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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의 역사교과서 막후 행적…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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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의 역사교과서 막후 행적…왜? [시사통] 10월 14일 이슈독털
박근혜 정부가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발표하던 지난 12일, 마이크 앞에 선 사람들은 황우여 교육부 장관과 김재춘 교육부 차관, 그리고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 등이었습니다.

발표 내용은 거센 반발을 불러왔지만 발표 주체는 이상한 점이 없었습니다. 주무부처의 장·차관과 실무집행기관의 장을 무대 위에 올린 건 당연한 캐스팅이었습니다.

헌데 '이상한' 일도 있습니다. 일부 언론이 전에 보도했고 <한국일보>가 오늘 다시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황교안 총리가 지난달 15일 서울 모처에서 김재춘 차관과 김정배 위원장을 배석시킨 상태에서 역사학자 7명을 만났다고 합니다. 만남의 명목은 역사 교과서 발행체제 개편 의견을 수렴하는 차원이었다고 하고요.

언론 보도에서 추출해야 할 포인트가 있습니다. 왜 황우여가 아니고 황교안이냐는 점입니다.

총리는 내각을 통할하게 돼 있습니다. 따라서 오지랖을 떨자면 한없이 떨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명목상의 권한은 계통과 관례에 의해 조정돼 왔습니다. 구체적인 실무는 해당부처 장·차관에 맡기는 것으로요.

그런 점에서 황교안의 이른바 '의견수렴'은 이상합니다. 그건 교육부에서 담당해야 할 실무입니다.

<한국일보>는 관련 사실을 전하면서 황교안 총리와 만난 역사학자 7명 중 5명이 국정화에 찬성했다며 이들이 국정교과서 필진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는데요. 이게 만남의 진짜 목적이었다면 더더욱 이상합니다. 의견 수렴을 넘어 필자 초빙은 교육부가 실행할 일입니다. 아니, 황우여 교육부 장관의 발표에 따르면 국사편찬위가 전권을 갖고 진행할 일입니다.

황교안의 막후행적이 의미하는 바를 달리 해석할 길은 없습니다. 그만큼 국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반증으로 해석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총리가 감놔라 대추놔라 할 정도로 정권적 차원에서 일을 추진하고 있다고 해석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나아가 일부 언론은 황우여 교육부 장관이 교과서 국정화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자 황교안 총리가 대신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습니다. 하지만 표면적인 분석입니다. 맥락은 빠뜨린 채 단면만 보는 것이죠.

맥락을 살피려면 다른 사안 하나를 끌어와 종합해야 합니다. 바로 '사정'인데요. 서울중앙지검을 위시한 검찰이 현재 대대적인 사정을 벌이고 있고, 이런 사정이 김현웅 법무장관의 특별한 주문에 따른 것이며, 김현웅 장관의 특별 주문 뒤에 황교안 총리의 컨트롤이 있다는 건 공지의 사실입니다. 달리 말하면 황교안 총리가 사정과 국정화를 직접 관장하면서 일일이 챙기고 있다는 얘기인데요.

사정과 국정화를 한 데 묶는 공통분모는 뭘까요? 도대체 황교안 총리의 역할은 뭘까요?

단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한 말입니다. 박 대통령은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해 "올바른 역사교육 정상화를 이루어서 국민통합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는데요. 밑줄 그어야 하는 부분은 '올바른'과 '정상화'입니다.

박 대통령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의 전제를 '올바르지 못한 역사교육', '비정상적인 역사교과서'로 잡고 있습니다. '다른 교육'이 아니라 '틀린 교육'으로 단정하고 있는 것이죠.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어 '비정상' 대처법은 단호한 응징입니다. 논란을 허용치 않는 비타협적 태도와 반발을 용인치 않는 무관용적 응징입니다. 바로 이런 기조에서 황교안 총리가 등장합니다. 황교안 총리는 잘 벼리어진 ‘칼’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월 황교안 총리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사회개혁과 부정부패 척결의 사령탑이 돼야 한다"고 했었죠? 황교안 총리는 인사권자의 주문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맥락을 이렇게 읽으면 이후 전개될 상황도 얼추 예상할 수 있습니다. 국정화에 대한 저항과 불복종에 칼을 들이댈 겁니다. 황교안 총리가 가장 잘 하는 게 그것이기도 하고요.

(이 기사는 <시사통> '이슈독털'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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