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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52) 작가의 표절 논란에 창비, 문학동네 등 문학계 주류가 침묵을 지키는 가운데, 창비 직원들이 나서서 자사를 비판하기 시작했다.

창비는 표절 논란에 휘말린 '전설'이 수록된 단편집을 펴냈다. 표절 논란이 커지자 창비는 "표절이 아니"라는 공식 입장을 냈다. (☞관련 기사: 신경숙 표절 논란… 고종석 "이건 창비의 타락")

지난 17일 '창비직원A'라는 이름의 한 누리꾼(누리꾼 A)은 자신의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 계정(@unknownmembera)을 통해 "오늘 회사가 발표한 입장이 부끄럽고 실망스러워 계정을 만들"었다며 "왜 사측으로부터 이 사태에 대한 어떤 입장도 들을 수 없"느냐고 따졌다.

누리꾼 A는 백낙청 서울대학교 명예교수가 올해 신년사에서 했다는 이야기를 인용하며 창비의 침묵에 실망감을 표했다. 백 명예교수는 계간 <창작과비평>을 중심으로 오늘날의 창비를 만든 상징적 인물이다.

누리꾼 A는 "각자의 자리에서 창비 직원으로서의 마음가짐을 세우자"는 백 명예교수의 말을 인용해 "지금 이 사태 앞에서 저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업무를 보아야 합니까"라고 창비에 물었다. 또 그는 "특히 간부급은 갑질의 유혹에 놓이지 말자"는 말도 백 명예교수가 했다며 "오늘 회사의 기괴한 입장 표명이 바로 한국 문학에 대한 '갑질'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라고도 따졌다.

누리꾼 A의 용기에 반했다며 또 다른 누리꾼 '직원 Z'(누리꾼 Z)도 SNS 계정(@unknownmemberz)을 만들어 회사의 입장을 비판했다.

누리꾼 Z는 "한 동료가 '창비가 아니라 창피'라는 전화를 받았"다며 "차라리 창비의 그냥 독자이고 싶다. 왜 부끄러움은 나의 몫인가"라고 자조했다. 또 그는 "창비의 노동자들이 모두 창비의 공식 입장과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라며 "굳이 따진다면 신경숙의 표절 문제보다 창비와 한국 문단의 인식 수준의 문제가 더 비교 우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누리꾼 다수도 신경숙 씨의 해명뿐만 아니라 출판사 창비의 해명에 불신을 표시하는 분위기도. 한 누리꾼은 창비를 상징하는 <창작과비평>에 빗대 "'표절과 두둔'으로 출판사 이름을 바꾸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