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공사(KBS) 양대 노조의 총파업 투표 첫날인 21일, 길환영 사장이 오전 사내방송을 통해 특별 담화문을 발표했다. 자신에 대한 각종 의혹을 지우고 구성원들을 설득하려는 취지에서 한 것이지만, 되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킨 꼴이 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는 길 사장의 담화 이후 '파국'을 선언하는가 하면, 제작 거부 3일째로 접어든 기자협회는 이날 결의대회를 통해 선후배 간 응집력을 과시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길 사장의 특별 담화를 '거짓말 담화'라고 비판했다. "궁색한 변명, 억지 논리, 책임 떠넘기기로 일관하다 급기야는 자신을 반대하는 사내 전 구성원을 협박하며 끝을 맺었다"며 이날 특별 담화가 '거짓말 담화'인 이유를 조목조목 들었다.
KBS 본부는 길 사장이 "시청자 입장에서 의견을 말한 것"이라며 보도 개입 의혹을 부인한 데 대해 "스스로 사장 자질이 전혀 없다는 사실만을 부각시킨 '코미디 해명'"이라고 했다. "KBS에서 30년을 재직했고 사장까지 된 사람이 보도국장에게 한 말이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의견을 낸 것이라고 둘러대는 것은 KBS인과 국민을 우롱하는 변명"이라는 것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길 사장의 특별 담화를 '거짓말 담화'라고 비판했다. "궁색한 변명, 억지 논리, 책임 떠넘기기로 일관하다 급기야는 자신을 반대하는 사내 전 구성원을 협박하며 끝을 맺었다"며 이날 특별 담화가 '거짓말 담화'인 이유를 조목조목 들었다.
KBS 본부는 길 사장이 "시청자 입장에서 의견을 말한 것"이라며 보도 개입 의혹을 부인한 데 대해 "스스로 사장 자질이 전혀 없다는 사실만을 부각시킨 '코미디 해명'"이라고 했다. "KBS에서 30년을 재직했고 사장까지 된 사람이 보도국장에게 한 말이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의견을 낸 것이라고 둘러대는 것은 KBS인과 국민을 우롱하는 변명"이라는 것이다.
'대통령 뉴스 20분 내 배치' 지시가 로컬(지역) 뉴스 시간대와 겹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는 해명에 대해선 "KBS 직원이면 로컬뉴스 시간이 40분대라는 것도 모르냐"면서 "거짓말도 가려서 하라"고 꼬집었다.
세월호 참사 관련, 길 사장이 '해경 비판 자제'를 지시한 이유로 '해경의 구조 작업을 방해하기 때문'이라고 밝힌 데 대해선 "오히려 해경에 대한 강한 비판 보도가 수색과 구조를 더욱 독려하는 것이라는 점은 방송 1년 경력만 되도 아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공영방송이 당연히 수행해야할 비판적 보도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해 1~2년차 후배 기자들이 스스로 눈물로 반성을 외치고 있는데 길환영 사장은 해괴망측한 논리를 대고 있다"며 "길 사장이 사퇴한다면 우리도 파업 찬반 투표를 즉각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KBS 기자협회 구성원들도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계단에서 결의 대회를 열고 길 사장 저지 투쟁 의지를 재확인했다. 부장, 팀장급부터 막내 기자들까지 150여 명의 기자협회원들은 "길 사장이 사태 본질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사사건건 보도 개입, 길환영은 사퇴하라"고 일제히 구호를 외쳤다.
"吉, 보도국장 공식 보고 전 비선 통해 이미 뉴스 파악"
KBS 기자협회는 이 자리에서 길 사장이 보도에 '사사건건 개입'했음을 드러내는 일부 정황을 폭로했다. 기자협회 소속 진상조사단 심인보 기자는 "길 사장이 9시 뉴스 방송 전 비공식 경로를 통해 가편집된 큐시트(순서지)와 여러 정보를 보고받은 증거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길 사장은 매일 9시 뉴스가 시작되기 전인 오후 4~5시 경 김시곤 전 보도국장으로부터 큐시트를 받은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기자협회의 폭로는 김 전 보도국장에게서 이같은 공식 보고를 받기도 전, 비선을 통해 미리 정보를 입수하는 등 <뉴스9> 보도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음을 입증한다. 심 기자는 "길 사장이 취임 초기부터 비선을 통해 보도국을 사찰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고 말했다.
심 기자에 따르면, 지난 7일 사장실 팩스를 통해 큐시트 한 장이 도착했다. 당시 사장실에 도착한 큐시트를 보낸 이는 김 전 보도국장이 아니었었다. 진상조사단의 조사 결과, 해당 큐시트를 보낸 이는 디지털뉴스국 소속 직원이었다. 심 기자는 "더 놀라운 것은 5월 7일 하루가 아니라 사장실 팩스에서 지난달 17일부터 총 28일간 12번의 송수신 기록을 발견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의혹 당사자가 팩스를 보낸 사실은 인정하지 않았지만, (사장에게) 보도국 현안에 대해 수시로 의견 제시한 적은 있다고 인정했다"며 "국장이 오후 4~5시 큐시트 보내기 전까지 이미 아이템을 손바닥 보듯 들여다보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 기자는 제작 거부가 이어지는 동안 길 사장의 보도 개입 정황을 추가적으로 취재해 밝힐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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