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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태호-오신환, '체급'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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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문재인 "정태호-오신환, '체급'이 다르다" 권노갑·박지원 관악 방문…"4.29는 부패 정권 심판"
"정태호 후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만든 평민당(평화민주당) 관악 지구당의 사무국장을 지냈다. 지금까지 다른 데 기웃거리지 않고 오로지 관악에서 정치를 해 왔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모두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내 나이가 지금 86세다. 무슨 욕심이 있겠나. 욕심이 있다면 정권 교체다." (권노갑 새정치연합 고문)

"매일 정태호 후보의 손을 잡고 관악 을구 주민들에게 호소하겠다고 약속드린다. 정태호 후보가 4월 29일 당선되는 것이 내년 총선과 2017년 정권 교체의 길이다." (박지원 새정치연합 의원)

"오늘부로 야권 분열과 그로 인한 어부지리 식 새누리당 승리라는 지역 주민들의 우려는 끝이다. 제가 총·대선 승리의 밀알이 되겠다. (정태호 새정치연합 4.29 재보선 관악을 지역 후보)

10일 오후 서울 관악에서 열린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 선거대책본부 발대식은 '단결'을 외치는 목소리로 가득 찼다. 최근 새삼스레 다시 불거진 계파 갈등을 이날 만큼은 찾아볼 수 없었다. 흔히 말하는 친노(親노무현)계건 동교동계건 모두의 발언은 한 곳을 향했다. '2017년 정권 교체.'

관악은 4.29 재보선 최대 격전지이자, 문재인 대표와 동교동계의 불화설로 더 주목을 받게 된 지역이다. 그 때문인지 이날 관악을 선거대책본부 발대식엔 새정치연합 주요 인사들이 대거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권노갑, 박지원, 김옥두, 임채정, 김원기, 정세균, 한명숙, 이훈평, 이협, 박병석 등 당의 고문이나 원로 인사들이 총출동했고, 문 대표와 당의 최고위원(우윤근, 전병헌, 유승희, 이용득 등), 현역 의원들도 20명 가까이 참석했다.

정태호-김대중 인연 부각…"오신환과는 체급이 다르다"

문재인 대표는 관악 특유의 '야성(野性)'에 호소했다. 관악은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 당선 때 호남 밖에서 최다 득표를 한 곳이자, 노무현 대통령 당선 때 마지막 유세를 한 곳이고, 지난 대선 때에도 제가 호남 밖에서 가장 크게 이긴 곳"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문 대표는 이어 그런 관악에 정 후보가 누구보다 걸맞은 의원이 될 것이라고도 호소했다. 그는 "이번 재보선 당선 의원은 임기가 1년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그래서 웬만한 초선 의원이면 눈치 보다 끝나버린다"며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정 후보가 지난 노무현 청와대에서 정책조정비서관과 정무기획비서관, 대변인을 지냈던 것을 설명한 후 "우리 정 후보는 당선되면 곧바로 큰 역할을 할 사람이다. 새누리당 후보하고는 체급이 다르다. 깜이 다르다"고도 연설했다.

이어 문 대표는 "정 후보가 지금 제 정무 특보를 하고 있는데, 그런 정 후보가 이곳 관악 발전을 위해 한 공약을 제가 책임지지 않을 수 없지 않겠나"라면서 "또 관악 발전 공약 가운데 서울시가 도와야 할 일은 박원순 시장이 책임져 주지 않겠느냐"라면서도 표심을 파고 들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관악이 서울에서 비교적 낙후한 지역임을 '야당 탓'으로 돌리며, 위험 주거 지역에 사는 주민을 보호하기 위한 '오신환 특별법'을 만들겠다고 공약하고 있는 것에 대한 대응 격이다.

▲ 권노갑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사진은 권 고문이 9일 광주 서구을 새정치연합 조영택 후보 선거운동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다. ⓒ연합뉴스

권노갑·박지원 "분열은 패배…단합이 2017년 정권 교체 길"

선대본 발대식에 참여한 이들의 눈은 사실 초지일관 권노갑 고문과 박지원 의원의 입을 향하고 있었다. 문 대표의 축사가 마무리된 후 발대식 장소 한 가운데서 마이크를 들고 나선 권 고문의 표정은 밝아 보였다.

권 고문은 정동영 국민모임 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정당 정치를 잘 성숙시켜서 민주주의를 발전시켜야 하는 이 마당에 정당을 버리고 나가는 사람이 있다"면서 "우리 헌정 사상 (전) 대통령 후보가 탈당 해 무소속으로 (선거에) 나가는 일이 이제까지 없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마지막 남은 '불화설'까지도 모두 잠재우겠다는 듯 "내 나이가 지금 86세인데 무슨 욕심이 있겠나. 욕심이 있다면 정권 교체"라면서 "우리 국민이 행복하고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정치를 위해 내 마지막 여생을 바치겠다"고 외쳤다.

권 고문이 축사 후 자리로 돌아오자 오른쪽에선 문 대표가 왼쪽에선 박지원 전 대표가, 뒤에서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그에게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이어 마이크를 넘겨 받은 박지원 의원은 '분열은 패배'라고 거듭해서 강조했다. 지난 당 예비후보 경선 당시 정 후보의 상대편인 김희철 전 의원을 지원했던 박 의원은 이날 "김희철 전 의원이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았지만 저는 (곧 정 후보를 도와주리라고) 믿는다"고 했다.

박 의원은 "어제도 김희철 전 의원에게 전화를 해서 '우리 함께 돕자'고 제안했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처럼 9일부터 본격 착수된 권 고문의 4.29 재보궐 지원으로 지난 며칠 정가를 달궜던 새정치연합 내 계파 갈등은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그러나 관악을 지역에선 김 전 후보가 끝내 정 후보를 지원하지 않는다면,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계속되고 있다.

"성완종 리스트로 드러난 정권 부패, 4.29 선거로 심판해야"
가계부채·전월세난·서민증세 부각하며 '경제 심판론'도 제기

선대본 발대식은 주로 '화합과 통합'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채워졌지만, 박근혜 정부와 여권을 향한 '심판론'도 역시나 제기됐다. 특히 이날 오전 알려진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리스트(로비성 자금을 건넨 대상과 액수를 적은 것으로 보이는 메모)'를 거론하며 추미애 최고위원은 "정권 부패 심판'을 외쳤다.

추 최고위원은 "마지막으로 성 회장이 남긴 리스트는 정권 실세들의 부패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라면서 "기업의 특혜를 봐주면서 그 기업을 정권의 사금고처럼 활용했다. 정권 부패를 심판해야 하는 이런 엄중한 때에 우리 분열은 용납되지 않는다"고 했다.

추 최고위원은 앞서 지난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주류 60%, 비주류 40% 당직 분배 관례'를 문 대표에게 전달했다고 하는 권 고문 등을 향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뜻이 가신들 지분 챙기라는 데 있지 않았을 것"이라는 격한 공개 발언을 했었다.

정 후보 또한 '성완종 리스트'로 제기되는 정권 부패를 거론하며 야권표심을 자극했다. 그는 "이 정부가 얼마나 부패로 탄생한 정부인지 성완종 리스트가 모든 것을 증명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 지역 서민이 죽어가는 것도 박근혜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 때문이다. 이번 선거로 심판해야 한다"고 외쳤다.

이날 발대식에선, 커다란 모형 지갑에서 박근혜 정부 경제 정책 실패 사례로 꼽히는 △가계부채 △전·월세난 △서민증세 카드를 뽑아내고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제 공약인 △공정한 세금 △골목 상권 (강화) △보육·교육 복지 (지키기) 카드를 새로 집어넣는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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