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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출범했으나 내각이 개점휴업 상태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문제다. 여야는 25일 박 대통령 취임식 전부터 수차례 합의점 도출을 시도했지만 방송통신위원회의 기능을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하는 문제를 놓고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26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도 통과가 불가능하게 됐다.

이 때문에 현오석(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 후보자를 비롯해 김종훈(미래창조과학), 윤상직(산업통상자원), 윤진숙(해양수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은 확정조차 되지 않았다. 이들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처리가 늦어질수록 취임도 늦어지게 된다.

민주통합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양보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26일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박근혜 대통령이 브레이크를 풀어주기만 하면 원샷으로 해결될 수 있다"며 "박 대통령만 결단하면 오늘이라도 모든 문제가 풀린다"고 밝혔다.

그는 "박 대통령은 원안고수 가이드라인에서 지금도 대답을 미룬 채 시간만 끌고 있다"면서 "정부조직법 통과는 대화와 타협의 새 정치 선물이며 대통령의 소통리더십이 강화되는 일석삼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방송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민주당 안을 수용하더라도 창조경제 발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박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민주당에서 새 정부 발목잡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본청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대로 가다가는 국회가 '식물국회', '좀비국회'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며 "민주당 의원들에게 같이 잘 살자고 얘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가 출발하면서 비전도 잘 제시하고, 구체적 정책 수단을 준비해 실천만 남았는데 정부조직을 할 수 없어서 내각의 책임자를 지정할 수 없도록 만들어 놓은 것이 국회의 모습"이라며 "행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국회가 뒷받침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의 원안수정 요구를 두고 "이는 정부의 국정 철학을 바꾸라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행태는 더 이상 국민들이 용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에게 직접 호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와 있다"며 "확실하게 입장을 정해 국민들에게 말하고, 여론을 통해 민주당이 늦게나마 태도를 바꿔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처럼 여야가 모두 상대를 압박하며 양보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조속히 처리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