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 저녁에 발행되는 조합원에게 무료로 제공되지만, 일반 독자에게는 유료인 콘텐츠다. <주간 프레시안 뷰>를 보고자 하는 독자는 조합원으로 가입하면 된다. 7월 한달 동안 준비 기간을 거쳐 8월부터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내용이 궁금한 독자들을 위해 지난 2일 발행된 <주간 프레시안 뷰>에 실린 글의 일부를 게재한다. <편집자>
안녕하세요? 경제뉴스 읽어드리는 프레시안 도우미 정태인입니다. 지난 몇 주 동안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기조가 속속 드러났는데요. 이번 주에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먼저 세계경제부터 살펴볼까요? 큰 흐름은 미국경제는 지지부진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유럽은 긴축이라는 잘못된 처방으로 계속 수렁을 헤매고 있으며 중국경제는 불안 불안하다는 겁니다. 더욱이 언제 정리할 기회가 있겠지만 세계 전체의 구조 개혁, 또는 전환(기본적으로 모든 면에서 양극화를 없애는 것)은 불행히도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미국 양적완화 지속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흔히 Fed라고 부릅니다)는 지난 7월 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끝난 뒤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의 최근 경제 활동은 '점진적인 속도'(modest pace)로 확장하고 있다. 노동 시장의 상황이 최근 몇 개월간 개선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실업률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따라서 고용 상황 전망이 확실히 개선될 때까지 매달 국채 450억 달러 상당과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채권 400억 달러어치를 매입하는 양적 완화 정책(채권을 사들이면 달러가 풀리겠죠?)을 유지하겠다는 겁니다.
중국경제 상황에 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크루그만 교수가 중국의 경제침체를 기정사실로 보고 세계경제에 미칠 영향에 관해 한마디 한 걸 소개해 드렸는데요. 반대 의견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모건 스탠리 아시아 회장을 지낸 바 있는 스테픈 로치 예일대 교수가 한마디 했습니다. (☞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
결론만 말하자면 중국이 수출/투자주도형 경제에서 내수/소비주도형 경제로 전환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 구조전환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기 때문에 비관적으로 봐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그는 현재 서비스 생산이 제조업 생산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변화의 바퀴는 이미 굴러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수출 증가율이 떨어지면 내수 위주인 서비스업 생산이 더 나아지는 것은 당연하고 그가 2년 전부터 계속 똑같은 주장을 계속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표 하나로 너무 낙관적인 결론을 내는 건 아닌지 의심됩니다. 저는 지난주에 말씀드린 대로 중국이 경착륙할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순조롭게 구조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지도 않습니다. 상당히 큰 위기는 발생하겠지만 파국에 이르지 않은 채 중국 정부가 수습할 수 있을 거라고 보는 거죠,
한국경제 회복?
이번 주 우리 언론들은 일제히 "회복", "청신호"와 같은 희망찬 낱말을 경제기사 제목에 달았습니다. 지난 30일 발표된 통계청의 '2013년 6월 및 2/4분기 산업활동동향'이 근거인데요.
하지만 실제로 통계를 들여다보면 그렇게 낙관할 내용은 별로 없습니다. 6월의 전 산업생산은 5월에 비해 0.3% 감소했고(제조업은 0.4% 증가)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0.1%p 증가했을 뿐이니까요. 물론 경기선행지수나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상승 기미를 보이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조금 더 긴 호흡의 분기 통계를 보면 전 산업 생산지수는 0.3% 증가했지만 광공업은 1.4% 감소했고 가동률도 1.6% 줄어들었습니다. 소비는 겨우 0.4% 늘었고 설비투자는 1.6% 줄어들었거든요. 오로지 건설(기성)이 6.9% 증가해서 국내 경기를 끌어올리고 있으니 안심할 일은 전혀 아닙니다. (☞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앞의 스테픈 로치 교수의 글에 나오듯이 중국정부는 수출/투자주도 내수/소비주도 경제로 전환하려고 5개년 계획까지 세웠습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투자를 늘리는 데 여념이 없습니다.
▲ 31일 새만금산업단지를 찾은 현오석 부총리가 투자 기업인을 직접 업어 보이고 있다. ⓒ현 부총리 공식 페이스북() |
다음 날인 8월 1일 울산을 방문해서 현 부총리는 '희망버스'를 빗대어 "그러잖아도 어려운 상황에서 노사관계로 기업의 활동이 위축된다면 우리 모두에게 피해로 온다. 정부는 노사관계 문제를 단호하게 법질서 차원에서 다룰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
또 경제자유구역과 국가산업단지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지난 두 정부에 걸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앞장서서 투자유치를 하겠다고 대폭 규제를 완화했지만 투자가는 지지부진하고 땅값만 올려놨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부총리의 이 발언이 기본적으로 규제를 더 완화해야 하는 쪽으로 향할 것이 확실하다는 데 있습니다. 이미 제가 두 주에 걸쳐 소개한 것처럼 수도권과 전국을 투기장으로 만드는데 경제자유구역과 산업단지도 거들게 하겠다는 겁니다. 대기업들이 오매불망 원하는 입지규제완화를 해 주면 설비투자도 늘릴 거라는 이 생각을 순진하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자기 앞날밖에 보이는 게 없다고 해야 할까요?
누누이 강조하지만 대통령 선거 때 내세운 구호와 정반대로 박근혜 대통령의 본령은 "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은 세운다"는 '줄푸세'입니다. 벌써 '푸세'가 완성됐고 부동산 관련 세제까지 손대면 대통령의 오랜 믿음이 실현되는 거죠. 앞으로 5년간 우리 경제를 또 한 번 뒤흔들 구시대의 망령입니다.
이런 가운데 서민들의 삶은 나날이 팍팍해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신규 주택 공급을 줄인다고 발표했는데도 주택 매입은 늘어나지 않은 채 전셋값만 치솟고 있거든요. 1일 KB부동산 통계를 보면, 7월 서울 주택의 전셋값은 전달보다 0.52% 상승해서 2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반면 주택 매매가격은 0.24% 떨어졌습니다. 이래저래 전세 수요가 몰릴 가을이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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