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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전날 자신의 '개헌' 발언에 대해 해명하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공식 사과했다. 집권 여당 대표가 대통령의 심기를 살피느라 발언을 철회한 것이라는 해석이 야당에서 나왔다.

김 대표는 17일 오전 새누리당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전날 자신이 한 발언(☞관련 기사 : 김무성 "정기국회 끝나면 개헌 논의 봇물터질 것")에 대해 "정식 기자간담회 다 끝나고 식사하는 자리에서 같은 테이블 기자와 환담하던 중, 한 기자가 한 개헌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며 "이렇게 민감한 사항은 답변하지 않았어야 하는데 제 불찰"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이어 "대통령께서 아셈(ASEM) 회의에 가 계시는데 제가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박 대통령에게 사과했다. "제 불찰로, 연말까지 개헌 논의 없어야 되는데 이렇게 크게 보도가 된 데 대해서 죄송하다"는 것.

김 대표는 자신의 전날 발언 취지에 대해 "분명히 정기국회 끝날 때까지 개헌 논의를 하지 말아야 된다는 것을 제가 강조했다"며 "다만 정기국회가 끝나면 개헌 논의가 많이 될 것을 걱정했다"고 했다. 그는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 일절 우리당에서 개헌 논의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도 뒤를 받아 "대표 말대로 정기국회까지 일절 당에서 개헌 문제를 언급하지 않도록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평소 생각한 것을 말했는데 이렇게 폭발적으로 (보도가) 될지 몰랐다"고 했다. 전날 발언 이후 청와대에서 연락받은 게 있냐는 질문에는 "전혀 없었다"며 "어쨌든 대통령한테 미안하지 않느냐. 가서 고생하시는데 '대통령과 정면충돌', '돌직구' 이렇게 (신문에) 났으니"라고 했다.

그는 "'바로 꼬리 내렸다' 이렇게 (보도)되겠지만 대통령에 대한 예의를 갖춘다고 하는 것"이라며 "이럴 때는 빨리 해명하고 잘못된 것은 잘못한다고 하고 끝을 내야 한다. 나는 공인이니 내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 내 입장을 얘기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정기국회 때까지 언급 말자는 것은 다음해에 논의를 주도적으로 하겠다는 것인가'라는 취지의 질문에 대해 김 대표는 "그럴 생각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야당은 김 대표의 '사과'에 대해 "대통령 한 말씀에 모든 것이 좌지우지돼선 안 된다"며 김 대표가 박 대통령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박지원 비대위원은 이날 아침 당 확대간부회의 도중 김 대표의 발언 내용이 전해지자, 자신의 발언 순서가 지났음에도 추가 발언을 신청해 "김 대표가 개헌 발언을 하자 청와대에서 발끈한 것 같다"며 "집권 여당 대표가 청와대 지시 받고 움직이는 정치"라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은 "개헌은 박 대통령도 후보 때 공약한 것"이라며 "국회에서 논의하던 것에 여당 대표가 이야기했는데 '죄송' 운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개헌은 계속 추진돼야 한다"고 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도 뒤이어 "집권 여당 대표가 개헌을 이야기했다가 청와대 눈치를 보는 이런 사태야말로 '대한민국이 제왕적 대통령을 갖고 있다. 이것을 고쳐야 한다'는 것(현행 헌법의 문제점)을 더 드러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