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MB·현병철과 함께 추락한 인권위, '등급 보류' 굴욕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MB·현병철과 함께 추락한 인권위, '등급 보류' 굴욕 모범 사례에서 걱정거리로…"현병철 체제의 현주소"
국가인권위원회가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의 정기 등급 심사에서 출범 이후 처음으로 등급 보류 판정을 받아 '국가적 망신'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번 심사 대상 기간은 현병철 인권위원장이 취임한 2009년 이후로, '현병철 체제'의 현주소가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5일 인권위에 따르면, 세계 120여 개 국가의 인권기구 연합체인 ICC 승인소위원회가 지난달 18일 개최한 심사에서 한국 인권위를 '등급 재심사 대상'으로 정했고, 이를 인권위에 통보했다.

ICC는 인권기구의 독립성 보장을 핵심으로 한 '국가인권기구의 지위에 관한 원칙(파리원칙)'을 얼마나 잘 지키고 있는지를 따져 5년마다 각국을 A~C등급으로 나누고 있다.

한국은 2004년 ICC 가입 뒤 두 차례 심사에서 'A등급'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심사에서는 △인권위원 임명 절차의 투명성 부족, △인권위·직원 구성의 다양성 미흡 등을 이유로 등급 보류 판정을 받았다.

ICC는 인권위에 6월 30일까지 지적 사항과 관련된 답변을 달라고 요청했다. ICC는 인권위의 답변을 토대로 다시 하반기에 등급을 심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 인권위의 과거 위상에 비춰볼 때, 이번 등급 보류 판정은 사실상 '등급 강등'이라는 해석이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6일 <프레시안>과 한 통화에서 "구성의 다양성, 임명 과정 모두 독립성과 직결된 문제"며 "이명박, 박근혜 두 차례 정권을 지나면서 인권위가 독립기구로서 역할이 무너졌음이 입증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1년 11월 탄생한 인권위는 그간 국가 권력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해왔다. 노무현 정부 시절이던 2003년엔 이라크전 파병에 대해 반대 견해를 밝히며 정부에 신중히 판단할 것을 권고했다. 비록 실현되지 못했지만 인권위가 독립기구로서 역할을 다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후로도 인권위는 국가보안법 전면 폐지(2004)와 사형제 폐지(2005),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 인정과 대체복무제 입법 권고(2005) 등 때마다 제 목소리를 냈다. 덕분에 2007년엔 ICC 부의장국에 오르는 등 세계적인 모범 사례로도 소개됐다.

인권위의 위상은 이후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급격하게 추락했다. 특히 2009년 현병철 위원장 취임 후 인권위가 만신창이가 됐다는 데는 거의 이견이 없다.

현 위원장은 내정자 시절부터 낙하산 인사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도마 위에 올랐다. 또 스스로 "인권에 대해 잘 모른다"고 실토했을 만큼 인권 경력이 전무해 많은 비판을 받았으나, 이명박 대통령은 인사를 강행했다.
 
취임 후 현 위원장은 "인권위는 행정부 소속"이라는 등 인권위의 독립성을 부정하는 발언을 하는가 하면, 독단적으로 조직을 운영해 급기야 인권위원과 직원 60여 명이 줄사퇴했다. 그렇게 해서 비게 된 인권위원 자리는 친정부 성향 김영혜 변호사와 뉴라이트 논객 홍진표 시대정신 편집인 등으로 채워졌고, 인권위는 점차 추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오 사무국장은 "인권을 위해 힘써야 할 인권위원장이란 사람은 오로지 대통령의 심기를 살피고, 정치적 유불리만 따지는 일을 반복했다"며 "그러면서 용산참사와 쌍용차 사태와 같은 국가 폭력에 대해 인권위가 역할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인권위의 위상 하락은 이명박 정부에서 끝날 문제가 아니"라며 박근혜 정부의 각성 또한 요구했다. 오 사무국장은 박 대통령이 "인권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질타했다. 오 사무국장은 "인권이란 진보적인 개념이 아니고, 가장 기본적인 헌법적 가치"라며 "최고의 선출직 공무원인 대통령이 인권에 대해 자주 언급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국 사회가 인권 의식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1년이던 지난 2월, 국제앰네스티로부터 한국의 인권 상황을 우려하는 공개 서한을 받기도 했다. (관련 기사 : 박근혜 정부에 보낸 앰네스티의 10가지 권고)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원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