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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도 대선 개입? 보훈처의 문제 동영상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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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도 대선 개입? 보훈처의 문제 동영상 상영 통일부 "관리 권한 없는 기관에서 일어난 일" 해명
국정원, 국방부, 국가보훈처 등 국가기관들의 대선 개입 논란이 불거지는 가운데 통일부가 운영지원을 하는 통일관에서도 보훈처의 안보교육용 동영상을 상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통일부는 통일관이 부처의 감독을 받지 않는 곳이라고 해명했지만, 통일부의 예산이 통일관에도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관리 운영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통일부가 운영 지원하는 전국 13개 지역 통일관 가운데 강원도 양구군, 경기도 파주시, 대전광역시 유성구, 부산광역시 진구, 인천광역시 남구, 제주도 제주시, 청주시 상당구 등 7개 지역에 위치한 통일관에서 보훈처에서 제공한 안보교육 동영상을 상영했다고 밝혔다.

이들 동영상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찬양하고 김대중·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비난하는 등 정치적 편향성이 짙은 것으로 드러나 문제가 되고 있다. 우 의원은 "많은 사람들이 찾는 통일전망대 등에 설치돼 있는 통일관에서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야당을 종북세력으로 규정하는 동영상을 대선기간 중에 반복해 틀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그러면서 동영상 제작기관이 국정원인 것으로 지목되고 있어 정부기관이 전방위적으로 대선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번 사건이) 지난 대선에서 정부기관이 조직적으로 대선에 개입한 정황이 포착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통일부는 경기도 파주의 오두산 통일전망대만 위탁관리를 하고 있을 뿐 나머지 통일관들은 전부 지자체나 자유총연맹 등이 관리한다며 부처가 책임질 일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통일관의 동영상 상영이나 운영은 통일관 자체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통일부는 통일교육원 동영상이나 전시물을 통일관에 지원하는 수준에서 (통일관과)업무를 협의하고 있다"면서 "국가보훈처 영상 상영을 통해 통일부가 대선에 개입했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통일관이 통일부가 직접 관리·감독하는 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대선개입이 아니라는 주장에 대해 우 의원실의 관계자는 "통일부가 통일관을 설립하지 않은 것은 맞지만 책임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지난해 통일관의 리모델링과 스크린 설치, LCD 모니터 교체 비용 등으로 통일부 예산이 집행됐다"고 지적했다. 통일부 예산이 들어가는 시설인 만큼 통일부 역시 영상을 상영한 책임이 일정 부분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통일부는 예산 필요할 때는 통일관 이야기하면서 이런 일이 터지면 자신들이 설립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서 "통일부에서 전시품을 제공하고 교육자료 같은 것들도 통일교육원에서 제공된다. 지금까지 통일부가 제대로 관리감독을 하지 않은 셈"이라고 꼬집었다.

통일관에서 상영한 영상, 대체 어떻길래?

우 의원이 지적한 영상에는 정치적인 편향성으로 인해 문제가 될 만한 내용들이 포함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 의원실에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사)21C안보실천연합' 이라는 단체에서 제작해 부산과 제주 지역에서 상영된 '누가 대한민국을 부정하는가'라는 제목의 영상에는 박정희 정권에 대항한 세력들을 종북세력으로 서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과 제주 지역의 통일관은 자유총연맹에서 운영하고 있다.

영상은 1974년 5월 유신 통치에 반대하던 사람들의 대통령 긴급조치 위반 사건을 다루는 군법회의 재판 사진이나 민주화 시위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들이 유신 체제하에서 사회주의 건설 목표를 숨긴 채 반유신·반독재 민주화 투쟁을 빙자해 세력 확산을 기도했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어 1980년대 이들이 치열한 사상 투쟁을 해왔으며 "2000년에는 종북 세력이 제도권과 정부 내부에 침투하여 친북 사회주의 활동을 민주화·평화애호운동으로 미화하며 그 영향력을 국가 전반에 확산시켜 왔다"고 서술했다. 또 2008년 촛불시위를 비롯한 각종 집회를 보여주면서 "21세기 국제사회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종북세력의 국론분열 주장과 악의적인 국정운영 방해로 귀중한 시간과 역량 낭비되는 것은 분명 심각한 국력 손실"이라고 주장했다.

'탈북인권연대'에서 제작해 대전과 제주의 통일관에서 상영된 '북한 어떻게 볼 것인가' 라는 제목의 영상에서는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햇볕정책에 대한 비난이 포함돼 있다. 이 영상에는 과거에 햇볕정책이 "종북적 남북관계"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6.15 공동선언 1항을 두고는 "모든 자유민주세력을 배격한 채 종북좌파세력들과 북한이 연계하여 한반도 공산화 통일을 이루자는 북한의 주장에 그대로 동조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전의 통일관은 대전엑스포과학공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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