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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정상회담서 '대북제재안 논의'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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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정상회담서 '대북제재안 논의' 불가피" 당국자 "안보리 결의안 수준 따라 PSI도 영향"
북핵 실험이라는 완전한 새로운 상황에서 열리게 되는 13일의 한중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청와대가 분주한 모습이다. 청와대는 당초 양국 간 협의됐던 의제 보다 북핵 문제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이고 밀도 있는 논의가 양국 정상 사이에서 이뤄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특히 정부 당국자는 12일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의 내용이나 수준에 대한 논의가 불가피하지 않겠냐"고 점쳤다. 이 당국자는 "미리 의제로 올린 것은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보리 결의안 수준이 올라가면 PSI 범위에도 영향"

정부 당국자는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선 "지금 말하기 힘들다"는 입장으로 일관했지만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대북제재 방안 등을 둘러싼 각종 현안에 대해서는 일정정도 설명했다.

당국자는 "금융제재는 찬성하지만 군사적 제재는 반대하는 것이 우리 정부 입장이냐"는 질문에 "우리가 원하는 효과가 있으니 거기 맞으면 동참이 아니라 적극 지지하는 것이고 우리 사정에 안 맞으면 반대하는 것"이라며 "미리 예단하기도 어렵고 발언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당국자는 "미국도 라이스 국무장관이 원래 곧 한중일 세 나라를 방문해 협의하고 6자회담 참가국을 중심으로 조율할 것"이라면서 "효과지향적인 조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데 여러 나라 중에 한 나라만 앞으로 튀어나가서 (대북제재를) 한다고 할 때 효과가 있으면 좋은데 당장의 상징적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실질적 효과는 여러 나라의 조율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며 조기 단독 대북제제에 나선 일본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당국자는 안보리 결의와 PSI의 연관관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안보리 결의는 국제법적 효력이 있고 PSI는 자발적 클럽 같은 곳이라 그 간은 우리가 상황에 맞춰서 참관 등으로 참여수준을 정해 왔는데 이번 안보리 결의안 수준이 올라가면 그 국제법적 효과 때문에 PSI 활동범위에도 바로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안보리 결의안 강도가 높으면 우리도 어차피 PSI 참여 폭을 넓히는 것이나 마찬가지 효과를 낳는다는 말이다.

그는 "좀 답답하긴 하지만 안보리 결의를 기다려야 한다"며 "PSI냐 아니냐를 떠나 안보리 결의 때문에 해야 하는 일이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안보리 결의안에서 '금강산이 어쩌고' 할 수 있겠냐"

이 당국자는 "금강산, 개성공단 사업도 안보리 결의안의 영향을 받는 것이냐"는 질문에 "결의안을 보고 판단해야겠지만 채택될 결의안이 '한국의 금강산 사업을 어떻게 하라'는 식으로 나오긴 어렵지 않겠냐"고 답했다.

또한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가 한나라당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개성공단 임직원, 금강산 관광객이 북한의 인질이 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이 당국자는 "한나라당이 경협사업 중단을 주장하면서 견해를 물어보니까 물리적으로 북쪽에 사람들이 가 있다는 취약성 차원에서 이야기 한 것으로 안다"며 "몇 퍼센트인지는 몰라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의 이야기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한나라당이 사업 지속 여부에 대해 물어보니까 '그런 차원까지 권고하긴 어렵다'고 답했다는 보도를 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당국자는 "다만 중국, 한국 등이 금융자원을 북한에 트랜스퍼 하는 것은 줄이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는 것은 들었다"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버시바우 대사는 남한이 북한에 돈을 주면 안 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입지 좁아진 한중이 내놓을 묘수 있을까?

한편 당국자는 한중 양국이 단독 정상회담 시간을 좀 늘리기로 했다고 전하면서 "과거에는 사전에 실무선에서 미리 조율한 부분이 많은데 이번엔 상황이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양 정상이 머리를 맞대고 대화를 주고 받으며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하고 가장 경계선을 길게 맞대고 있어 다른 나라와 달리 가장 고민을 많이 하는 두 나라가 북한의 핵 실험 이후 처음으로 머리를 맞대는 것"이라고 이번 정상회담의 의미를 풀이한 이 당국자는 "단독 정상회담에선 북핵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이고 확대 회담에서는 고구려사를 포함한 고대 역사 문제, 최대 교역국인 양국의 건전하고 호혜적 관계 발전, 동북아 한중일 삼국의 지역질서 발전 방안, 11월 아펙과 12월 아세안+3 정상회담에서의 교류 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 대통령이 지난 9일 "그간 사실 미국과 일본은 제재 쪽에 무게를 뒀지만 우리와 중국은 대화 쪽에 무게를 둔 입장 차이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밝힌 바대로 이번 북핵 실험을 통해 가장 입지가 좁아졌고 어찌 보면 북에 대한 배신감까지 느끼고 있는 양국 정상 사이에 큰 의견차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좁아진 입지 속에서 '제재 불가피'와 '긴장 격화 방지'의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한중 정상이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국은 처리됐다는 생각에 중국을 제재 강화 쪽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 미국도 이번 회담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한편 중국은 탕자쉬안 국무위원을 미국에 급파했다. 탕 국무위원은 라이스 국무장관, 해들리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연달아 접촉을 갖기로 했다. 이 접촉결과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우리 측에 전달될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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