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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5년 수질 관리 비용만 20조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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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박근혜 정부 5년 수질 관리 비용만 20조 원" [MB의 비용] 4대강 사업, 22조 원 부은 '밑 빠진 독' ①
지난 해에 이어 올해에도 여름이 되자 4대강 사업을 진행한 낙동강, 금강 등에 녹조가 발생했다. 올해엔 호수에서나 볼 수 있는 큰빗이끼벌레까지 나타나 더 큰 논란이 일었다.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던 이명박 대통령이 추진한 경제 정책은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왔고, 향후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한 정권이 추진한 정책에 대한 사후적 평가는 그 집권세력의 정치적 성향을 떠나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국민들의 혈세를 제대로 썼는지에 대한 평가이기 때문이다.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과 지식 협동조합 '좋은나라'(이사장 유종일)는 이런 문제 의식으로 직전 정부인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주요 경제 정책에 대한 평가로 'MB의 비용'을 공동 기획, 연재한다. 이 기획은 추상적인 논쟁의 수준에 그치지 않고 정책이 끼친 영향이 얼마나 되는지 구체적인 비용을 추산했다는 점에 의미를 둘 수 있다. 첫번째로 22조 원의 혈세를 쏟아부은 4대강 사업을 살펴보겠다. 편집자

▲남한강에서 발견된 큰빗이끼벌레 ⓒ프레시안(김윤나영)

2013년 10월 14일, 박근혜 정부 첫 국정감사가 열렸다. 이 국감에서 최대 쟁점 중의 하나는 4대강 사업에 대한 평가였다. 이를 다루는 국회 상임위마다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4대강 사업은 민낯이 부끄러운지 어설픈 분칠도 하고 가면도 씌웠지만 오히려 4대강의 본 모습은 더 명확하게 드러났다.

박근혜 정부, 5년간 수질관리 비용만 총 20조 원

수질 개선은 4대강 사업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였다. 그러나 낙동강 변에 사는 약 1500만 명의 국민이 시궁창 냄새나는 녹조 물을 마시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에 이어 낙동강에 대규모 녹조가 창궐한 원인을 두고 국감장에서 어느 대학 교수는 "녹조발생과 물의 흐름(유속)과는 상관없다"는 증언을 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녹조가 생긴 것은 수질이 나아졌다는 뜻"이라는 궤변을 늘어놓기도 했다.

감사원의 감사결과 4대강 사업은 총체적 부실사업이었고 대운하를 염두에 둔 사업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국정감사에서도 4대강 사업에 대한 각종 문제점이 불거지자 4대강 사업 추진 측은 "200년 앞을 내다보고 정책적 차원에서 결정했고 장래 대운하 대비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4대강 사업이 완료된 모습을 담은 휘황찬란한 조감도를 손에 들고 4대강 사업으로 우리나라 물 문제는 일시에 해결할 수 있다면서 4대강 사업을 반대했던 진영을 ‘반대를 위한 반대’라고 몰아붙였을 때의 호기는 온데간데없어졌다.

ⓒ손문상
200년이란 말은 다소 과장된 표현이겠지만, 4대강 사업의 긍정적인 모습은 200년 후에나 나타나기 때문에 4대강 사업에 대한 평가를 지금은 하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2012년 금강과 낙동강에 대규모 물고기 폐사사건이 발생했고 4대강 사업을 한 구간에는 대규모 녹조가 발생했다. 아침저녁으로 제법 찬 공기가 느껴지는 11월 초에도 녹조는 사그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폭염 때문에 4대강에 녹조가 발생했다던 공무원들은 입을 다물고 있다. 급격한 수질악화에 의한 녹조발생은 현실이 됐고 식수 대란이 발생할 조건은 무르익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일으키는 결정적인 것은 하천에 설치한 보(weir)다. 보는 물을 고이게 하고 고인 물은 썩는 법이다.

환경부가 민주당 김경협 의원에게 제출한 4대강 수계별 수질개선사업비 현황(환경부, 2013) 자료를 보면, 2014년 4조400억 원의 예산이 수질개선 사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수질개선 사업비는 4대강 사업 이전인 2006~2008년 해마다 2조1400억~2조3600억 원이 들어가다가 사업 착수 시점인 2009년 처음 3조 원대로 진입했으며 또한 2010년 3조350억 원, 2011년 3조370억 원, 2012년 3조3000억 원 등 해마다 비용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 같은 추세라면 박근혜 정부 취임 첫해부터 집권 5년간 수질관리 비용으로만 총 20조 원이 넘게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4대강 건설사업에는 총 22조 원이 들었다. 더 큰 문제는 이처럼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4대강 사업 후 강의 수질이 개선되기는커녕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4대강 사업으로 하천의 수질이 악화되자 수자원공사는 댐에 저장된 물을 수질개선용으로 방류하기 시작했다. 특히 갈수기에는 수질이 심각하게 악화되기 때문에 수자원공사는 댐 방류량을 증가시켰다. 이 때문에 발생하는 비용은 연간 약 3230억 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그 근거로 수자원공사가 갈수기에 댐 방류량을 증가시킨 수량을 계산하기 위하여 4대강 사업을 진행하고 있던 때의 평균 방류량과 4대강 사업 후 평균 방류량을 비교했고, 국가수자원관리종합정보시스템(WAMIS)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이용하여 댐 방류량을 분석하였다. 4대강 사업을 진행하던 시기인 2007~2009년도 갈수기(1월~4월) 평균 방류량은 22억900만 톤이고 2012~2013년도 갈수기(1월~4월) 평균 방류량은 36억5700만 톤이므로, 수질개선용으로 추가 방류한 수량은 14만4800만 톤에 이른다. 수자원공사에서 적용하고 있는 원수에 대한 단가(2013.1.1.)를 적용하면, 수자원공사는 한강, 낙동강 및 금강에서 연간 약 3230억 원에 해당하는 물을 수질개선용수로 방류하고 있다.1)

ⓒ박창근

4대강 수계기금은 낙동강 수계관리기금, 영산강·섬진강 수계관리기금, 한강 수계관리기금, 금강 수계관리기금을 합친 것으로 2012년 기금 규모는 8364억 원이다. 수계기금은 주로 4대강 주변 주민지원 사업과 상류 지방자치단체의 환경기초시설 설치 및 운영비에 사용했다. 2013년에는 상수원 관리지역으로 재산권 행사에 제한을 받는 상류지역 주민의 주택개량, 유기농업 지원 등에 1267억 원이 사용되었으며, 국토부는 2013년 6월부터 녹조 예방 사업에 4대강 수계기금을 활용하기 위해 환경부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수계기금이 녹조 예방 사업에 투입될 경우에는 물 이용부담금2)이 올라가게 되어있다. 이것은 곧 하류 지역 주민들이 내야 하는 수도세가 오르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I. 4대강 사업비용 : 빈대 한 마리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 홍수예방

4대강 사업으로 물 확보(가뭄해결), 수질개선 및 홍수예방과 같은 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이 MB정부의 주장이었다. 우리나라 물 부족 지역은 산간농촌지역과 도서해안지역이므로, 수요처와 공급처가 너무 멀기 때문에 4대강 사업으로 확보한 물을 이용할 방법이 현실적으로 없다. 당연히 확보한 물은 사용처가 없고 향후 사용계획조차도 없다. 물 확보와 수질개선의 허구성이 밝혀지자 4대강 사업 찬성 측은 궁여지책으로 홍수예방 효과가 있었다는 억지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 역시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 2008년 국토부가 발간한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연간 홍수예방투자 1.1조 원, 홍수피해액 연간 2.7조 원, 복구비 4.2조 원에 이른다. 하지만 이 2002년부터 2006년까지 5년간은 특수한 기간이다. 이 기간에는 2002년 태풍 루사, 2006년 태풍 에위니아 등 전례 없이 큰 태풍이 닥쳤고 따라서 예외적으로 홍수피해가 극심했다. 우리나라 전체가 쑥대밭이 되었고 피해지역 대부분은 항구복구 되었다. 연간 복구비가 4.2조 원이기 때문에 조금 더 보태서 홍수위험을 완전히 해소하자는 게 MB정부의 논리지만, 이는 태풍이 심했던 예외적인 기간의 통계자료를 평균치로 잡아 사업 타당성을 부풀린 것이다.

홍수예방 효과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4대강 사업 전에 홍수위험지역이 사업 후 어느 정도 해소되었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국가하천 정비율은 2008년 기준으로 국가하천은 97%, 지방하천은 84%가 완료되었다. 국가하천의 길이는 약 3000km이고 홍수예방을 위한 4대강 사업의 준설구간은 그 중 686km에 지나지 않는데, 문제는 준설구간이 21세기 들어 홍수로 인한 범람피해가 크게 발생하지 않은 구간이라는 점이다. 지난 10년간 국가하천에서 발생한 홍수피해액은 피해액 전체의 3.6%인데 4대강 사업 구간에서는 전체의 0.2% 정도(대부분 침수피해)에 지나지 않았다. 이는 준설구간이 중요한 구간이므로 이미 4대강 사업 이전에도 지난 40∼50년간 꾸준히 홍수예방사업을 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홍수위험지역은 4대강 사업의 대상인 국가하천보다 지방하천이다. 불행히도 이 지방하천은 4대강 사업으로 오히려 홍수위험이 더 켜졌다. 4대강에 조성한 자전거길, 공원 등이 홍수 위험에 노출된 것은 물론이고, 역행침식으로 많은 지방하천의 제방이 유실되고 교량이 붕괴했다이와 같이 애초 정부가 제시한 4대강 사업의 목적은 허구에 불과했다. 이러한 사실은 4대강 사업이 물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운하사업의 1단계였다는 점을 방증한다. 독일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운하를 만들면 홍수위험은 증가하고 수질은 악화되며 확보한 물은 배 띄우는 데에만 사용하기 때문이다.

2008년부터 4년간 진행된 4대강 사업은 예산집중률이 동서고금을 통틀어 그 유래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대규모 사업이었다. 국토부, 농림식품부, 환경부 등 범정부적 차원에서 진행한 4대강 사업은 22.2조 원의 예산이 투입되었다. 22.2조 원의 예산으로 홍수예방 사업을 했다는 찬성 측의 주장은 ‘빈대 한 마리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 꼴’이라 할 수 있다.

ⓒ박창근

1) 단가 출처 : 한국수자원공사 요금단가표 (적용일자 2013/01/01)
수돗물요금단가 : 수도법 제38조에 따라 국토해양부장관이 승인한 단가
수도법 제 38조[공급규정]
① 일반수도사업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수돗물의 요금, 급수설비에 관한 공사의 비용부담, 그 밖에 수돗물의 공급 조건에 관한 규정을 정하여 수돗물의 공급을 시작하기 전까지 인가관청(광역상수도의 경우에는 국토해양부장관을 말한다. 이하 제65조에서 같다)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승인을 받은 사항을 변경하려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 다만, 수도사업자가 지방자치단체이면 그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한다.
② 제1항 본문에 따른 일반수도사업자 및 인가관청은 수돗물의 공급조건에 관한 규정을 정하거나 승인할 때에 그 수도의 설치에 든 비용을 전액 수돗물의 요금으로 회수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 요금단가
K-water 수돗물요금은 지역사회의 균형발전,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하여 전국적으로 동일요금을 적용하고 있으며, 수처리공정의 진행 정도에 따라 수종을 구분하여 요금을 적용하고 있다.
(단위:원/㎥)
2) 물 이용부담금은 상수원 수질 개선과 상류 지역 주민 지원을 위해 상수원으로부터 급수를 받는 주민이나 사업주에게 부과하는 비용을 말한다. 참고로 서울시민의 경우 1톤당 170원의 물 이용부담금을 지불하고 있고, 이 제도가 시행된 1999년부터 2011년까지 서울시가 징수한 물 이용부담금은 1조7412억 원(수계기금 재원의 90% 정도가 물 이용부담금)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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