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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들, 이젠 삼성에 큰소리치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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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사장님들, 이젠 삼성에 큰소리치셔도 됩니다" [편지] 함께 가고 싶은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사장님들께
삼성전자서비스의 위장 도급 및 불법 파견 의혹이 논란이다. 이 문제를 제기한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노동자 487명은 11일 삼성전자서비스에 직접 고용을 요구하는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또한 14일 민주노총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설립을 알리는 창립 총회를 연다. 창립 총회가 열리는 날, 위영일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초대 위원장이 협력업체 사장들에게 띄우는 편지를 보내왔다. <편집자>

힘든 나날을 보내고 계실 사장님들, 이렇게라도 사장님들께 문안드리고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몇 자 적습니다. 두서가 없고 무례함이 있더라도 용서해주시고 현명한 판단을 해 주시길 바랍니다.

사장님들의 동생과 자녀들 또는 친척이나 지인들이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저희처럼 이렇게 고생을 하고 현재도, 미래에도 임금 착취와 노동 착취, 인권 유린을 당하고 있다면 사장님은 어떤 생각이 드시겠습니까?

물론 사장님들의 양심에 비춰 이러지 않으실 분이 더 많다는 것도 알고 있고, 또한 삼성에서 주지 않는 돈이다 보니 줄 돈이 없어 못 준 것도 많을 것이고 불법 도급 계약서의 독소 조항에 따라 계약 불이행에 따른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계약 유지를 위한 선택의 여지가 없어 불법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다는 것도 세세하게 알고 있고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장님들, 이제는 바꿔야 할 때라고 생각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또 이것을 삼성이 바꿔주길 기다리고 계십니까? 이젠 저희가 바꾸려고 합니다. 여기에 사장님들의 선택을 묻고 싶습니다.

삼성전자서비스 위장 도급 및 불법 파견 논란
- "삼성에 청춘 바친 나, 알고 보니 불법 파견"

- "삼성전자서비스, 조직적으로 불법 증거 인멸"
- "아빠는 최고 삼성 직원", 아들 말에 가슴이 찢어졌다
- 삼성 하청 사장 "노조 가입 순간 우리는 폐쇄"
- 노동부, 불법 의혹 삼성전자서비스 수시근로감독 돌입
- "삼성전자서비스, 대놓고 불법…국민이 허수아비인가"
- 웅진코웨이 기사가 삼성서비스 기사를 응원하는 이유
- '무노조 삼성'에 역대 최대 규모 노조 만들어진다
- "삼성, 노조 출범 막으려 고액 특근 이벤트 꼼수"

사장님들, 삼성에 큰소리칠 수 있습니다…당당히 대응하십시오

현실적인 말씀을 몇 자 더 드린다면 지금은 사장님들이 삼성에 큰소리 낼 수 있는 입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삼성은 사장님들과 계약 해지를 못합니다. 삼성은 현재 상황이 언론으로 확산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지만 사실상 사장님들의 양심선언을 더욱더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삼성의 지점장, 지사장들이 사장님들을 압박한다면, 이제는 당당히 대응하셔도 될 것입니다. 삼성은 현재 협력사 사장님들 및 협력사 직원들을 함부로 하지 못합니다.

삼성이 사장님들과 계약 해지를 하고 직원들을 전부 해고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한다면 전국의 삼성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들의 원성을 살 것은 자명한 일이거니와, 그와 더불어 국내 최대 기업으로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이므로 자멸의 길로 들어서는 것일 것이며 불난 곳에 기름 붓는 격이 될 것입니다.

현재 삼성은 근로기준법 위반 사항에 대하여 모든 문제의 원인을 협력사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이대로 간다면 사장님들은 법 위반에 대한 모든 책임을 다 덮어쓰고 민형사 처벌을 받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사장님들, 이제는 더 이상 본사로부터 실적의 압박과 "을"의 지위에서 당하는 설움들을 안 당하셔도 됩니다.

현재 진행 중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위장 도급으로서 묵시적 근로 계약이 성립한다고 판결이 난다면, 그간 발생한 근로기준법 및 최저임금법 위반에 대한 모든 책임을 삼성이 지게 될 것입니다. 왜냐면 사장님들은 '받은 대로 줬다'라고 하시면 되고, 실제로도 받은 대로 지급을 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삼성이 지금처럼 계속 모든 문제를 협력업체 탓으로 돌린다면, 혹시라도 현재의 근로 형태가 불법 파견으로 판결이 날 경우 파견 당사자인 협력사 사장님들도 현 상태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질 수밖에 없을 수도 있습니다. 삼성은 파견 직원을 채용만 하면 됩니다.

따라서 저희는 위장 도급으로 판명되거나 불법 파견으로 판결되는 등 어떠한 상황이 되어도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주장이 허무맹랑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현 상황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 내용을 찾아보신 분이라면 제가 드리는 말씀이 틀리지 않다는 것도 알고 계실 것입니다.

사장님들, 저희가 언론에 알리고 시민들에게 알리는 등 지금 시작되는 모든 것이 단타로 끝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크나큰 오산을 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저희들은 완벽한 물증을 바탕으로 법률적 검토를 모두 끝낸 상황에서 시작한 것이라는 점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삼성의 막강한 법률팀에 지지 않을 만큼 충분한 검토와 자료를 바탕으로 시작한 것이라고 말씀드립니다.

사장님들이 잘 아시듯이 이건 명백한 위장 도급이고 불법 파견입니다. 그리고 전 협력사가 모두 근로기준법 위반과 최저임금법 위반과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다 알고 계시고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수의 사장님과 팀장님, 그리고 경리도 근로기준법조차 모르시는 분이 너무나 많고, 직원들이 모른다고 생각하고 거짓말로 강제 근무를 시키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월급을 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시절은 끝났습니다. 이전에는 전국이 점조직처럼 막혔었지만 이제는 전국이 하나로 뭉쳤습니다. 이제는 거짓은 바로 들통이 나고 지금까지 한 모든 것이 증거 자료로 확보되어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사장님들, 이제는 직원들에게 그동안의 잘못을 시인하고 최소한의 남은 양심으로 미래를 직원들과 함께하셔야만 훗날 선처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희의 적은 사장님도, 삼성도 아닙니다. 삼성의 가족으로 인정해 달라는 겁니다. 싸우고 싶지 않고 함께 가고 싶어서 이렇게 부탁을 드리는 겁니다.

지금 현직 사장님들 중에도 저희와 함께하는 분이 계십니다. 철저한 비밀을 보장하면 마지막 단계에서 증언을 해 주실 것입니다. 또한 퇴직 사장님들 중에도 삼성의 회유와 협박을 피하고 저희에게 협조하고 계신 사장님이 계십니다.

삼성 본사 직원 중에도 노조에 가입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당연히 노조가 생기면 본사 직원들도 부당한 대우나 해고 압박을 피할 수 있고 좀 더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점점 가입이 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도 대놓고 말은 못해도 응원해 주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 삼성전자서비스 수리 기사들의 유니폼. ⓒ프레시안(최하얀)

언제까지 삼성의 실적 게임에 시달리실 겁니까…함께 가고 싶습니다

대세는 이제 기울었습니다. 자기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안달복달인 몇몇 본사 간부들의 행태는 조만간 그에 상응한 대가를 받게 될 것입니다.

사장님들, 이제 전 직원에게 노조 가입을 자율적으로 하게 하시고 직원들과 함께 삼성이 항복할 때까지 협력사를 즐거운 사업장으로 꾸려 가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정말 돈을 벌고 싶고 일도 하고 싶고 출근도 하고 싶은 직장을 만들어 가고, 삼성의 실적 게임에 그만 시달리고, 욕도 그만 듣고 사시면 좋겠습니다.

양심선언을 하고 노조를 인정하고 저희와 함께 가고자 하시는 사장님들이라면 향후 연대하여 기존 판례처럼 사장님들도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가능하고 또 승소할 수 있습니다. 원하신다면 본사 복귀가 가능하니, 저희가 내미는 손을 잡아주시면 사장님들도 구제하여 드리겠습니다. 각종 범법 행위에 대해서도 선처를 구하고 도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절대 피해갈 수 없는 것이 증거 자료와 증인입니다. 모두 완벽하게 갖추고 시작한 일이니 저희를 낮게 보지 마시고, 진지하게 드리는 제안을 숙고해서 꼭 현명한 선택을 하시길 바랍니다.

언제든지 연락 주셔도 됩니다. 사장님들과 함께 가고 싶습니다. 밤낮 상관하지 않으니 기회가 있을 때 결정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미 선포했듯이 한 건의 위반 사항이 나와도 고소를 진행합니다. 법을 잘 찾아보면 아시겠지만, 작은 것 하나보다 누적된 범죄 사실은 가중 처벌되고 벌금으로 끝날 것이 실형으로 선고됩니다. 작은 실수도, 큰 실수도 인정을 하면 선처가 되고 취하될 수 있지만 끝까지 버티신다면 저희도 어쩔 수 없을 것입니다.

사장님들의 연락을 기다리겠습니다.

2013년 7월 14일

민주노총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초대 위원장 위영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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