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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론자에게서 제대로 된 부동산 정책 나오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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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론자에게서 제대로 된 부동산 정책 나오겠나?" [인터뷰] 김헌동 경실련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장
또다시 부동산 정국이다. 정부가 지난해 "이제 부동산 투기는 끝났다"며 발표한 8.31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지 불과 1년 남짓 지나서다. 불과 지난 10월 한 달 동안 과천 일대 아파트값이 10% 이상 폭등했다. 아파트값 상승은 특정 지역이 아닌 서울과 경기도 전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끝난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이 줄을 이었다. 특히 '설익은' 신도시 개발 계획을 발표해 투기를 야기했던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은 국회의원들의 질문 공세에 진땀을 빼야 했다. 급기야 정부는 지난주 용적률을 높이고 기반시설부담금 중 일부를 정부 재정에서 충당한다는 내용의 부동산 정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현재 부동산 폭등 현상은 추 장관의 '실수'에서만 비롯됐다거나 몇가지 새로운 정책이 추가로 도입된다고 해서 잠잠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현 정부가 지금껏 내놓은 수십 개에 달하는 부동산 정책이 '세금 폭탄'이라는 일부 언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문제의 변죽만 건드렸기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게다가 8.31 부동산 정책 입안에 참여했던 김수현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은 최근 한 강연에서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부끄러운 것을 기록하는 것이 부끄러울 뿐이다"라고 말했다. 현 정부 스스로가 자신들이 내놓은 부동산 정책에 대해 실패를 자인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정부가 야심차게 8.31 정책을 발표하던 같은 날인 지난해 8월 31일 경실련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 관련팀원 전원 교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8.31 정책에 담긴 내용만으로는 부동산 폭등 현상을 제어할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경실련은 당시 "8.31 정책으로 국민을 우롱하지 말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참여연대 등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견지했던 대부분의 시민단체들도 정부의 8.31 정책에 대해 비판 보다는 "일단 지켜보자"는 태도를 보였다. 이런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던 상황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경실련의 이같은 주장은 매우 특별한 목소리였던 셈이다.

8.31 정책이 나온 이후 1년 남짓한 시간이 지난 현재,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완전히 실패로 돌아갔음을 보여주는 징후가 도처에서 나오면서 경실련의 당시 주장이 과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많다. 이런 가운데 최근 확인되고 있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 경실련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들어봤다.

다음 인터뷰는 5일 오후 서울 서초동에서 경실련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의 김헌동 본부장과 2시간 동안 진행됐다.

개발론자의 말을 누가 믿겠나?

▲ 김헌동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 본부장ⓒ프레시안

<프레시안> : 현 정부가 내놓은 수십 개에 달하는 부동산 정책이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는 지적이 많다.

김헌동 : 부동산 대책을 만드는 사람이 과연 부동산 값을 낮출 의지가 있는지가 의문이다.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평소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는가에 따라 정책의 성패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이미 이런 의문에 대해 답을 갖고 있는 듯 하다. 그래서 집값이 뛰는 것이다.

분양가가 올라간 게 된 이유는 김대중 정부가 '규제완화'의 일환으로 '분양가 자율화'를 도입하면서다.

주역은 이헌재, 진념 전 경제부총리와 강봉균 전 건설교통부 장관이었다. 그 뒤를 이은 김진표, 최종찬, 강동석, 한덕수, 추병직 등 전·현직 장관들도 같은 맥락 위에 있다. 이들은 모두 개발 독재정권 아래서 개발 붐을 일으켜 거품 경제를 일으켜 온 주역들이다.

요즘 논란의 중심에 있는 추병직 건교부 장관은 2000년 당시 건교부에서 주택국장을 했었다. 바꿔 말하면, 오늘날 부동산 대란을 가져오게 한 정책인 분양가 자율화, 분양권 전매 허용, 2기 신도시 개발 계획 등을 입안하고 배출한 장본인이 바로 추 장관이라는 말이다.

추 장관처럼 개발업자들이 요구하는 정책을 거의 다 수용을 해줬던 전직 관료들이 현 정부에서 고스란히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개발 맹신론자들이 부동산 시장을 잡겠다고 나섰는데, 누가 이 말을 믿을 수 있겠나? 일찍이 시장에서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생산하는 사람들의 면면만 보고나서 집값은 뛸 것이라는 예상을 해 왔다.

퇴직 후 건설 이익단체로 가는 건교부 관료들

<프레시안> : 개발론자들이 부동산 정책을 만들었기 때문에 실패했다는 주장인 것 같은데, 부동산 정책 입안에 깊이 관여하는 건교부에 대한 생각은 뭔가?

김헌동 : 건교부 관료들이 퇴직하면 대부분 건설업계의 이익단체인 주택협회나 건설협회, 건설 공제조합, 주택 보증회사 등으로 자리를 옮긴다는 것은 상식에 가깝다. 갈 곳이 뻔한 상황에서 건교부 관료들이 건설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책을 생산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 아닌가 싶다. 이런 고리를 끊지 않고는 국민 또는 소비자를 위한 정책이 절대로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껏 현 정부가 내놓은 각종 부동산 정책도 따져보면, 개발업자인 공급자 집단을 위한 정책으로 일관됐다. 소비자를 위한 정책은 나올 수가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고 봐야 한다. 집값이 오를수록 공급업자는 그만큼의 이익을 본다. 지금까지 집값이 도대체 얼마나 올랐는지 생각해봐라.

<프레시안> :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마련했던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부동산 투기와 싸운 최초의 정부라는 명예를 줘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는 실패했지만, 최소한 부동산 투기를 잡으려고 했던 진정성은 믿어달라는 말로 해석된다.

김헌동 : 모두가 건설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려고 했겠나. 또 결과적으로는 이렇게 됐지만 처음에는 가졌을 진정성마저 의심하기는 힘들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소위 진정성을 가진 세력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없었던 구조를 말하는 것이다.

학자 출신이었던 이정우 씨도 수적 열세 때문에 제대로 싸울 수가 없었다. 자료도 부족하고 통계도 건교부를 위시한 세력들보다 부족한 상황에서 싸움이 가능했겠나? 아마도 본인이 자신 있어 하는 이론에 바탕한 정책 한 가지, 즉 보유세 강화만 지켜낸 것에 만족해야 했을 거다.

"정치인들, 말만 민생경제 강조했지…"

대한민국의 집값이 5년 간 이상 폭등을 하고 있어도 여야 정당에는 이 문제에 관심을 갖는 정치인도 없었다고 본다. 다들 입으로만 민생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폭등하는 주택가격을 잡고자 하는 소신 발언을 한 정치인은 300여 명의 국회의원 중 채 3%도 안 된다.

그것도 제대로 된 발언을 한 의원들은 정치신인들에게만 한정됐다. 반면 정책 입안에 영향을 주는 중진 의원들은 하나같이 침묵했거나 부동산 거품이 커지는 데 일조해 왔다. 분양가 원가공개 문제에 대해 대통령과 계급장 떼고 토론해 보자고 했던 김근태 열린우리당 당의장도 결국 무기력하기는 마찬가지 아니었나.

정치권이 이렇게 침묵한 것은 정당이나 정치인의 자금줄이 바로 재벌 기업이거나 개발업자들이기 때문이라고 국민들은 생각한다. 국민들은 정치인들이 개발업자나 재벌들을 자주 만나지 일반 국민들은 만나지 않는다고 체념하는 상황이 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 정치인들이 국민들의 목소리에 관심을 기울일 때는 표를 얻고자 하는 선거 때에 한정될 뿐이다.

또다시 나타나는 집값 폭등 현상은 어쩌면 현재 집권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이나 향후 집권을 위해 뛰고 있는 대권주자들 모두가 집값을 잡을 만한 정책 대안도 없고, 또 그럴 의지도 없다고 시장이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보면 정확하다.

▲ ⓒ프레시안

<프레시안> : 부동산 폭등 현상의 이면에는 언론의 책임도 있다는 목소리도 많다.

김헌동 : 경제신문이나 보수언론들의 광고수입 절반이 부동산 광고라고 들었다. 당연히 기사가 광고주인 부동산 업자의 이해를 대변하는 식으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분양계획을 알리는 홍보용 기사들로 신문의 부동산 지면이 가득차 있다.

기사에 등장하는 소위 전문가들 면면을 보면, 대부분 관변 연구소나 건설업계가 만든 연구소에 일하는 사람들이다. 때로는 부동산 시장을 비판적으로 관찰하는 기사도 보이지만 주택 공급업자에게 도움이 되는 기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와 신문의 친여성도 책임있어

<프레시안> : 현 정부 들어 집값이 폭등하면서 시민사회단체들도 부동산 문제에 많이 관심을 기울인 것 같다. 그런데 집값이 계속 오르고 정부의 정책 실패도 드러나고 있지만 시민사회단체들의 대응은 오히려 느슨해진 것 같다.

김헌동 : 2004년 원가공개 운동이 불붙었을 때만 해도 대부분 시민사회단체들이 공동 보조를 맞춰가면서 정부를 압박해 갔다. 그러나 정부가 집중적으로 일부 시민단체들을 설득해가고, 시민단체가 주장한 몇가지 주장을 수용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시민단체간의 공동대응의 틀이 허물어졌다.

정부가 원가공개 대신 원가연동제를 받아들이면서 참여연대가 부동산 정책 비판에 한 발을 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정부와 참여연대는 원가연동제를 통해 집값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지만, 결국 틀린 말이 됐다. 또 토지정의와 같은 시민단체도 정부가 보유세 강화 방침을 발표하자 더 이상 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됐다.

일단 시민단체 전반이 부동산 문제에 대해 전문적인 식견이 부족해서 이같은 상황이 초래됐지만 조금 정치적으로 보면 일부 단체들이 갖는 친여 성향에 기인한 측면도 있는 것 같다. 물론 당사자들이 들으면 억울해 할 수도 있겠지만….

또 민주노총과 같은 단체도 사실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집값 상승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항상 그들이 말하는 1400만 노동자들일 텐데, 부동산 시장이 요동을 치는 마당에 왜 그 흔한 성명 하나 발표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파업이다 투쟁이다 하면서 몇 푼 임금 올리면 뭐하는가? 노동자를 위해 일한다고 하면서 정작 노동자들이 가장 힘들어 하고 고민하는 부분은 뭔지 감도 못잡고 있는 듯 했다.

몇 번 민주노총 고위 간부들을 만나서 부동산 문제에 대해 설명도 했지만, 다들 "너무 어렵다"는 표정만 지을 뿐이었다. 정말 어려워서 부동산 문제에 침묵을 한 건지, 아니면 정말 보수언론이 말하듯이 가난한 노동자들의 실상을 모르고 이념적 구호만 외치는 '귀족노동자'여서 입을 닫은 것인지 알 길이 없었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사실 시민단체뿐 아니라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정책을 날카롭게 비판해야 할 일부 신문에게도 많은 실망을 했다. 보수 신문이야 그렇다고 치더라도 소위 개혁 언론이라는 <한겨레>마저도 중요한 고비 때마다 '조금더 지켜보자'라는 논조를 보여 왔을 뿐이다.

여하튼 시민단체들이 오락가락하고, 비판해야 할 언론들이 중심을 잡지 못하면서 정부는 엉터리 정책을 계속 냈고, 집값은 계속 폭등했다. 이 모든 책임을 누가 져야 하는지 깜깜하다. 건설세력들의 힘은 갈수록 커지는데 이에 대응해야 하는 세력들은 무기력하기만 하다.

집값이 계속 오르는 이유?

<프레시안> : 현 정부는 부동산 정책을 많이도 내놨다.

김헌동 : 2003년 한 해에만도 서너 가지 정책을 내놨지만 모두 실패했다. 2004년 들어서 집값이 계속 오르자, 부동산 문제는 우리 사회의 주요 이슈로 부각됐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이 "열 배 남는 장사도 있다"라며 시민사회의 분양가 원가공개 요구에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2005년 새해 벽두부터 판교 신도시 주변인 분당, 용인, 과천, 평촌 등지에서 집값이 폭등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2.27, 5.4 대책을 줄지어 내놨지만 집값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 2005년 초 몇 달 만에 판교 주면에서만 아파트값이 30조 원 뛰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그 때서야 현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심각성을 느낀 것 같다. 거의 매주 총리는 물론 여당 대표, 관련 장관들이 모여서 부동산 안정을 위한 정책 논의를 진행했다. 이들이 논의한 내용이 보도되면서 '이번에는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오겠지'란 국민적 기대감도 커져갔다.

그러나 이런 논의를 통해 마련된 8.31 대책에는 시민단체들이 내놓은 정책들은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 예컨대 분양원가 공개, 아파트 후분양제 도입, 개발이익 환수 장치 마련, 공공주택 확충, 주택금융 정상화 등은 알다시피 8.31 대책에서 모두 빠졌다.

2017년까지 보유세를 1% 부과한다는 내용과 대규모의 신도시 건설 등 주택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8.31 대책의 첫머리를 장식했다. 그러면서 한덕수 경제부총리는 "부동산 투기는 끝났다"고 호언했고, 노 대통령은 이들에게 훈장까지 수여했다.

그런데 올해 봄부터 다시 집값이 뛰기 시작했다. 정부는 3.30 대책을 내놓고, 5.31 지방선거 직전에는 전국적인 집값 상승 현상을 '버블세븐'이라면서 특정 지역의 이상현상으로 취급하는 오류를 범했다. 결국 국민에게 지방선거에서 여당에게 참패를 안겨줬다.

선거는 끝났지만 집값은 여전히 올랐다. 4월 판교 1차 분양이 기폭제였다. 고분양가 논란 속에서도 청약 경쟁률은 100대 1을 넘었다. 8월 판교 2차 분양에서도 청약경쟁률은 40대 1을 넘었다. 높은 경쟁률 속에 평당 분양가는 1300만 원 선을 훌쩍 넘었다.

<프레시안> : 고분양가 논란 속에서도 아파트 분양가가 계속 올라가는 이유는 뭔가?

김헌동 : 현 정권이 아파트 가격 폭등의 주 핵심 요인인 고분양가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다고 이미 시장은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분양가가 높더라도 집값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크기 때문에 사람들은 청약 경쟁에 뛰어든다.

지금 수도권 주변에는 평당 1300만 원 이하로 가격이 형성된 지역이 많은데 이제는 이곳이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할 것이다. 벌써 상계동이나 중계동 등 과거에는 아파트값이 들썩이지 않던 지역에서 집값이 높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 공급업자 이익만 극대화한 정책에 불과
▲ ⓒ프레시안


<프레시안> : 최근 정부가 내놓은, 용적률을 상향 조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부동산 안정정책에 대한 견해는.

김헌동 : 이번 정책도 마찬가지로 하나같이 건설업계나 경제신문, 보수언론이 주장해 왔던 것들이다. 용적률을 높이고, 기반시설부담금을 국민 세금에서 일부 충당하고, 신도시 건설을 더욱 추진하겠다는 이번 정책은 주택 공급업자의 배만 불리게 할 뿐이다.

물론 용적률을 높이면 분양가가 조금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용적률이 높아질수록 세대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건설업자의 이익은 극대화 된다. 일반 국민, 즉 소비자에게는 분양가가 낮아진다고 미끼를 던져놓고는 결국에는 공급업자의 이익을 보장해주는 정책인 셈이다.

<프레시안> : 본부장의 주장을 들어보면 현 정부에 대한 지독한 회의감에 빠져있는 듯 하다. 대안은 없나?

김헌동 : 대안은 이미 나와 있다. 아파트 분양원가를 공개하고, 후분양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이런 정책은 이미 지난 9월 은평 뉴타운 개발과 관련해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내놓은 것과 내용상 큰 차이가 없다.

당시 오 시장은 80% 완공 후 분양을 하고, 분양을 할 때 정확한 분양원가를 공개한다고 했다. 또 적용 대상을 공공택지에서 건설되는 공공주택뿐만 아니라 민간 주택까지 확대했다. 즉 서울에서 진행될 뉴타운 개발과 관련된 모든 아파트 건설에 적용한다는 얘기다.

앞서도 말했지만 이같은 정책은 중앙정부가 애초부터 배제해 왔던 것들이다. 앞으로 약속한 정책이 집행되는 과정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일단 발표한 내용만 보면 오 시장의 정책은 우리나라의 부동산 정책을 최소 10년 앞당겼다고 평가한다. 오 시장이 이같은 정책을 내놓고서야 노무현 대통령이 한 방송사의 토론프로그램에 출연해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는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본다"면서 "열 배 남는 장사도 있다"던 기존 입장을 180도로 뒤바꿨다. 오 시장에 허를 찔린 노 대통령의 아픔이 고스란히 담긴 대목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정책의 성패는 정책을 입안하는 사람들이 누구이고, 그들이 누구의 이해를 대변하고 있는지에 따라 달려 있다. 현 정부의 갖가지 정책 실패가 모두 실패로 드러나고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는 판국에도 여전히 자리를 보전하고 있는 정부 고위층의 면면을 보면, 이제는 현 정부에게서 집값 안정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것이 솔직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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