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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25일 총파업…"적자 운행해야 하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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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25일 총파업…"적자 운행해야 하는 상황" 정부 강경 대응…"국가 신인도와 국격 떨어뜨리는 행위"
화물연대가 25일 오전 7시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 지난 2008년 파업 이후 4년 만이다. 화물연대는 지난 2월 총파업 찬반 투표서 80.6%의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했다. 하지만 정부는 국가 신인도와 국격을 떨어뜨리는 행위라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화물연대가 총파업을 하는 이유는 정부가 2008년 화물연대와 약속했던 표준운임제 시행 및 법제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기 때문. 화물연대는 "표준운임제 도입이 늦어지면서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운임을 받고 화물차를 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물연대는 "2008년 1분기에 비해 올해 운임은 7% 인상에 불과했으나 경유가는 24%가 올랐다"며 "여기서 기름 값이 20원만 더 올라도 적자로 운행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표준운임제는 정부가 강제력으로 표준 운임을 고시해서 운송 경로와 상관없이 물량을 수주하면 운임을 보장해주는 방안이다. 화물운송 노동자는 특수고용노동자로, 자신이 유류비를 충당해야 한다. 그렇다 보니 기름값이 오를수록 그만큼 자신의 수입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반면, 표준운임제가 도입되면 기름값에 상관없이 일정한 운임을 받게 된다.

ⓒ화물연대

"약속한 표준운임제, 아직도 실시되지 않고 있다"

화물연대에 따르면 화물운송시장은 다단계 하청구조로 돼 있어 중간착취 비율이 전체 운임의 40%에 해당된다. 이에 화물노동자의 최저 수입을 보장할 수 있는 표준운임제가 필요하다는 게 화물연대의 입장이다.

표준운임제 도입은 그간 여러 차례 합의가 있었다. 지난 2006년 국회의원들이 약속했고 정부는 2009년까지 법제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도 표준운임제를 도입하지 않았으며, 사실상 법적 효력이 없는 권고안 수준으로 표준운임제를 도입하려 하고 있다.

화물연대는 "지난 10년 가까이 요구해온 표준운임제는 2008년 6월 정부가 빠른 법제화를 약속했으나 4년이 지난 지금껏 실시되고 있지 않고 있다"며 "게다가 정부가 최근 추진하려는 표준운임제는 지입차주의 최저운임이 아니라 화물운송업체의 운임을 보장하는 방안으로 변질됐다"고 반박했다.

화물연대는 "표준운임제의 당초 취지는 화물운송시장의 다단계 하청 구조의 맨 밑바닥에 있는 지입 화물차주의 최소 수입을 보장하자는 것"이었다며 "정부 추진안은 표준운임제를 정부 권고안 정도로 제시, 사실상 아무런 강제력을 갖추지 못한 제도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 "화물연대 파업, 바람직하지 않다"

화물연대 파업을 대하는 정부의 입장은 단호하다. 국토해양부는 화물연대의 총파업을 두고 "2003년과 2008년 집단운송거부 등 불법행위로 국가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준 화물연대가 최근 국내외 경제사정이 악화되고 있는 시점에 집단운송을 거부하는 것은 국가 신인도와 국격을 떨어뜨리고 국내경기를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정부는 2001년 7월부터 영업용 화물운전자에게 리터 당 345원씩 매년 1조5000억 원의 유가보조금을 지원해 주고 있다"며 "표준운임제 법제화, 운송료 30% 인상 등을 요구하며 또다시 집단운송거부를 예고하고 것은 정당성을 상실한 무리한 집단행동"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운송을 거부하는 화물운전자에 대해서는 규정에 따라 6개월간 유가보조금 지급을 정지하고, 불법 교통방해나 운송방해에 대해 운전면허 정지·취소, 화물운송종사자격 취소 등 강력히 대응할 계획이다. 또 주동자는 형법 등 관계법령에 따라 사법 조치하고 불법집단행동 결과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로 했다.

콜롬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도 23일(현지시각) 화물연대가 집단운송 거부 방침을 밝힌 데 대해 "현 시점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보고타 숙소호텔에서 참모들로부터 국내 현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유럽 재정위기로 세계경제 환경이 악화되고 있고 국내 경제 또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서로 조금씩 양보해서 조속히 타협되기를 바란다"면서 "파업으로 인해 생필품이나 수출화물 수송에 차질이 없도록 수송대책에 만전을 기하라"고 국토부에 지시했다.

한편, 경찰은 24일 새벽 영남권 4개 지역에서 발생한 화물차량 27대에 대한 방화사건이 화물연대 파업을 앞두고 파업 참여를 압박하기 위한 방화로 추정하고 수사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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