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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여전히 사학비리 숙주 노릇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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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교육부, 여전히 사학비리 숙주 노릇 하는가?" [상지대는 지금‧⑤] "국민 상식 어긋나면 지지받을 수 없다"
또다시 상지대가 내홍에 휩싸였다. 2014년 3월 31일 김문기 아들 김길남 씨가 이사장이 되면서 본격화됐다. 학내 구성원들은 현 이사회를 해체하고 임시이사를 파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프레시안>에서는 상지대가 또다시 혼돈 사태로 가게 된 배경을 살펴본다. 편집자

상지대학교 풍경 하나, 학원 민주화를 주장하는 교수가 부당하게 파면되고 총학생회장을 포함한 학생회 간부들이 무기정학의 징계를 받는 등 구성원의 자치 활동이 심각하게 억압받고 있다.

상지대학교 풍경 둘, 김문기가 직원 경력이 없는 친인척을 포함한 측근 4명을 3급, 5급 등 고위 직급으로 '특별채용'하여 사무처장과 총무부장 등 주요 보직에 임명하였고, '보안요원'을 계약직 직원으로 채용하여 구성원의 자치 활동을 폭력으로 탄압하고 있다.

상지대학교 풍경 셋, 상지학원 이사회는 현재 이사가 한 명도 존재하지 않는 완전한 ‘이사 부존재’상태이다. 그러나 임기가 만료된 이사들이 ‘긴급사무처리권’으로 교수를 파면하고 정관을 변경하고 직원을 특별 채용하는 등 비정상적으로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

2015년 을미년 새해가 시작되었다. 누구나 새해가 되면 희망찬 한해를 꿈꾸며 새로운 계획을 세울 것이다. 그러나 상지대학교 구성원들은 대학의 미래를 걱정하고 더 나아가 자신의 불투명한 미래를 걱정하느라 희망찬 새해를 제대로 맞이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최근의 상지대 풍경들 때문이다.

한때 사학 민주화의 모범적인 전형으로 인정받으며 중부권 최고의 명문대학으로 도약하던 상지대학교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가? 그 배경에는 국가의 입법·사법·행정이 사학비리의 뒷배가 되었기 때문이다. 2007년 당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이던 박근혜 대통령은 촛불시위 등으로 강력하게 저항하며 사립학교법을 개악하였고, 2007년 대법원은 상지대학교 판결에서 사학비리를 저질렀던 자를 종전이사로 인정하여 옹호하였으며, 2010년 사학분쟁조정위원회는 사학비리자인 종전이사에게 이사 정수의 과반수 추천권을 부여하였다. 이런 과정을 통해 대부분의 대학에 사학비리자들이 복귀하였고, 상지대학교도 사학비리의 대명사인 김문기가 복귀하게 되었다.

▲ 지난 1월 9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서울호텔 앞에서 상지대학교 총학생회와 학교 관계자들이 김문기 총장의 퇴진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지난 1993년 부정입학 혐의 등 사학비리의 상징으로 구속되면서 상지학원 이사장에서 물러났던 김 총장은 지난 8월 열린 이사회에서 총장으로 선임됐다. ⓒ연합뉴스

김문기의 복귀 과정은 다음과 같다. 지난 2014년 3월, 상지학원 이사장을 포함한 3인의 이사들은 김문기측 이사들의 협박과 전횡 등 ‘임원간의 갈등’으로 끝내 사퇴하였다. 그 이후 김문기의 하수인으로 구성된 상지학원 이사회는 김문기의 차남인 김길남을 이사장으로 선출한 뒤 7월 28일 김문기를 이사로 선임하고, 급기야는 8월 14일 김문기를 총장으로까지 선임하였다. 83세의 노구를 이끌고 상지대학교 총장으로 부임한 김문기는 사학비리로 퇴출된 이후의 20년 세월에 대한 한풀이를 하듯 칼춤을 추면서 상지대학교를 동토의 왕국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역사는 ‘자유의 획득 과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자유는 저절로 획득되지 않는다. 이성(理性)이 비이성의 억압과 속박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다. 역사는 진보한다는 또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인간의 이성은 결국 자유를 획득할 수 있다. 그러나 자유를 획득하는 과정은 지난하고 힘이 들게 마련이다. 상지대학교 구성원들은 역사의 명제를 회피하지 않았다. 비이성과 비정상적인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피눈물을 흘렸다. 파면과 무기정학이라는 징계를 받았고, 단식을 하였으며, 찬바람을 맞아가며 천막농성도 하였다. 또한 학생들은 학생의 권리를 포기하면서까지 수업거부를 단행하면서 비이성에 맞서 싸웠다. 이 부단한 노력의 결과로 교육부의 ‘특별종합감사’를 이끌어 냈다.

교육부는 2014년 11월 24일부터 12월 11일까지 3주 동안 상지학원과 상지대학교에 대한 특별종합감사를 실시하였다. 이미 황우여 교육부 장관이 여섯 차례에 걸쳐 김문기 총장 선임의 부당성을 언론에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고, 교육부는 감사계획을 발표하면서 동시에 김길남 이사 등 5인의 이사연임 신청을 반려하였다. 이에 상지대학교 구성원들은 특별종합감사의 목적이 상지학원의 정상화를 위한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감사 종료 후 두 달이 경과한 지금, 교육부는 이상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문기를 사퇴시키고 상지대 정상화를 위한 방법을 찾고 있는데 쉽지 않다는 말만 언론과 정치권에 흘리면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더 나아가 청주대 사례를 언급하면서 상지대도 같은 방식의 해결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한다.

사학비리 주범 김문기는 반드시 상지대 총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그러나 김문기의 총장직 사퇴가 상지대 사태 해결의 전부는 아니다. 작금의 상지대 사태를 야기한 근본 원인인 이사회가 정리되어야 상지대 사태가 해결될 수 있다. 이사회 내에서 임원간 갈등을 유발하고 학교 운영에 막대한 장애를 야기한 이사들을 해임한 후에 덕망과 식견을 갖춘 공익적이고 중립적인 인사들을 이사로 파견하는 것이 상지대 사태를 해결하는 유일한 길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난 2014년 11월 17일 교육부가 상지학원에 발송한 공문을 보면 교육부도 상지대 구성원들의 의견과 동일한 법률적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공문에서 교육부는 김길남 이사 등 5인의 연임신청에 대해 ‘당해 학교 운영에 중요한 장애를 야기하였다’는 이유로 사립학교법 제20조의2를 적용하여 임원취임 승인신청을 반려하였다. 이렇게 해서 특별종합감사를 실시했던 교육부가 감사가 끝난 후에는 전혀 다른 소리를 하고 있으니 납득하기 어려운 처사이다.

우리는 과거 상지대를 대상으로 실시된 몇 차례의 감사에서 교육부가 보여준 행태를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다. 오늘날의 교육부가 사학비리를 옹호하고 구성원을 억압하는 것에 동조했던 과거 문교부의 악습을 되풀이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작년의 수원대 감사 조치와 최근의 교육부 행보를 보면서 교육부가 여전히 사학비리의 숙주 노릇을 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 버리기 어렵다.

언제부터인가 상지대는 사학 민주화의 바로미터가 되었다. 상지대 사태에 대한 교육부의 조치가 국민과 여론의 관심을 받는 이유도 이것 때문이다. 전 국민이 지금 교육부의 결정을 지켜보고 있다. 교육부가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는지, 황우여 부총리가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 책임을 질 것인지, 정부가 김문기와 같은 사학비리 주범을 총장으로 인정할 것인지 궁금해 하고 있다.

김문기 총장은 상식이 아니고 상지대 사태는 대학 본연의 모습이 아니다. 그러므로 황우여 부총리와 교육부는 가장 상식적인 기준을 원하는 국민들의 생각이 시험에 들게 해서는 안될 것이다. 국민의 상식에 어긋나서는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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