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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앞바다에서 가라앉은 여객선 세월호가 지난 2월 해양경찰의 선박 안전점검에서 수밀문(水密門) 등 5개 항목에서 지적을 받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수밀문은 배가 침수됐을 때 물이 새어들어오지 않도록 막아주는 특수 문이다.

전남 진도·해남·완도가 지역구인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의원이 20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세월호는 지난 2월 25일 인천해양경찰서가 여객선 19척을 대상으로 실시한 특별점검에서 유일하게 시정 지시를 받았다.

세월호에 대해 인천해경은 '화재경보기 작동법 숙지상태 불량', '비상발전기 연료유 탱크 레벨게이지 상태 불량' 등 2개 사항을 현지 시정 조치하고, '객실내 방화문 상태 불량(3개소)', '수밀문 작동 불량(저압경보 발생)', '비상조명등(선교) 작동 불량' 등 3개 사항에 대해서는 시정 기한을 주고 결과를 보고하게 하는 '기한부 시정' 조치를 했다. 인천해경의 특별검사는 농무기(안개가 짙은 시기)를 맞아 이뤄졌다.

세월호에 대한 점검표를 살펴보면, '선체'항목에 대한 평가란 지적사항에 "수밀문 저압경보 발생"이라고 표시돼 있으며 '갑판설비' 항목에 대해서는 "자동문 상태불량", '소방설비'에는 "화재경보기 작동법 숙지상태 불량(현지시정)"이라고 적혀 있다. 조타·항해·통신설비는 "양호"라고 돼 있다.

청해진해운 측은 이런 점검결과에 대해 3월 4일자로 한국해운조합에 공문을 보내 지적사항을 모두 시정했다고 밝혔다. 청해진해운 측은 '수밀문 작동불량' 항목에 대한 시정 조치로 "모타 기동 수밀문 작동 결과 이상없음"이라고 적시했다. 해경이 점검을 할 때는 이상이 있는 것으로 나왔으나, 자기들이 모터를 돌려 작동시켜 보니 이상이 없다는 식의 답변이다.

이에 따라 해경의 지적사항에 대한 선사 측의 시정이 철저히 이뤄진 것인지, 형식적인 점검에 그친 것은 아닌지 의문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정을 완료했다'는 공문을 발송한 시점은 해경의 조사가 이뤄진 날로부터 불과 1주일 후다.

▲인천해경이 지난 2월 특별점검 당시 작성한 세월호에 대한 안전점검표. ⓒ프레시안

한편 세월호의 '구명설비' 항목에 대한 점검 결과는 "양호"로 돼 있다. 점검 세부 항목을 들여다보면, '팽창식 구명뗏목 정비기록 확인', '구명부환(튜브), 구명동의(조끼) 등의 분산보관 및 즉시사용 가능상태', '구명기구 비치장소 선내 명시여부' 등 4개 항목이 모두 '양호'로 돼 있다. 침몰 당시 구명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불과 1~2개만 펴져 바다 위에 떠 있었다는 생존자 및 목격자들의 증언과 엇갈리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