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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이 버티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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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이 버티는 이유는? [윤재석의 쾌도난마‧49] '문제적 인간' 문창극 심층 연구<4>
국무총리 후보 문창극이 총리 후보에서 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재차 확인했다. 문은 오늘(19일) “밤 사이에 (입장) 변화가 없다. 저는 어제 말한 것처럼 오늘 하루도 제 일을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단호한 입장은 “총리 임명 동의안과 장관 청문 요청서는 (근혜 여왕이) 귀국해서 여러 상황을 충분히 검토한 뒤에 재가를 결정할 것”이라는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의 발표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

문창극은 최소한 21일까지는 버티겠다는 뜻이다. 문제는 그가 청와대 대변인 발표문의 함의(含意), 즉 행간을 읽지 못하는(can’t read between the lines)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식물인간이 되어버린 정홍원 총리, 그리고 앞날이 뻔한 문의 농단(壟斷)으로 국정이 표류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또 재가를 미룬 게 사실상 그의 자진 사퇴를 압박하는 의미라는 걸 세상 사람이 다 아는데도, 본인만 모르고 있다?

어제 저녁, 한 방송사의 후배(국장급 기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문창극 후보가 버티는 이유는 어디 있다고 보십니까?”
“대략 두 가지 관점에서 분석할 수 있소. 근혜 여왕이나 기춘 대원군으로부터 확실한 워딩이 하달되지 않았기 때문에 문으로서는 사퇴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게 그 하나. 대한민국 차기 총리감으로 자기만한 사람이 없다는 착각이 그 둘. 한 마디로 정무감각이 ‘꽝’이라는 뜻이죠.”
“청와대가 문 후보를 지명하면서 강조한 것 중 하나가 정무감각 아닌가요?”
“사람 잘못 봤죠. 만약 문에게 사무관급 정무감각이라도 있다면, 여당에서조차 확실하게 ‘버린 카드’가 되어버린 자신의 처지를 읽고 시간낭비는 않았을 거요. 일전까지 새누리 초재선들이 부글부글 끓더니 어제는 서청원, 이재호 같은 노계(老鷄)들까지 들고 일어났잖소. 그런데 가타부타 하명이 없다면서 버티는 걸 보면 자유의지는 전혀 없는 인물이라고 봐야 해요.”
“그런 면에선 안대희 전 총리 후보가 오히려 낫네요.”
“맞소. 나은 정도가 아니라 훨씬 윗길. 전관예우 문제가 불거지니까 성깔대로 사퇴서를 던져버렸잖아. 고도의 정무감각을 지닌 자야. 아쉽기도 하고. 그 자가 끝내 버텨서 청문회에서 조금 야단만 맞고 총리가 됐다면 지금의 이 사태는 없었을 터인데. 결국 이번 사태는 안대희 때문에 비롯된 거요.”
“결국 열쇠는 박근혜 대통령이 쥐고 있는 건 아닌가요?”
“내 말이. 중앙아시아에서 환대 받더니 그곳에서 울려 퍼진 ‘근혜어천가’에 취해 정작 백성들의 원성은 들지 못하는 모양(歌聲高處 怨聲不聽)이요.”

따지고 보면, 대통령과 문창극 모두 불쌍하다. 백성으로부터 진짜 곤장 맞아야 할 자는, 1992년 12월 11일 저녁 부산 초원복집 모임 좌장이었던 자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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