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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정비도 외주용역…"열차 추돌, 예고된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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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정비도 외주용역…"열차 추돌, 예고된 사고" 노후된 열차에 정비인력은 감축…"경정비 직영화해야"
지난 5월 상왕십리역에서 발생한 전동차 추돌 사고 이후, 서울지하철 경정비(輕整備, 간단한 고장을 손보는 정비) 업무의 직영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메트로가 경정비 업무를 외주화하는 과정에서 전동차 정비 주기를 하향 조정하고 정비 인력 역시 감축하는 등, 경정비 외주화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시민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하철비정규지부와 서울지하철노조는 23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와 서울메트로는 안전한 지하철을 위해 경정비 용역을 직영화하라"고 촉구했다.

현재 서울지하철 1~4호선의 전동차 경정비 업무는 서울메트로의 외주 용역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담당하고 있다. 전동차 운행을 위해 필수적인 상시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공기업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지난 2008년 경정비 업무를 외주화했기 때문이다.

이들 노조는 "서울메트로는 전동차 노후화로 고장이 잦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8년 전동차 경정비 업무를 외주화하면서 차량의 정비 주기는 늘리고 업무에 투입되는 인원을 줄였다"며 "지난 5월 상왕십리 열차 추돌 사고와 올해 발생한 수 건의 지하철 안전 사고가 인력 감축과 무분별한 외주화의 결과를 말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5월 발생한 상왕십리역 전동차 추돌 사고 이후 지하철 경정비 직영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무분별한 외주화가 안전 사고를 불렀다는 지적이다. ⓒ프레시안(선명수)

당장 249명의 부상자를 낳은 상왕십리역 전동차 추돌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신호 오류'로 판명됐다. 열차 운영에서 가장 필수적이며 승객의 안전과도 직결된 신호체계를 관리하고 유지하는 일은 서울메트로가 아닌 민간 업체가 담당하고 있다. '공공기관 정상화'라는 명목으로 진행된 규제 완화가 외주화와 맞물리면서 안전 사고를 불렀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관련 기사 : '불안불안' 지하철, 사고 부르는 '외주화')

특히 심각한 점은 이 외주화 과정에서 인원 감축은 물론, 노후화 된 전동차의 정비 주기마저 늘어났다는 점이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상왕십리역 사고 이후 6개월 동안 실태조사를 벌인 끝에 발표한 '서울지하철 경정비 비정규직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전동차의 일상 검사와 같은 경정비 주기는 2개월에서 3개월로, 중정비 주기는 4년에서 6년으로 늘어났다.

현재 서울메트로가 보유한 차량 중 16년 이상 노후화된 차량이 60%가 넘는 마당에, 정비를 더 자주하기는 커녕 그 반대로 간 것이다. 더군다나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2년 철도안전법이 개정되며 기존 40년이었던 철도의 내구 연한 관련 규정이 아예 삭제돼, 사실상 열차의 무기한 사용이 가능해진 상태다.

더불어 이 외주화 과정에서 정비 인원 역시 감소, 경정비 인원은 2008~2009년에 걸쳐 84명, 중정비 인원은 같은 기간 117명이 줄었다.

실태조사를 진행한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이남신 소장은 "서울지하철의 경정비 업무는 시민의 생명 및 안전과 직결된 상시·지속적인 업무인 만큼 외주화가 아닌 직영화와 직접 고용이 답"이라며 "비용 절감을 위해 용역에 맡긴다면 결국 그 피해는 시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지하철노조는 "서울지하철 경정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겪는 고용 불안과 임금 격차, 불리한 업무 분장 등은 안전한 전동차 정비에 악영향을 미치고있다"면서 "안전한 지하철을 만들기 위해선 경정비 직영화가 가장 단순하고 자연스러운 해결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25일부터 진행될 사측과의 교섭에서 경정비 직영화를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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