 보여 왔다.

이런 가운데, 반올림과 국제민주연대 등이 기고를 해왔다. 공공의 눈 시상식을 통해, 세계일류의 옷을 입고 반인권과 반노동의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는 삼성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겠다는 것. <프레시안>은 4회에 걸쳐 이들의 글을 소개한다. <편집자>

삼성공화국에 지펴진 하나의 불씨

한국에서 '삼성재벌'의 지배력은 법과 정치권력보다 위에 있어, "대한민국은 삼성공화국(삼성제국이란 의미)"이라고 일컫는다. 그리고 삼성 노동자들의 투쟁이 벌어질 때마다 "다윗과 골리앗의 투쟁"이라는 수사를 자연스럽게 한다. 그 만큼 삼성그룹의 검은 영향력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노동자 싸움이 아무리 정의로워도 승리하기가 어렵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하나의 불씨가 5년 째 꺼지지 않고 있다. 이 불씨는 2007년 3월, 스물 세 살의 꽃다운 나이에 백혈병으로 숨진 고(故) 황유미 님의 아버지 황상기 씨가 맨 처음 지폈고, 평범한 많은 사람들의 양심으로 불씨를 지켜냈다. 또 삼성의 또 다른 피해자들에 의해 불씨는 점점 커져만 가고 있다. 삼성의 변하지 않는 '나쁜' 태도는 불씨를 들불로 번지게 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번 '퍼블릭 아이 어워드'(공공의 눈 시상식)에 삼성이 세계 최악의 기업 후보로 오른 이유다.

ⓒ프레시안(최형락)

삼성 직업병 피해 제보 150명, 그 중 50명 사망

삼성이 많은 언론사들을 광고로 재갈을 물리고, 직업병 피해자들을 집요하게 회유하여 필사적으로 산재 주장의 목소리를 막고 있지만, 이를 뛰어넘고 반올림이란 작은 단체에 직업병 피해 제보를 해 온 피해자들은 150명에 달하고 있다. 그 중 20~30대 암 피해만 100명이 넘었고 안타깝게도 50여 명의 노동자들은 이미 사망을 했다. 2012년 새해 들어서도 삼성반도체공장에서 근무한 30대 한 여성노동자가 암으로 사망했다.

화학물질과 방사선 설비를 다뤄온 반도체나 전자부품을 생산하여 온 삼성 노동자들은 영문도 모른 채 병들어갔다. 같은 라인에서 같이 백혈병에 걸려 죽어도 노동자들은 삼성을 의심하기는 힘들었다. 머리가 탈모가 되고 라인에서 코피를 계속 흘려 퇴사를 해야 했던 노동자들도 마찬가지다.

어느 날 팔다리가 마비되고 결국 온몸이 마비되어 병원을 찾으니 누구는 다발성신경병증(앉은뱅이병), 누구는 다발성경화증, 누구는 루게릭이라는 희귀질환 판정을 받았다. 임신은 한 번에 안 되고 유산은 잦고, 미혼의 젊은 여성들은 생리불순이 심해지고 어떤 노동자는 아예 무월경 증상까지 있어 산부인과에서 호르몬 주사를 맞으면서도 그게 유해 화학물질 노출 때문이라는 의심을 해 본 적은 없다.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저 높은 생산 물량을 달성하기 위해 쉬지 못하며 일하고, 하루 12시간 주야로 교대근무를 하느라 힘들어 그렇다고만 생각해 왔었다. 그러나 하나의 불씨가 된 황유미의 죽음은 수많은 직업병 피해노동자들에게 의심을 품게 만들었고 그 많은 직업병 피해노동자들이 이번 퍼블릭 아이 어워드에 삼성을 주요한 후보로 올린 장본인들이다.

그들이, 단 한 명의 노동자도 산재로 인정해선 안 되는 이유

불씨를 꺼뜨리지 못하게 만드는 장본인들은 또 있다. 바로 삼성과 정부이다. 이들은 서로 한 몸통처럼 움직이며 단 한 명의 노동자도 산재 인정을 하지 않고 있다. 인체에 유해한 화학물질들에 대한 정보도 기업의 영업기밀이라며 밝히지 않고, 백혈병이나 뇌종양에 걸린 피해당사자들이 막대한 치료비 문제로 산재보험을 적용시켜달라고 행정소송까지 제기하였지만 삼성은 민망하게도 이러한 행정소송에까지 아주 적극 개입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산재보험을 적용시켜달라고 하는 행정소송에까지 기업이 개입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 일이다. 피해노동자와 유족들이 병마로 인한 육체적 정신적 경제적 고통에 더해 삼성과 정부의 방해에 맞서 끈질기게 싸워야 한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싸움이 현재 5년째이다.

삼성은 기네스북에도 올라와 있는 무재해 사업장이다. 다치고 아프고 죽은 노동자들이 그리 많은데 그건 다 개인적 사고, 개인적 질병일 뿐이다. 산재가 없다는 이유로 정부(근로복지공단)로부터 산재보험료를 최고 50%까지 감면혜택을 받는다. 산재보험료 감면으로만 삼성은 한 해에 무려 143억 원의 이득을 챙기고 있다.

뿐만 아니다. 지난 해 6월 23일 서울행정법원에서 산재인정 판결이 나자 삼성은 바로 맞불을 놓았다. 유명 해외 안전보건컨설팅사인 인바이런사 연구결과라며 "삼성 백혈병은 업무와 무관"하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 보고서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사회적 비판의 목소리에 최근(2011년 12월) 삼성은 자신들이 허용한 개인에 한해서 제한적 열람만 가능하다고 영문홈페이지에 글을 남겼다.

그것도 비밀유지 약정을 하고 개인정보를 삼성에 내주면 수백 쪽의 영문 보고서를 2시간 동안 열람시켜주겠다고 한다. 사람이 자꾸 죽는데 어떻게 이런 치졸한 대응을 할 수 있는지… 피해자를 우롱하고 오만하기 짝이 없는 삼성의 태도는 지난 5년 동안 변함이 없다. 이러한 태도는 퍼블릭 아이 어워드 후보로 손색이 없다.

삼성은 이미 한국사회로서는 통제가 되지 않는 공룡이 되어 버렸다. 날이 갈수록 삼성의 주요 생산품인 반도체와 LCD, 각종 전자 부품을 이용한 컴퓨터, 스마트 폰 등 IT제품의 수요는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고 삼성의 영향력은 한국 뿐 아니라 세계시장에서도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반올림의 주요 슬로건이 되어 버린 "더 이상 죽이지 마라"는 외침처럼 더 이상의 비극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의 관심과 연대가 절실하다.

만약 삼성이 그린피스 등이 주관하여 벌이는 이번 '퍼블릭 아이 어워드'에 세계 최악의 기업으로 선정된다면 삼성의 직업병 피해노동자와 그 가족 뿐 아니라 한국사회에도 커다란 희망과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다.

따라서 1월 26일까지 '퍼블릭 아이 어워드' 홈페이지 (바로 가기 ☞ : )에서 진행되는 세계 최악의 기업을 뽑는 온라인 투표에 네티즌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 삼성이 1등으로 뽑혀, '다보스 포럼'에서 삼성의 진실을 알릴 기회가 꼭 오길 희망한다.

'죽음의 반도체 공장' 피해자 열전
"딸이 죽어가는데 500만 원, 귀싸대기를…"
"뇌종양 수술 후, 사지가 묶여 있는 딸을 보고…"
"맨손으로 만진 반도체, 그리고 어린이날 시한부 선고"
"뽀얀 피부 예쁜 눈의 그녀, 마비된 손으로…"
"'가까이 하면 고자 된다' 알면서도…"
"하혈하고 생리 거르더니 백혈병"…우리가 정말 무식해서일까?
"자식 잃은 부모 앞에서 삼성은 돈 이야기만 했죠"
"삼성, 생리 끊어지고 구역질 나는데 '증거 있느냐고?'"
"뼈가 녹는 느낌에 삼성에 문의했더니 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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