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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하우스푸어 대책, 누구에게 도움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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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하우스푸어 대책, 누구에게 도움이 될까? [진단] "세입자 아닌 집주인 위한 정책" 비판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대선 후보자들 중 처음으로 부동산 정책을 발표했다. 사회 문제로 떠오른 하우스푸어와 렌트푸어 대책이 중점을 이뤘다. 늘어나는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한 정책이다.

박근혜 후보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집 걱정 없는 세상'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박 후보는 하우스푸어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로 허덕이는 집주인이, 보유 주택의 일부 지분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공공기관에 팔아 대출금을 갚게 하는 '(주택) 지분매각 제도'를 발표했다.

캠코 등 공공기관은 이 지분을 담보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해 금융기관 등의 투자자로부터 돈을 마련한다.

또한, 렌트푸어 대책으로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받는 대신 금융기관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고, 세입자는 그 대출 이자를 대신 내는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를 발표했다. 집주인이 이 제도에 적극 동참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대출받는 집주인에게는 전세보증금의 이자상당액(4%)을 면제해준다. 또한, 전세보증금 대출이자 납입에 소득공제 40%를 적용하는 방안도 함께 내놓았다.

▲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 기자실에서 '집 걱정 덜기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전세값 급등에 고통받는 '렌트푸어', 부동산시장 침체 등으로 대출원리금 상환에 시달리는 '하우스푸어', 20∼40대 무주택자를 위해 이 종합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섣부른 정부 개입, '도덕적 해이' 위험

이를 두고 비판적 목소리도 높다. 도덕적 해이 현상 우려부터 부동산 판 자체를 제대로 보지 못한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하우스푸어 정책이 문제다. 발표된 정책을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정부(캠코)가 하우스푸어가 가지고 있는 집에 관한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그들의 빚을 줄이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하지만 정부가 개인 부채 문제를 해결하는 건 도덕적 해이 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재산 증식을 위해 빚을 내, 부동산에 올인 한 사람들의 빚을 정부가 대신 해결해주는 건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와 더불어 지금의 하우스푸어 문제, 즉 가계부채 문제가 정부가 개입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인지에 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통상 금융위기를 세 단계로 본다면 첫 단계로 금융시장 스스로 조정하는 단계(프리워크, 부채 상환 연장), 그리고 다음 단계가 은행이 부동산 등 소유권을 받아 경매에 넘기는 단계(세일 앤 리스 백 등)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가 은행 부실로 공적자금이 들어가는 단계다. 박근혜 후보의 하우스푸어 정책은 사실상 이 마지막 단계에 해당한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현재 가계부채 문제를 금융시장 스스로 조정하는 단계로 보고 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23일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하우스 푸어' 구제 방안에 관해 "은행 공동의 방안이 필요한 단계가 아니라 개별 은행이 알아서 할 문제"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결국, 시장 조정 기간을 건너 정부 개입 단계로 바로 넘어가 버리면, 빚을 갚을 수 있는 사람조차도 못 갚는다며 버티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도덕적 해이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렌트푸어 정책, 전세자가 아닌 소유자 중심의 정책

렌트푸어 정책 관련해서도 전문가들은 비판적이다. 렌트푸어, 즉 전세자 중심으로 정책을 펼치는 게 아니라, 가구주, 즉 소유자 중심으로 정책을 펼친다는 지적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기상천외한 정책"이라며 "전세자에게 전세금을 대출해주는 방식을 고민해야 하는 판국에 대출금을 집주인이 무료로 빌리도록 하는 방안을 내놨다.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도통 알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 전문가는 "게다가 서민들이 사는 집은 80%가 이미 월세로 전환됐다"며 "그럼에도 전세금 오르는 게 서민들에게 피해를 안 가도록 하겠다면 이런 정책을 내놓는 걸 보면 지금의 부동산 현실을 잘 모르고 그러는 건지, 아니면 모른 척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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