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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무모한 선택 "밥상도 중국에 바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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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무모한 선택 "밥상도 중국에 바치겠다!" [초록發光] FTA 폭주를 멈춰라!
이 글을 통해 얘기하고 싶은 내용이 아주 간략하게 정리가 잘 된 글이 있다. 길지만 이해를 넓히기 위해 인용한다.

"우리나라는 2007년 농축산물 수입액은 전년 대비 20.2% 증가한 149억 달러이며, 123억 달러의 농축산물 무역 적자를 기록하였다. (…) 한국과 일본, 영국, 프랑스 등 4개국을 대상으로 각국 수입 식품에 대한 '푸드 마일리지'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 산정 결과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07년을 기준으로 한 1인당 식품 수입량은 한국이 1인당 456킬로그램으로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많았다. 영국은 434킬로그램, 일본은 387킬로그램, 프랑스는 386킬로그램이었다. 생산지에서 소비지까지 식품 생산량에 수송 거리를 곱한 수치를 의미하는 '푸드 마일리지'도 한국은 1킬로미터당 5121톤으로 일본(5462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영국은 한국의 절반 수준인 2584톤이었으며, 프랑스는 한국의 6분의 1인 869톤에 그쳤다."

일반 시민들이 알아보기 쉽게 깔끔하게 정리한 이 내용은 대체 어디서 나온 걸까? 데이터 출처는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이고, 인용된 부분은 농촌진흥청이 출연한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의 '스마트 그린 푸드' 홈페이지에서 발췌한 것이다. 정부도 인정하는 것처럼 우리나라는 식량 자급률이 아주 우려스러울 정도로 낮은 상황이고, 이로 인해 식품 수입량은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

물론 운송 과정 중에 많은 양의 온실 기체를 배출하고 있다. 값싼 식품이 대거 들어오다 보니 농업 분야는 점점 축소되어 전국에서 농지로 사용되고 있는 면적 역시 많이 줄어들고 있다. 위태위태해 보이는 이 지표들로 인해 정부가 옛날에 벌였던 '신토불이(身土不二)' 캠페인을 다시 진행하려는 건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스마트 그린 푸드 홈페이지에는 '스마트'하고, '그린'한 식품 소비에 관해 이렇게 설명한다.

"자연 생태계에 의존하여 생산 활동을 하는 농어업은 이러한 기상재해에 그대로 노출되어 (…) 농민과 소비자는 기후 변화 시대에 올바른 먹을거리 생산과 소비를 위해 행동 변화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그러고선 "지구와 건강을 지키는 스마트한 녹색 농업"을 위해 온실 기체 감축을 농업 분야가 선도하겠다는 이야기를 잊지 않는다.

하지만 이쯤 되면 가히 사기나 다름없다. 정부는 지난 3월 11일 '한-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한-캐나다 자유무역협정으로 인해 캐나다는 승용차, 냉장고 등 백색가전, 섬유 분야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고, 한국은 농산물 시장을 개방했다. 쌀, 분유, 치즈, 감귤, 인삼 등이 양허에서 제외되었지만, 한-칠레 FTA, 한미 FTA 등으로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은 농업 분야는 한 차례 더 폭풍을 맞이했다.

그런데 한-캐나다 FTA는 이제 시작되는 태풍에 비하면 찻잔 속의 움직임에 불과했다. 며칠 전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 주석을 만나 한중 FTA를 올해 안에 타결하자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타결 완료를 요청했다는 것은 더 많은 것을 양보할 의사가 있다는 것이다. 이미 중국산 생활제품은 차고도 넘치니 더 열어줄 만한 건 역시 농업 분야 밖에 없다. 쌀마저도 개방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1994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세계화를 부르짖으며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며 농업 시장의 문을 활짝 열어놓은 지 정확히 20년 만에, 우리의 밥상은 사실상 완전히 세계화됐다.

ⓒ연합뉴스

내가 무슨 국수주의자도 아니고, 무역은 필요 없으며 국내에서 '완전 생산, 완전 소비'하는 것만으로도 족하다고 주장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하지만 넓어진 세상이더라도 지켜야 할 것이 있는 법이다. 아무리 상거래가 좋다고 해도 밥상까지 양보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이는 2008년 멕시코에서 일어난 '토르티야 파동'에서도 나타난다. 2008년 12월 멕시코에서 7만 명의 성난 군중이 수도에 운집해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우리나라의 쌀밥에 해당하는 멕시코의 주식은'토르티야'인데, 주원료인 옥수수 가격이 몇 년 사이 80%나 오르면서 수급 불안정을 넘어 생활 자체가 유지되기 힘든 실정이 됐기 때문이다. 펠리페 칼데론 당시 멕시코 대통령이 경제계 대표와 긴급 회동을 가진 후 150개 식품 품목에 대한 가격 동결을 결정하고 나서야 성난 민심은 가까스로 잦아들었다.

'토르티야 파동'의 주인공으로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꼽힌다. NAFTA가 체결된 후 멕시코는 옥수수를 자국 내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미국에서 수입하는 것이 훨씬 저렴해지자 앞 다퉈 옥수수 생산을 중단했다. 생산을 해도 손해만 보게 되니 당연한 결과였다. 거기에 전 세계적인 가뭄으로 인한 생산량 저하와 함께 미국 내에서 식용 옥수수를 바이오 연료로 전환하는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지자 멕시코에서 옥수수 품귀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이는 낮은 식량 자급률이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농업 시장 개방의 폐해가 비단 식량 문제에 국한되는 것도 아니다. 기후 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심각하다 못해 지옥 같은 수준이다. 중국에서 쌀을 수입할 경우 수입 거리는 상하이를 기준으로 913킬로미터에 달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271톤(연간 수입량 16만 톤 기준)이다. 미국에서 수입을 할 경우 로스앤젤레스 기준으로 9866킬로미터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중국 수입보다 5배 정도가 높은 6289톤(연간 수입량 7만 톤 기준)에 달한다.

국내에서는 이동 거리가 아무리 길어봤자 400킬로미터 정도니 외국 농산물이 수입이 되면 당연히 온실 기체 배출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30년생 신갈나무 한 그루당 매년 이산화탄소 10킬로그램을 흡수한다고 하니, 미국에서 쌀을 수입한다고 가정했을 때 심어야 되는 신갈나무의 수는 연간 약 100만 그루다.

우리나라에서도 생산이 가능한 쌀을 굳이 몇 천원 싸게 먹자고 100만 그루 어치의 온실 기체를 배출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 일일까? 게다가 현재 국제 벙커링(국적이나 선박 종류에 관계없이 외항 선박에 공급되는 연료유의 양)이 배출하는 온실 기체의 양이 늘자 탄소세를 부과하는 움직임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운송 과정 중에 나오는 온실 기체 양만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다. 사실 더 중요한 건 농지가 사라져간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토양의 경우 탄소를 흡수해 고정하는 능력을 가졌는데 조건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헥타르당 연간 0.4∼5.5톤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한다. 논의 경우 이모작을 한다고 해도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배출량의 4배 가까이 되고, 옥수수의 경우에는 약 20배, 콩은 23배, 고구마의 경우 31배에 달한다.

농지를 늘려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것이 바로 온실 기체 저감이자 기후 변화 완화의 수단이다. 또 아스팔트나 콘크리트와 달리 흙은 수자원 저장 능력이 있어 홍수나 가뭄을 막아 기후 변화 적응의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자동차를 몇 대 더 팔기 위해 감내하기에는 우리는 너무나 소중한 것을 포기하는 것이다.

손 안에서 전 세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하더라도, 전국을 하루 만에 왕복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고 해도 먹을 권리가 천부권이라는 개념까지 변하는 건 아니다. 어쨌거나 우리는 먹고 살아야 하고, 누군가는 먹을 것을 생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식량 안보까지 거론하지 않아도 자신의 곳간 열쇠를 남에게 넘겨주는 건 동네 양아치도 생각 않을 일이다.

모두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고 있는데 우리만 멈출 수 없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소수를 위해 다수가 희생하는 설국열차를 계속 운행할 수는 없다. 거기에 기차 전복이라는 더 큰 위험성이 있다면.

이제 폭주를 멈춰라.
'초록發光'은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으로 기획한 연재입니다.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는 이 연재를 통해서 한국 사회의 현재를 '초록의 시선'으로 읽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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