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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박원순, 뉴타운은 어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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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박원순, 뉴타운은 어쩔 건가 [서울시장 선거, '개발'을 묻다 <1>] 또 '불도저식 개발'인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정몽준 의원이 확정되며 서울시 지방선거가 본궤도에 올랐다. 지난 2006년 선거를 뜨겁게 달궜던 '뉴타운' 정책은 이번에도 선거전 시작과 동시에 언급됐다. 지난 12일 정 후보는 "박원순 시장은 재개발, 재건축, 뉴타운, 용산 개발 사업 등 전부 부정적으로 말한다"며 "저는 가능하면 하는 쪽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불도저식 도시 개발 사업의 폐해를 많은 이들이 목격했다. 서민 주거권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졌음은 물론,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도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도시 개발의 방식과 그를 뒷받침하는 철학을 재정돈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계속된다.

지난해 5월부터 지난 3월까지 <프레시안>에 [도시 이야기]를 연재한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관련 글을 보내왔다. 이 글을 시작으로 모두 3회에 걸쳐 소개되는 글을 통해 바람직한 2014년 서울시 개발상의 윤곽을 그려볼 수 있길 바란다. <편집자>
미국 민주당은 공화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親) 중산층·서민 정당임을 내세운다. 서민을 위한 정당이라고 내세우기에 지역개발 이슈가 있을 때, 대규모 철거를 통한 개발 전략보다는 지역 공동체와 그 고유의 성격을 보존하며 개발을 병행하는 전략을 선호한다.

그렇다면 과연 아래와 같은 발언을 했던 시장의 소속 정당은 어디였을까?
"우리는 우리 도시 중심부 (저소득층 밀집 지역인 슬럼)를 깨끗이 밀어버리고 새롭게 건설해야 합니다. (We must rebuild, open up and clean up the hearts of our cities.) 각종 병리 현상을 유발하는 슬럼 지역은 우리 모두의 잘못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슬럼 지역)을 치유하는 것이 우리의 소임입니다."
이는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 시 시장의 1951년 발언이다. 요약하자면, 슬럼의 폐해가 지대하니, 깡그리 밀어버리고 새로운 거대한 아파트 단지를 건설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저소득층을 위한 경제적 지원이나 직업 창출과 같은 정책은 부족했다. 그저 초고층 아파트를 건설하면 저소득층의 의식이 변화하고, 의식이 변화하면 그들의 미래 또한 변화할 것이라는 매우 단순한 환경 결정론에 기반을 둔 발상이었다.
이 발언의 당사자는 당시 민주당 출신 시장 조세프 다스프였고 그는 그 연장 선상에서 슬럼지역을 대규모 철거하고 대단위 저소득층 임대아파트 프루이트 아이고(단지)를 1954년부터 건설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 프루이트 아이고 단지는 도시 재생의 대표적 실패 사례로 남아 있다. (프루이트 아이고 단지에 대해서는 이전 글 <박근혜 '행복주택'이 가져올 불행…섞는 게 답이다> 참조)

비단 조세프 시장만 이러한 전략에 찬성한 것이 아니었다. 민주당과 공화당을 비롯한 여야가 막론하여 대규모 철거를 바탕으로 한 도시 재개발 전략에 찬성했고, 유수의 신문과 방송마저도 이러한 전략이 옳은 길이라 믿었다.

'뉴타운' 정책 경쟁으로 뜨거웠던 2006년 지방선거

1951년으로부터 반세기를 지나 2006년 서울의 지방선거는 대규모 철거 바탕의 뉴타운 정책으로 뜨거웠다. 무려 50년의 세월이 지났고 공간적으로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난 선거였다. 그 당시 한 정당의 시장 후보는 다음과 같은 발언을 하였다.

"원칙적으로 (이명박 시장의 뉴타운 사업을) 계승해야 한다. (중략) 뉴타운 사업 자체를 제안한 것 자체는 높이 평가한다. (중략) 그런데 지금 사업이 많이 죽어있는 상태라 그것을 좀 더 광역화해서 주거의 개념만이 아니라 거기서 일자리도 창출될 수 있는 복합 개념도 갖고 가보자는 구상을 하고 있다"

뉴타운을 광역화하겠다는 게 이 발언의 핵심이다. 발언자의 해명이 충분치 못하여서인진 몰라도, 필자가 이해한 해석으로는 뉴타운을 더욱 넓은 지역 차원에서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뉴타운 사업이 실패로 돌아간 이유는 국가 경제성장이 주춤하여 부동산 경기가 내리막을 걸은 이유도 있으나, 뉴타운 사업 내부의 수많은 이해당사자(주택소유자와 임차인 등) 때문이란 걸 부정할 수 없다.
한 지역에 10명의 이해관계자가 존재하는 경우와 1000명이 존재하는 경우, 도시 개발 사업은 당연히 후자가 힘들다. 이는 용산 국제 업무지구 개발에 서울시가 서부이촌동 2000여 가구를 포함한 패착으로 사업 자체가 파산에 이른 데에서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위 발언을 한 시장 후보는 '광역화'를 외쳤다.

▲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와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프레시안 자료사진

막무가내 '철거' 이명박은 강금실의 미래였다
'뉴타운 광역화'를 외쳤던 당사자는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가 아니었다. 열린우리당 출신 강금실 후보였다. 물론 강 후보는 뉴타운 개발이 민간개발 주도 방식이기에 약자들이 밀려나는 현상을 안타까워했고 시민 거버넌스 개념을 활용하겠다는 발언을 하였다. 그러나 구체성은 매우 결여되어 있었다.

비단 강금실 후보만 뉴타운에 기본적으로 찬성 입장이었던 것은 아니다. 당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출신 대다수의 지방자치 단체장 후보는 뉴타운 정책 추진에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사실 앞서 언급한 미국의 프루이트 아이고 단지와 같은 미국의 대규모 임대아파트 단지들은 국가 소유의 토지에 정부 자금으로 임대아파트를 건설한 경우다. 그렇기에 시간이 흐른 후에 저소득층 주민이 돌아와서 살 장소가 존재하였다. 하지만 게토화하면서 문제가 터진 것이다.

반면 우리의 뉴타운은 국가는 투자하지 않고 개발을 완전히 민간에 맡긴 것이었다. 그리고 그 폐해는 모두가 신문지상을 통해 충분히 보았다. 커뮤니티의 붕괴, 특히 저소득 서민들이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는 것이 당연한 뉴타운의 결과였다. 가장 높은 재정착률을 보여주는 곳조차 20%를 넘지 못했고 재정착률이 0%인 지역도 나타났다. 지역 커뮤니티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교회 등의 종교단체는 보상금조차 못 받고 쫓겨났다.
50여 년 전 미국에서 정파를 초월해 대규모 철거 바탕 개발에 찬성하였듯이, 50년이라는 시간과 공간을 넘어 2006년 서울에서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대규모 철거 바탕의 뉴타운 공약이 난무하였다. 다시 2014년이다. 박원순과 정몽준의 미래는 누구인가?

* 김경민의 도시 이야기 연재를 아래 '필자의 다른 기사'를 클릭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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