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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의 <암살> 비판, 도둑이 제 발 저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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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의 <암살> 비판, 도둑이 제 발 저려서? 민언련 "<동아>, 친일청산 열기 커지는 것 두려워 해"
<동아일보>가 흥행 영화 <암살>의 흥행을 불편한 눈으로 바라보는 칼럼을 게재한 가운데, 역사적 사실에도 눈 감고 이른바 '좌파'를 비판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13일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친일파'가 '우파' 행세하고 있음을 스스로 고백한 동아일보'라는 논평에서 "(<동아일보> 칼럼이) 악질적인 친일파를 남한 우파와 동일시하고 있다"며 "친일청산에 대한 극도의 거부감을 가진 친일파들이 지금 우리 사회에서 '우파' 행세를 하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고백한 셈"이라고 촌평했다.

민언련이 문제 삼은 칼럼은 <동아일보> 12일 자에 실린 홍찬식 수석논설위원의 '영화 '암살'의 역사 왜곡'이다.

신문은 영화에서 일본의 밀정으로 묘사되는 염석진이 실존인물 염동진의 차용이었을 가능성을 전제하고, 김원봉은 "좌파의 상징적 인물"로 설정한다. 이어 "영화 '암살'이 좌파 김원봉을 도드라지게 하고 우파 염동진을 악역으로 묘사한 것을 우연의 일치로 보기는 어렵다"며 "북한이나 좌파 인물에게는 관대한 반면 남한이나 우파의 잘못에 대해서는 유난히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게 역사학계의 분위기"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신문은 영화 <암살>의 흥행으로 인해 한국 사회가 분열될 수 있다는 극우 단체의 주요 잣대를 빌려 썼다. 그 근거로 신문은 "아직 청산하지 못한 친일의 역사가 있다"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말을 인용해 "독립운동과 친일을 대비시키면서 남한을 은연 중 깎아내리는 역사인식"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이러한 시각을 두고 "비단 정치계뿐 아니라 교육현장 등 곳곳에 이런 시한폭탄이 잠재해 있는 게 현실"이라고 묘사하며 "유권자들이 박근혜 대통령을 선택한 이유 중에는 이처럼 혼란스러운 국가 정체성을 확실히 바로잡으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동아일보>의 이와 같은 해석을 두고 민언련은 "황당한 궤변"이라며 "친일파의 변신이 굴절된 우리 역사의 표본처럼 이어져 왔던 것은 명백한 사실인데도 도대체 어디에 왜곡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칼럼은 반민족 행위를 한 친일파에 응당한 처벌을 가하고 독립 운동가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역사의 정론으로 세우는 일을 두려워하는 자의 궤변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며 홍찬식 수석논설위원에 대해 "그가 과연 대한민국 주류언론의 논설위원이 맞는지 혼란을 느끼게 한다"고 질타했다.

민언련은 "독립운동은 좌파와 우파라는 정치적 이념을 떠나 민족과 국가의 기틀이 된 숭고한 희생"이라며 "특히 독립운동가 후손을 모욕하고 국민의 정서와 동떨어진 이런 주장이 외부 기고가도 아닌 자사 수석 논설위원의 고정칼럼에 게재되었다는 것 자체가 친일부역언론 동아일보의 정체성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해당 칼럼에서 <동아일보>는 "지난 70년은 친일 변절 독재가 당당하고 부끄럽지 않은 그들만의 조국이었다"는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의 말을 두고 "한국인의 상식으로는 수긍할 수 없는 편향된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의 손자다.

민언련은 김원봉과 염동진에 대한 <동아일보>의 흑백논리에 대해서도 사실부터 틀렸다고 강조했다.

김원봉에 대해 민언련은 "독립을 이루기 위해서는 좌우를 가리지 않고 손을 잡아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한 것이 김원봉이었다"며 1925년 2월 20일과 21일 바로 <동아일보>가 실은 김원봉의 기고문 '합치되는 두 운동, 민족운동과 사회운동'을 예로 들었다.

민언련은 "우리 독립운동은 정통 좌파가 주장하는 계급투쟁이 아니라 종족투쟁 곧 민족투쟁이며 따라서 사회주의 계열과 민족주의 계열이 한데 힘을 합해 독립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었다는 당시 김원봉의 기고 내용을 인용해 "동아일보가 김원봉을 정말 좌파로 단정한다면, 김원봉의 기고문을 싣고 수시로 김원봉의 활동을 보도하던 일제강점기의 동아일보도 좌파 선전지"라고 비꼬았다.

<동아일보>가 염동진을 본땄다고 주장한 영화의 등장인물 염석진에 대해서는 "해방 이후 염석진이 경찰의 간부가 되어 거들먹거리는 장면에서 노덕술을 연상하거나 반민특위 재판정에서 나야말로 애국자라고 강변하는 모습에서 이종형이라는 밀정을 떠올리는 사람도 많다"며 "동아일보가 염석진이 곧 염동진이라고 주장하는 것이야말로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이라고 설명했다.

민언련은 "동아일보는 역사적 사실조차 무시한 채 독립 운동가 김원봉과 친일 밀정 염석진을 제멋대로 좌‧우파로 나눈 뒤, 악질적인 친일파를 남한 우파와 동일시하고 있다"며 "칼럼에는 사상 초유의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암살>로 인해 친일청산의 열기가 커지는 것을 경계하는 동아일보의 속내가 담겨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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