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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환영 "KBS 해치려는 내·외부 음모에 맞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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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환영 "KBS 해치려는 내·외부 음모에 맞서겠다" 타 언론에도 '경고'…"각종 의혹, 세월호 국정조사에서 밝힐 것"
한국방송공사(KBS) 양대 노조의 총파업에도 길환영 KBS 사장은 꿋꿋했다. 길 사장은 양 노조의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한 뒤 엄단 조치할 것을 선포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불거진 그동안 모든 혼란과 오해는 이제 종식돼야 한다"며 방송 정상화를 당부했다. 그러나 오해를 종식시킬만한 해명은 없었다. 대신 양대 노조와 '외부 언론'에 대한 협박만 늘어놓았다.

길 사장은 2일 오전 사내 특별 조회 방송을 통해 "정치 외압설과 보도 공정성 시비로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며 "KBS를 해치려는 음모와 집단행동에 대해 단호히 맞서겠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특별담화문 발표에 이어 약 열흘 만에 제작 거부, 파업에 대해 다시금 강력한 조치를 천명한 것. (☞ 관련 기사 : "길환영 KBS 사장 "절대로 사퇴하는 일 없다"")

▲1일 사내 방송을 통해 특별 조회사를 발표한 KBS 길환영 사장. ⓒ프레시안(서어리)

길 사장은 조회사에서 자신이 어떤 정치적 이익으로부터 초연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청와대 보도 및 인사 개입 정황 폭로에 대해 여전히 '왜곡 주장', '허무맹랑한 소설'이라고 치부했다. 그러면서 "사원 여러분이 아직 풀리지 않는 것이 있다면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 통해 명백히 밝힐 것"이라고 호언했다.

양대 노조가 길 사장 퇴진을 위해 벌인 총파업에 대해 "불법적인 정치 파업"으로 규정했다. 그는 양대 노조의 파업에 대해 "소중한 직장을 구렁텅이로 빠뜨리려는 여론몰이", "KBS를 해치려는 음모와 집단행동"이라며 "경영진의 진심 어린 설득과 충고에도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그 이후 벌어지는 사태에 대해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길 사장 측은 이번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한 근거로 지난 27일 MBC 파업 판결 내용을 들었다. 안희국 법무실장은 "법원이 2012년 MBC 파업이 적법이라고 판단한 것은 MBC가 단체협약에 보장된 공정방송위원회 개최 의무를 회피했기 때문"이라며 "단순히 공정 방송 쟁취를 목적으로 파업을 할 경우 정당하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반면 공사(KBS)는 어떠한 교섭 요구도 없었고 단협 위반 사례도 없었다"고 밝혔다.

길 사장은 파업으로 인한 시청자 불편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주 시청자본부가 발표한 시청자상담의견 집계 결과 80% 이상의 시청자들이 시청자 권리 침해 행위를 접고 방송을 정상화할 것을 요청했다"며 "국민께서 인내심을 갖고 언제까지고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 "KBS 방송 차질? 열 번이고 참아줄 수 있다")

연일 KBS 파업 소식을 보도하는 '외부 언론'에 대해서도 경고성 메시지를 날렸다. 그는 "불난 집에 부채질한다는 말처럼 연일 KBS를 자극적인 취재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허위 날조에 대해 법적 대응하겠지만 일반적인 국민 정서와 온도차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길 사장은 당장 이틀 앞으로 다가온 6.4 지방 선거 방송을 걱정했다. 그는 "공영방송이 중요한 선거를 최선을 다해 중계하지 않는다면 존재의 필요성에 근본적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며 "선거 방송을 계기로 전원 업무에 복귀해달라"고 설득했다.

다음은 1일 길환영 KBS 사장의 사내 특별 조회사 내용 전문.

시청자 여러분께 KBS 내부 혼란과 갈등으로 방송에 차질 있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사원 여러분 KBS는 방송 개시 1987년, 공영방송 41년의 역사 속에서 각고의 노력으로 신뢰도와 영향력은 물론이고 열독률 1위라는 대한민국 대표 공영방송으로서 자랑스러운 명성을 만들어왔다. 보이지 않는 열정과 희생 덕분이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소용돌이 속에서 불과 몇 주 만에 KBS는 불공정하고 외압에 시달리고 심지어 공영방송이 필요한가라는 말이 서슴없이 나오는 상황이다. 공영방송 KBS와 모두의 자존감에 깊은 상처가 나서 많이 힘들어하는 데 대해 제 가슴도 아프다. 하지만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잠시 돌이켜보겠다.

얼마 전 장성 요양원 사고로 수십 명의 희생자가 나오는 대형 사건이 발생했다. 그 시간 현장에 있어야 할 우린 어디에 있었나. 이틀 후면 6.4 지방선거가 있다. 또 십여 일 후면 세계적 관심사인 월드컵이 시작된다. 중요 이벤트를 위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알지 않나. 그런데도 우리는 정치 외압과 공정성 시비로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을 허비하고 있다. 지난주 시청자본부가 발표한 시청자상담의견 집계 결과, 80% 이상의 시청자들이 시청자권리 침해 행위를 접고 방송을 정상화할 것을 요청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왕 나온 김에 외부 얘기를 좀 더 하겠다. 최근 외부 언론에서는 불난 집에 부채질한다는 말처럼 연일 KBS를 자극적인 취재 대상으로 삼고 있고, 심지어 한 신문사는 우리의 방만 경영을 비판한다면서 송출 스위치 한 번 올리고 연봉 일억을 받는다고 비아냥거렸다. 허위 날조에 대해 법적 대응하겠지만 일반적인 국민 정서는 온도 차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이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악화될 경우 우리로선 정말 억울한 일이지만 방만 경영을 해소해야 한다는 미명 하에 공공개혁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사실도 아닌 소위 청와대 보도 인사 개입이라는 허상을 만들어 내부적으로 서로에게 큰 고통 주는 사이, 우리 스스로 신뢰도와 영향력의 공든 탑을 무너뜨리고 외부 언론이 확대 재생산하는 개탄스러운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사원 여러분 ,이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누구보다 큰 상처 입은 시청자에게 속죄와 사죄를 드려야 할 때다. 이젠 잃어버린 KBS 위상도 회복해야 한다. 국민께서 인내심을 갖고 언제까지고 기다려주지 않는다.

우리 앞에 6.4 지방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유권자들이 올바른 자치단체장을 뽑도록 각 후보자들의 자질을 제대로 검증해 보도해야 한다. 또한 국민의 눈과 귀가 집중된 월드컵이라는 국제 행사를 가장 경쟁력 있게 해야 할 공영방송 책무가 있다. 불법적인 정치 파업과 악의적이고 왜곡된 일방 주장으론 KBS를 침몰시킬 수 없다. KBS는 그 어떤 세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돼있고 정파에도 치우치지 않는 임무를 국민들로부터 부여받기 때문이다.

저는 사장한 취임한 이후 어떤 정파적 이익에도 굴복한 적이 없다. 청와대 전화를 받고 정치적 압력을 받았단 얘기는 허무맹랑한 소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사실이 아니며 악의적으로 왜곡된 주장을 수차례 해명과 간절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합리적인 의심이나 사실 확인을 위한 노력과 진지한 검증 없이 여론을 호도하고 KBS를 흠집 내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저는 지난 5월 9일 이후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돌출 발언으로 야기된 외압설에 대해 사원 여러분이 아직 풀리지 않는 것 있다면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 통해 명백히 밝힐 것이다.

KBS의 미래는 여러분에게 달려있다. 여러분의 뼈저린 반성에 깊이 공감한다. 저는 국민들로부터 막중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는 KBS의 사장이다. 세월호 사고로 드러난 모든 질책과 비난에 대한 총 책임은 사장인 저에게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기까지 제 불찰과 소통 부족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

그러나 여러분, 우리의 소중한 일터에 대한 채찍과 칼날 거둬주시라. 그간 토했던 울분을 더 좋은, 더 비판적인 뉴스를 만드는 데 쏟아주시라. 그 분노와 반성, 뼈를 깎는 소통으로 조직을 바로 세워야 한다. 제작 거부와 뉴스 파행으로는 세월호 보도로 상처받은 국민에 이해를 구할 수 없다. 그만 제작 거부를 그만둬달라. 그간 지켜온 소중한 일터에서 다시 KBS를 혁신할 기회를 만들어달라. 여러분의 지혜와 힘이 필요하다. 그래야 이 고통스러운 위기를 뚫고 다시 일어나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사랑받는 대표 공영방송 위상을 되찾을 수 있다.

보직을 내려놓겠다고 한 보직 간부들, KBS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여러분의 충정을 이해한다. 그러나 여러분에게는 KBS가 그 어떤 위기 앞에 놓이더라도 흔들림 없이 구성원과 국민들을 지킬 간부로서의 책임이 있다. 그 책임을 여러분은 저버리려고 한다. 못다 한 책임과 의무를 지금이라도 제자리로 돌아와 혼신의 노력을 이행해달라. 더는 기다릴 수 없다. KBS 주인인 국민도 더 이상 기다려주지 않는다. 국민은 KBS 운영과 의무 부여받은 사장에게 법에 따라 불법적인 제작거부와 파업에 대한 엄중 책임 물을 것을 요구한다.

KBS 노조와 본부 노조에 말한다. 우리가 처한 위기는 매우 엄중하다. 자신들의 의견을 파업이라는 극단으로 표출하려는 극단적인 행위는 국민의 호된 책임 추궁 앞에 무릎 꿇을 수밖에 없다. 뉴스 파행으로도 모자라 국민 희생을 볼모로 삼으려는 그 어떤 불순한 목적도 결국 성공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뜻하지 않게 KBS에 닥친 전대미문의 위기를 함께 극복하려는 지혜를 보이기보단 소중한 직장을 구렁텅이로 빠뜨리려는 여론몰이를 서슴지 않고 있다. KBS 사장과 경영진을 자신의 의도대로 좌지우지하려는 과거 투쟁방식으로는 피땀 흘리는 건강한 상식을 가진 구성원들을 이해시킬 수 없다. 다수의 침묵하는 사원들이 KBS 지키고 있다. KBS의 장래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양대 노조에 당부한다. 이제 저희와 함께 마음을 열어서 미래를 얘기하자. 저를 비롯한 임원들 모두가 KBS 미래를 논의하기 위한 테이블을 열어놓겠다. 어떤 제안도 좋다. 미진한 부분을 개혁하고 극복하려면 그 어떤 제안도 환영한다. 더 많이 성장하고 발전할 초석이 될 제도적 개선책이라면 그 의견을 적극 경영에 반영하겠다. 머리를 맞대자. 함께 바꿀 수 있다. 다시 견고한 반석 위에 올려놓을 기회가 눈앞에 있다. 이렇게 만든 소중한 견고한 성과물을 후배들에게 함께 전해주자. 그것만이 우리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노동조합에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더 이상의 협박과 사실 왜곡은 거두어 달라. 만일 이같은 경영진의 진심 어린 설득과 충고에도 양 노조가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그 이후 벌어지는 사태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제는 더 이상 KBS 주인인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법과 사규를 벗어난 어떤 주장도 국민들로부터 지지와 지원 이끌어낼 수 없음은 자명한 상식이다. 노동조합은 KBS의 발전을 위한 소중한 동반자이다. 현명한 판단을 기다린다.

약속하겠다. 보도본부의 보도 독립성은 더욱 확대해나가겠다. 독립성 강화를 위한 쇄신인사를 반영하겠다. 보도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와 믿음은 어떤 정치적 외압과 설득에서 자유로운 공정 보도에서 시작될 수밖에 없다. KBS 보도국이 내,외부의 어떤 정치공세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기자협회와 노조는 적극 제시해달라. 대화를 위한 테이블에 동참해달라. 일선 제작자들이 발전 방안을 제시한다면 받아들이고 보도제작 책임 또한 스스로 지는 건강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온 힘을 쏟겠다.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왜곡 주장에 대한 진위 여부도 반드시 규명하겠다. 폭로에 대한 진상조사의 형식과 절차를 기자협회와 노조가 제시하면 수용하겠다. KBS에 대한 보도 및 인사 외압 논란에 대한 진상 규명을 위해 사장이 참여하는 특별공정방송위원회를 제안한다면 수용하겠다. 노조와 마주앉아 정치권의 입김과 외압 실체가 실제로 존재했는지 철저히 규명하겠다.

수신료와 KBS의 미래 발전을 위한 어떤 논의도 마다치 않겠다. 협회와 노조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겠다.

존경하는 사원 여러분 고통 없는 성장은 없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 또한 없다. 고통을 감수하지 않고선 미래로 나갈 수 없다. 저를 비롯한 구성원 모두가 이번 기회에 자기 모습 돌아보는 성찰과 반성 없이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불거진 그동안의 모든 혼란과 오해는 이제 종식돼야 한다. 미래를 향해서 새롭게 내딛는 발걸음에 함께 동행해달라.

KBS를 해치려는 음모와 집단행동에 대해 단호히 맞서겠다. 진정한 KBS의 독립을 이루는 일이라면 모든 사규와 관련법을 적용해 단호히 처벌하겠다.

사원 여러분, 저는 취임 후 지금까지 KBS의 발전만을 생각해왔다. 단 한 명 인사에도 정치적 여러 이유로 소외받는 사람이 없는지 살피고 또 살피면서 탕평인사를 해왔다고 자부할 수 있다. 제 경영의 원칙은 사원 행복과 행복한 대한민국이다. 우선으로 사원 복지를 생각했고 국민들에게 사랑받도록 각고의 노력을 해왔다. 평생 한 번의 입사가 KBS였고 그 직장을 평생 직장으로 다녔다. 제가 무슨 욕심이 있겠나. 여러분과 KBS라는 조직 국민에 헌신하고 싶다는 것이 제 욕심이라면 욕심이다.

세월호 참사로 시작된 KBS 갈등을 이제는 접었으면 한다. 더 나은 미래를 열수 있다. 갈등을 봉합하고 더 발전된, 더 독립적인 방송을 만들 수 있다.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우리가 가장 먼저 할 일은 KBS 국민이 명령하는 대로 지방선거를 공정하게 치르는 것이다. 사원 여러분, 간곡히 호소한다. 공영방송이 중요한 선거를 최선을 다해 보도 중계하지 않는다면 존재 필요성에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선거 방송을 계기로 전원 업무에 복귀해달라. 존경하는 4700여 사원 여러분, 퇴직 사원을 비롯한 모든 사원 여러분, 국민의 방송 KBS를 지켜주십시오. 진실로 국가와 민족에 봉사하는 방송으로 거듭나게 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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