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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철도 민영화 다시 불 댕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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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철도 민영화 다시 불 댕겨 세월호 참사에도 철도 안전 관련 업무 아웃소싱
정부가 공공 부문 민영화 관련 '2단계 대책'을 발표하면서, 안전에 직결된 철도 차량 정비, 유지·보수 분야를 장기적으로 분리하고, 민간 아웃소싱도 늘리기로 해 논란이 일 전망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 산업'을 육성하는 등 안전 관련 정책을 강화하기로 한 방안에 사실상 역행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철도 민영화' 논란에 다시 불을 지핀 것으로도 해석된다.

기획재정부가 27일 발표한 '공공 기관 3대 분야 기능 조정 추진 방안'(SOC, 농림·수산, 문화·예술 분야) 중 SOC(사회간접자본) 분야를 보면, 철도 분야와 관련해 몇 가지 키워드가 눈에 띤다.

먼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철도시설공단의 정비·유지·보수 부문에 대한 아웃소싱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안전 확보 및 경영 효율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전국철도노조(철도노조) 등은 "안전 확보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정부는 차량 정비와 관련해 "전문 정비 업체 인증제 등 안전 확보, 경정비 분야 위주로 아웃소싱을 확대"하고, 유지·보수와 관련해 "철도시설공단의 관리·감독 기능 강화로 안전 제고, 아웃소싱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2016년에 유지·보수 서비스 평가를 시행하게 된다. 아웃소싱은 주로 민간 기업들이 맡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쉽게 말해, 안전과 직결된 문제인 차량 정비, 선로 보수 등을 코레일과 분리된 외부 업체에 맡기도록 하고, 특히 여기에 민간 자본을 참여시키겠다는 것으로 설명된다. 효율화를 위해서다. 그러나 차량 정비, 선로 보수 등은 비용의 문제로 설명될 수 없는 특수한 부분이다. 특히 민간에 아웃소싱 형식으로 맡기게 될 경우, 비용 문제가 최우선 고려될 수밖에 없다. 그에 따라 차량과 선로 등에 대한 정비 여부가 결정나게 될 수 있다.

또 코레일은 차량 정비·임대, 시설 유지·보수 등 두 분야를 2017년부터 단계적으로 분리시켜, 결국 자회사를 만들기로 했다.

여객, 화물 운송 업무, 그리고 정비·보수 업무는 신속함과 책임성이 어느 분야보다 중요하다. 두 업무는 소통 구조가 일원화돼 있어야 맞다. 소통 구조가 이원화되면 자칫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를테면 기관사(코레일 소속)가 선로 결함을 발견했을 경우, 기존에는 시설 보수팀에 바로 보고한 후 조치가 가능해왔다. 그러나 시설 보수팀 자체가 별도 법인이나 민간 기업 소속일 경우, 의사 결정이 늦어질 수 있고 소통이 잘 되지 않을 수 있다. 시급한 결함 수리에도 공문이 왔다갔다 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한 철도 관계자는 "적자 난다고 정비, 보수를 안할 수 있나? 그런데 민간이 맡으면 안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기획재정부는 코레일의 "안전 관련 기능은 강화하고 고비용 구조를 효율화"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이 방안이 발표되기 하루 전인 26일 '공공 기관 기능 조정, 핵심 기능 강화·민간 참여 확대'라는 제목의 보도 자료를 내고 코레일 등 개혁의 추진 배경으로 "공공 부문 직접수행이 불필요한 사업은 철수․축소하여 민간 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목적을 명시했다. 모순이다. 정부는 겉으로 안전을 중시한다면서, 실제로는 비용 절감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해 놓은 셈이다.

철도 민영화 양대 축공항철도 민간 매각-자회사 분리

차량 정비 및 선로 유지·보수 분야에서 민간 참여를 늘린다는 것은 정부 전체 계획의 일부일 뿐이다. 정부는 그 외에도 여객 분야를 민간에 개방하고, 물류(화물) 분야를 자회사로 분리키로 하는 등의 계획을 내놓고 있다. 2017년부터는 특히 물류와 선로 유지·보수 분야가 단계적으로 자회사로 전환시킨다. 지난 2013년 철도파업 이전부터 정부가 추진해온 '철도 민영화 로드맵'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으로 해석된다. (관련기사 : '철도 민영화' 로드맵 내놓은 국토부…"공공성 후퇴", [단독] "철도 민영화는 국가 정책"…'철도 화물 민영화'에 주목)

여객 부문에 있어서 관심사는 수서발KTX에 이어, 공항철도까지 민영화를 하는지 여부다. 정부는 "여객·물류: 경쟁 체제 강화 및 비용구조 합리화"를 통해, 여객 분야의 경우 "신규 운영자 선정 등으로 경쟁 요인 강화, 보조금 입찰제를 통해 적자 노선 지원 소요 축소"를 제시했다. 돈 안되는 노선은 폐지하고, 민간 철도 업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코레일공항철도(공항철도) 지분 매각 부분도 눈에 띤다. 이는 사실상 공항철도의 민영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공항철도 지분 88.8%를 매각하고, 민자 역사 7개의 지분도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련 기사 : 정부, 인천공항철도 매각 계획…"가장 악질적인 민영화")

물류 부문은 자회사로 분리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자회사는 매각을 위한 전단계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철도를 부문별로 쪼개 분리 매각할 수 있는 길이 트이게 되는 셈이다.

철도노조는 성명을 내고 "정부는 열차 안전과 철도 공공성을 스스로 포기할 것인가"라며 "공공 부문 직접 수행이 불필요한 사업의 폐지‧축소, 기관 간 유사‧중복 해소 등을 통해 기능을 재편한다는 것(정부의 설명은)은 '민영화', '구조 조정'이라는 표현이 많은 국민에게 거부감을 주게 되자 말을 살짝 바꾼 것"이라고 비판했다.

철도노조는 "이번 '2단계 정상화' 추진은 4대강 사업이 마무리되고 SOC 건설에 대한 투자가 감소함에 따라 공공부문의 각종 주 사업 및 부대 사업 그리고 유지 보수와 같이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던 재벌 기업에 선물보따리를 알아서 내어주는 몰상식한 작태라 아니할 수 없다"며 "또한, 시설 유지·보수 분야의 아웃소싱을 확대하겠다는 것은 열차 안전을 스스로 포기하겠다는 고백에 다름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철도노조는 "망 산업인 철도를 조각내거나 민영화하는 것은 안전을 위해서도 또 국민 경제적인 면에서도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민영화란 곧 요금 인상과 서비스질 저하, 비정규직 양산과 사고의 증가로 귀결되었기 때문"이라며 "정부는 거짓된 민영화와 구조 조정 계획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국민의 안전과 행복한 삶을 위해서도 재벌에 편중된 정책을 청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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