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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연 이재오 "국정화, 밀어붙일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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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연 이재오 "국정화, 밀어붙일 일 아니다" "권력자들 뭐든 할 수 있다고 착각…권력 입맛따라 역사 기술, 옳지 않아"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 지도부가 추진하고 있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에 대해 반대 여론이 높아져 가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 내에서도 회의론이 점차 커지고 있다. 여당 내 비박계에 속하는 정의화 국회의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정병국·정두언·김용태 의원에 이어, 23일에는 이재오 의원이 나섰다.

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필진도 방향도 정해지지 않았는데, 44억 원이나 되는 예비비 예산부터 정해놓고 계획대로 밀고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박근혜 정부의 교과서 국정화 강행을 비판하며 "실행일자를 정해놓고 밀어붙일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2017년에 시행하는 교과서가 어느 한 쪽으로 편향되어 있다면 그 시행이 가능하겠는가? 어느 쪽이든 대선 쟁점이 될 것"이라며 "겨우 1년도 못 사용할 교과서에 100억이나 되는 돈을 쏟아부을 필요가 있는가. '시행해 보고 고쳐도 된다'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했다.

또 이 의원은 "역사 교과서가 어느 한 쪽으로 편향되어서 학생들에게 잘못된 지식이 전달된다면, 그것을 바로잡을 책임은 전문가인 역사학자들에게 있다"며 "사실 이 일은 처음부터 정치권이 나설 일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 사태를 정쟁과 갈등의 장기화로 끌고가면 국력 낭비는 불 보듯 뻔하다"며 "불필요한 데 국력 낭비를 할 때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시간이 걸려도 정부는 국정화가 목적인지, '올바른 교과서'를 만드는 데 목적이있는지, 언제부터 시행한다는 데 목적이 있는지 분명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야당의 '친일·독재 미화 교과서' 주장에 대해 그는 "친일·독재 미화 교과서는 시대의 흐름에도 맞지 않고 가능하지도 않다"며 "만일 국정화가 친일·독재를 미화하기 위한 여권의 음모라면 나는 분명히 반대자 명단 이름을 올릴 것이고 싸울 것이다. 또한 그런 교과서가 나오면 그것은 거대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고 실제 교실에서 수업이 불가능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곡학아세란 말이 있다. 역사가 권력의 입맛에 맞추어 기술되는 것은 어느 시대고 옳지 않다"며 "권력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권력자들은 자기가 밀고 가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줄로 착각하기 쉽지만 세상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앞서 새누리당 출신인 정의화 국회의장은 20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국정이냐 검정으로 가느냐의 문제보다 논의하고 진행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며 "절차를 제대로 밟아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컸다"고 비판했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19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다양성이 사람의 삶을 행복하게 한다"며 "나는 국정화에 반대한다"고 선언했다.

정두언 의원도 20일 교통방송(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방법에 있어서 국정교과서는 답이 아니다.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는 이유는 국론을 통일하기 위해서인데, 오히려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했었다. 정 의원은 지난 15일에도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도 "국정으로 바꾸는 것은 시대에 완전 역행하는 것이다. 다양화, 자유화로 가는 사회에서 갑자기 획일적, 독점적으로 하겠다는 것은 잘못"이라고 했었다.

김용태 의원은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라디오 인터뷰 등을 통해 "(국정화를) 일방적으로 선언해 놓고 따라오라는 식이니 의원들도 당혹스럽다"며 "역사학사 상당수가 불참을 선언해 제대로 된 역사 교과서를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특히 "총선 때 수도권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듯하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정병국 의원도 "교과서 편향·왜곡을 바로잡는 부분이 국정 교과서라는 것은 답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과 남 지사, 정병국·정두언·김용태 의원은 모두 비박계로 지역구가 수도권에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 의원의 우려처럼,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수도권에서는 교과서 국정화 반대 의견이 찬성 의견을 압도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관련 기사 : 국정화 역풍…박근혜-새누리 지지율 동반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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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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