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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사기 최초 제보자 '닥터 K', 6개월 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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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사기 최초 제보자 '닥터 K', 6개월 전에도… [다시 보는 대담] 과학수다 – 한국 줄기세포 연구의 현주소

5일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인터뷰 기사가 하나 있다. 바로 <한겨레> 자매지인 <나.들>에 실린 황우석 사건의 최초 제보자 ‘닥터 K’ 류영준 씨 인터뷰다.

지난 해 강원대 의대 병리학 교수가 된 류영준 교수가 '실명'으로 인터뷰를 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이 인터뷰에서 황우석 사건을 제보하게 된 계기에 대해 10살 전신마비 소년에게 줄기세포를 주입하려는 목숨을 담보로 한 위험천만한 일을 막기 위해서라고 밝히는 등 지난 8년간 꼭꼭 숨겨왔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제보 이후 그는 이른바 '황우석 현상', 더 노골적으로는 '황빠 현상'이라고 불린 대중들의 광기를 경험했고, 강원대에 자리 잡기까지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 등 개인적인 고통도 적잖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제보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앞서 류 교수는 지난 12월, 사건 당시부터 그에게 도움을 줬던 생물학 연구자들의 인터넷 학술 커뮤니티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브릭) 게시판에 실명으로 감사 인사를 올리고, 이후 과학잡지 <네이처>와 짧게 인터뷰도 했다.


이처럼 그가 오랜 베일(?)을 벗고 공개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일부 대중들에겐 여전한 '황우석 신화' 때문이다. 황 박사는 최종적인 사법적 판결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을 통해 경기도와 종교단체 등의 지원을 받아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또 최근 <동아일보> 등 일부 언론을 통해 '재기'의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는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실명'으로 그간 겪었던 개인적 사연을 공개한 인터뷰는 <나.들>이 최초지만, 이미 그는 6개월 전 <프레시안>을 통해 줄기세포 연구자 입장에서 황우석의 연구에 대한 입장과 문제점을 지적했었다. '닥터 K'라는 익명으로 보도됐지만, 이 대담에서 그는 황우석 연구의 충격적인 비화에 대해 공개했다. 황우석 박사가 '백두산 호랑이 복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호랑이 핵을 돼지 난자에 집어넣었고, 이를 돼지 자궁에 넣은 뒤 슬쩍 돼지 수정란도 같이 넣는 '사기'를 썼다는 것이다.


"호랑이 핵을 돼지 난자에 넣었더라도 최소한 호랑이 자궁에 넣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황 박사는 그냥 호랑이 핵이 든 돼지 난자를 그냥 돼지 자궁에 넣었어요. 호랑이와 돼지가 생리학적으로 너무나 다르잖아요. 그러면서 슬쩍 돼지 수정란도 같이 넣었죠. 나중에 초음파 사진이 착상이 된 걸로 나오면, 그게 도대체 호랑이 핵이 든 돼지 난자인지, 돼지 수정란인지 구분할 수 없잖아요. 그럼에도 공개 강연에 이런 사진을 보여주고 사람들로 하여금 호랑이일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죠."


그는 세계적인 줄기세포 연구 현황과 흐름, 한국 줄기세포 연구의 성과와 문제점에 대해서도 설명하면서 '황우석을 잊으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할게요. 이젠 황우석 박사를 잊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어요. 그는 이미 줄기세포 연구 분야의 과학자로서 이력이 끝난 사람이거든요. 실제로 정부의 연구비를 받아서 연구를 주도하는 과학자들은 따로 있어요. 그런데 자꾸 줄기세포가 화제가 될 때마다 언론에서 그에게 미련을 두는 건 정말로 제대로 관심을 두어야 하는 곳을 보지 못하는 오류 같아요. 더구나 황 박사가 예전에 했던 언론 플레이를 마치 정전처럼 여기면서요.


저는 지금 실제로 줄기세포 연구를 진행하는 과학자들한테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 한국은 배아 줄기세포, 성체 줄기세포, 역분화 줄기세포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모두 있어요. 그런데 그들이 도대체 무엇을 하는지, 또 세계 수준에 얼마나 근접했는지 시민들은 알 도리가 없죠. 이젠 황우석을 잊고 그들에게 주목해야죠."


이제는 류영준 교수임이 밝혀진 '닥터 K', 그를 포함한 한국의 줄기세포 연구자들에게 주목해야할 이유, 그게 '황우석 사태'에서 얻어야할 진정한 교훈 아닐까.


☞ 대담 바로 보기 : '백두산 호랑이'를 돼지 자궁? 한때 신화였던 황우석은…


▲ <프레시안>과 대담을 진행 중인 류영준 교수(당시 '닥터 K'라는 그의 잘 알려진 가명으로 나갔다) ⓒ 프레시안(손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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