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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국제시장> 대체 왜 논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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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국제시장> 대체 왜 논란일까? 정치를 배제한 감독의 선택이 이념 논란 키웠다
개봉 15일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국제시장>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제시장>은 영화 <해운대> 감독 윤제균 씨가 다시 메가폰을 잡은 영화다. 줄거리는 '한국판 포레스트 검프'라고 평가받는다.

영화는 1950년대 한국 전쟁 이후 1960~1990년대의 우리나라 고속성장시대를 다루고 있다. 남동생 대학교 입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독일에 광부로 떠나는 일부터, 베트남으로 건너가 기술 근로자로 일하는 일, 이산가족 상봉 등 급성장한 한국 현대사 등을 한 가족의 일대기로 풀어낸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이 영화가 한국현대사의 어두운 부분을 외면함으로써 산업화 세대를 미화했다는 평가로부터 시작됐다. 영화평론가이자 방송인인 허지웅 씨가 지난 25일 '진중권·허지웅·정유민의 2014 욕 나오는 사건·사고 총정리'라는 제목의 <한겨레> 좌담 기사에서 영화 '국제시장'에 대해 비판적으로 평론했다.

ⓒ㈜JK필름

허지웅-진중권 비판에 윤제균 감독 "정치 아닌 가족적 시각에서 봐주길"

허지웅 씨는 여기에서 "머리를 잘 썼다. 어른 세대가 공동의 반성이 없는 게 영화 '명량' 수준까지만 해도 괜찮다"면서 "그런데 '국제시장'을 보면 아예 대놓고 '이 고생을 우리 후손이 아니고 우리가 해서 다행이다'라는 식이다. 정말 토가 나온다는 거다. 정신 승리하는 사회라는 게"라고 밝혔다.

그러자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이 재빠르게 허 씨 발언을 '좌파 평론가 말말말-국제시장 토 나오는 영화'라는 제목으로 다뤘고 허 씨는 곧바로 자신의 트위터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국제시장> 논란은 이 영화 내용에 대한 이념논쟁으로 번지는 모양새가 됐다.

허 씨는 "남조선 인민공화국 국영 방송이자 TV조선이 오늘은 또 전파 낭비의 어느 새 지평을 열었을까요. 아, 오늘은 제가 하지도 않은 말에 제 사진을 붙였군요 저게 TV조선에 해당되는 말이긴 하죠"라며 "영화에 대한 평을 한 것이 아니라 이데올로기적 함의를 이야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도 영화에 비판적이다. 그는 31일 트위터를 통해 "산업화 시대의 '아버지'라는 신체가 어떻게 만들어졌느냐. 나름 진지하게 다룰 가치가 있는 주제인데, 감독은 정면승부 대신에, (우리 세대라면 자라면서 지겹게 들었을) 이야기를 썰렁한 개그와 싸구려 신파로 재포장해 내놓는 길을 택한 듯"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거 보고 감동을 먹었다면, 그걸로 된 거고, 그거 보고 역겨웠다면, 그걸로 된 거고. 문제는 영화에 대한 평가에서까지 국론통일이 이뤄져야 한다고 믿는 일부 모지리들의 70년대 멘탈리티겠죠"라고 덧붙였다.

이렇듯 논란이 커지자 <국제시장> 윤제균 감독이 직접 나서서 해명에 나섰다. 윤 감독은 31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께 감사드리는 마음에서 만든 영화"라며 "정치적 이슈가 아닌 가족적 시각에서 봐주시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이어 윤 감독은 "미국 현대사를 다룬 <포레스트 검프>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에서도 근현대사를 다룬 영화가 있는데 우리나라엔 아직 없는 것 같다"며 "다른 영화를 참고하면서 새롭게 창조하려고 한 부분도 있다"고 언급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가족을 위해 '희생'한다는 점이 근현대사를 다룬 외국영화와 주인공의 캐릭터 면에서 차이가 난다"고 덧붙였다.

김무성-문재인 나란히 <국제시장> 관람

논란은 정치권으로도 옮겨붙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2014 핵심국정과제 점검회의' 모두에 "애국가에도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라는 가사가 있지 않나. 즐거우나 괴로우나 나라 사랑해야 되고, 또 최근 돌풍을 일으킨 영화(국제시장)도 보니까 부부싸움 하다가도 애국가가 들리니까 국기배례를 하고…"라며 국민과 공직자의 애국심을 강조했다.

31일에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 이 영화를 관람했다. 두 사람은 여야의 차기 대선후보로 꼽힌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사무처 직원들과 서울 영등포의 한 영화관에서 '국제시장'을 관람하는 것으로 종무식을 대신했다. 김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 영도는 영화의 배경인 국제시장에 인접해 있다.

문재인 의원의 지역구도 부산 사상구다. 문 의원은 당 실버위원회 소속 노년층 당원, 대학생위원회 당원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했다. 일각에선 이념 편향 공격을 받고 있늠 문 의원이 보수층 끌어안기의 일환으로 영화를 관람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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