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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환영 후배' PD들도 사장을 부끄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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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환영 후배' PD들도 사장을 부끄러워한다" KBS 기자협회 이어 PD협회 23일 하루 제작 거부 선언
한국방송공사(KBS) 기자들이 닷새째 일손을 놓은 가운데, KBS 피디(PD)들도 길환영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제작 거부에 돌입했다.

KBS PD협회는 23일 0시부터 하루 동안 제작 거부하기로 선언했다. 이에 따라 보도 프로그램에 이어 예능, 드라마, 라디오에 이르는 다수의 프로그램들의 제작이 일시 정지됐다.

PD협회에 따르면, 소속 총 848명의 프로듀서 중 605명, 70.7%가 제작 거부에 동참하기로 했으며 책임프로듀서(CP), 국장, 부장, 팀장 등 보직간부들도 대거 참여했다.

PD협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드라마 PD도 총 80명의 인원 중 70명, 심의위원 13명도 참여하는 등 참여에 소극적이었던 부서원들도 적극적으로 가세해 사태의 심각성을 천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로써 기자직종의 이기주의를 주장하는 사장의 입지는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23일 오후 KBS 신관 계단에서 열린 KBS 기자협회, PD협회 공동총회 모습. ⓒ프레시안(서어리)

"KBS는 국민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방송해왔다"

PD협회는 이날 정오에 단독총회, 오후 두 시에는 기자협회와 공동총회를 연달아 열고 길 사장 퇴진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홍진표 PD협회장은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계단에서 열린 공동총회에서 "늦게 출발해 죄송하다"며 "PD들도 기자들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길환영 사장이 PD 사회를 얼마나 황폐화시켰는지, 20년차 선배들도 110명 이상이 서명했다"며 "PD 선배인 길환영 사장이 부끄럽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장급인 김덕재 PD는 KBS 방송을 세월호 참사 당시 선내 방송에 비유했다. 김 PD는 "세월호 참사 당시 방송에서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고 한다"며 "우리도 국민을 향해 지금까지 '가만히 있으라'고 방송을 해왔다. 그걸 알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여기 나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모두 같이 책임져야 하지만 가장 크게 책임질 사람은 명령을 내린 길환영 사장"이라며 "반드시 KBS에서 몰아내고 대한민국을 제대로 된 문명 사회로 이끌고 가는 방송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막내급 PD도 발언에 나섰다. 38기 박상욱 PD는 "출근 저지 투쟁에 제가 나온 걸 보시고 아버지가 의미심장한 질문을 하셨다. 이번 일은 보도본부의 일인데 PD인 제가 왜 나서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PD는 바로 이어 "‘대통령만 보고 간다'고 하는 사장이 직접 큐시트를 일일이 손 댔고 제작 과정에서도 마찬가지였다"며 "이로써 국민들로부터 KBS가 외면 받는 이 상황은 결코 기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회사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투쟁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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