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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개혁특위 공청회 마무리…입법 난항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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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개혁특위 공청회 마무리…입법 난항 예상 與 "개혁안, 국정원 해체 수준" vs 野 "무소불위 권한 통제해야"
국정원 개혁특위가 이틀간의 공청회 일정을 마쳤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상황에 대한 인식과 해법에 대한 판단에서 여야의 인식차가 여전해, 남은 입법 과정에서 험로가 예상된다. 여야는 전날 국정원의 정치적 독립성 강화 방안에 대해 공청회를 연 데 이어, 17일에는 국회 정보위원회 제도와 국정원 예산 통제방안 개선에 대해 논의했다.

야당 위원들과 야당이 추천한 전문가들인 오동석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국회 정보위원회를 전임위원회로 상설화해 국정원에 대한 국회의 통제를 강화하는 한편 국회가 국정원 예산을 세세히 들여다보고 이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에서 의견을 개진했다.

여당 쪽에서는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와 이재교 세종대 교수가 전문가로 참여했는데, 이들과 여당 위원들은 정보위 상설화의 경우 현재와 비교해 특별한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없고, 국정원 예산 통제를 강화하는 것은 기밀성이 강조되는 정보기관 특성상 불가하다고 맞섰다. 장 교수가 "모든 예산 심사를 강화하는 것보다 특별히 문제되는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에 대해 특별한 절차를 거쳐 (심사를) 강화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한 것이 정보예산 통제에 대한 가장 적극적 발언 가운데 하나였다.

이 교수는 "정부 비판세력과 종북세력은 다른데도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진보좌파는 종북'이라는 잘못된 프레임에 갇혀 있었기 때문"에 국정원 사태가 발생했다며 "문제는 법을 안 지키는 것이고, 사람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댓글 사건의 원인에 대해 일각에서는 '보수 정권의 장기 집권 플랜'이라는 주장을 펴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하던 중 "(장기 집권 플랜,) 그런 게 있기나 하면 좋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여야, 치열한 설전…전문가들과도 공박

새누리당 함진규 의원은 "어제 공청회에서 한 분이 좌파정권 10년을 거치며 대북 인간정보(휴민트) 체계가 와해됐다고 했다"는 말을 옮기며 "심각한 현상"이라고 지적했으나, 전문가로부터 돌아온 답은 "2009년에도 국정원이 비밀 정보를 공개해 휴민트 와해 계기를 제공했다"는 것이었다. 이명박 정부 시기인 2009년 '김정일이 양치질을 할 만큼 건강이 호전됐다'는 정보가 당국으로부터 흘러나온 것에 대한 지적이다.

함 의원은 "공개는 원칙적 환영이지만 분단 국가 상황에서 그런 부분이 옳으냐"면서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는 한 해 예산이 1조 5000억 원이고 인원이 3만5000명이 넘는데, 우리는 (인원이) 그 1/5 수준도 안 되고 예산은 1조 원에 못 미친다"고 오히려 이날 공청회에서 처음으로 국정원 예산과 인원 관련 사항을 언급하기도 했다.

권성동 의원은 "특위가 국정원 창립부터 현재까지의 과오를 들춰내 벌을 주는 식이 되면 안 된다"며 야당 쪽 전문가들의 발제 진술을 간접 비판하는가 하면 "여야 대표 합의사항을 뛰어넘어 국정원 해체 수준까지 요구하는 진술을 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여당 간사인 김재원 의원은 한술 더 떠 야당 쪽 추천 전문가인 오동석 교수의 발표 자료에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정보기관 운영 사례가 실린 것을 두고 "다른 나라의 예는 없느냐. 여기 인종학살한 나라인데, CIA의 예는 없느냐"며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같은 이런 나라, 인종 청소나 하는 나라의 예를 왜 가지고 왔느냐"고 하기도 했다.

오 교수의 자료에 실린 사례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정보 공무원이 불법적 지시를 받았을 때의 규율에 대한 설명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직원은 불법적 명령을 받았다고 믿는다면, 그는 명령자에게 그 명령의 불법성에 관해 그가 관심을 가지고 있음에 주목하도록 해야 한다. 명령자가 명령을 되풀이하는 경우 직원은 그러한 명령의 문서 확인을 요청해야 한다. 만약에 직원이 계속해서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면, 그는 명령자의 직근 상급자에게 그 명령을 전달해야 하고, 그 사안을 감찰관에게 보고해야 한다. 직원은 그 명령의 수행을 거부할 수 있다."

국정원 출신인 이철우 의원은 정보기관 약화에 유권자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차라리 국회를 해산하라는 얘기를 (국민이) 많이 한다"며 "한국만큼 (정보기관) 예산 통제가 강한 나라가 없다"고 현행 제도도 충분하다 못해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간사인 문병호 의원은 "유독 국정원이야말로 글로벌 스탠더드에 한참 뒤떨어져 있다"며 "새누리당에서 미 CIA 얘기를 많이 하는데, 민주당 입장이야말로 CIA처럼 하자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문 의원은 "국정원은 정보수집, 수사, 기획조정 등 많은 권한을 갖고 있지만 이를 규제할 법은 별로 없다"며 국회 정보위원회 등 외부 감독기관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해철 의원은 "국정원 스스로 국회, 언론기관에 대한 IO 상시 출입을 폐지한다고 했으니 정부기관에도 확대해야 한다"고 했고, 민병두 의원은 "정보의 수집, 분석과 평가, 집행을 분리해야 한다는 것도 중요한 부분인데, 수집 단계부터가 문제"라며 "(인사) 존안자료에 대해 국정원에 물으면 아무도 모른다, 애초에 없었다고 한다. 자료 만드는 것을 전 국민이 다 아는데 이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무소속 송호창 의원은 여당 의원들 및 여당 추천 전문가들의 주장에 대해 "국정원이 제도적이나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데 운영을 잘못했다는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꼬집으며 "법이 있어도 불법행위를 그대로 진행하고 있다. 단순히 개인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송 의원은 또 "국회에 정보를 보고하면 기밀 유지를 할 수 없다는 식의 얘기를 하는데, 국정원만 있으면 되지 국회가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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