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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리 박근혜'..."위안부 문제 절실하게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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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리 박근혜'..."위안부 문제 절실하게 느껴"? [시사통] 이슈독털 12월 31일

오늘 조간에 두 사람의 두 목소리가 실렸습니다. 위안부 졸속 협상을 주도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목소리인데요.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동아일보> 기자에게 "박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는 전시 여성 인권 피해 문제'라는 확고한 인식을 갖고 있다”며 “여성 대통령이기에 위안부 문제를 더욱 절실하게 느꼈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반면에 중3 딸을 둔 시민 이보라 씨는 <한겨레> 기자에게 "여성인 대통령이 왜 피해 할머니의 아픔을 깊이 공감하지 않았을까"라고 말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공감'을 말했지만 평가는 이처럼 정반대였는데요. 어느 평가가 옳은지를 재는 건 의미없습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울분을 토해내고 있는 상황 아닙니까? 박 대통령은 공감한 게 아니라 계산했고, 계산에 기초해 거래했습니다.

또 하나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현직 청와대 관계자의 목소리인데요. 박 대통령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직접 만나 설득하는 방안과 관련해 이 관계자는 "일단 피해자들이 감정을 가라앉힐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울분을 공감하기는커녕 오히려 '오버'로 폄하했습니다.

참 아이러니 합니다. 공감하지 못하는 박 대통령인데 다른 문제에선 인지상정, 사람됨의 도리를 강조합니다. '배신의 정치'를 운운하고 '진실한 사람'을 거론한 게 대표적 사례입니다. '배신'과 '진실'은 이성의 언어가 아니라 감성의 언어입니다. 인간다움을 구성하는 진정성의 다른 표현입니다. 박 대통령은 그런 언어를 동원해 자신의 정치적 심경에 지지층이 공감하기를 유도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오직 하나, 방향입니다. 박 대통령이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맞춰야 하는 공감과, 정치인이 박 대통령에게 맞춰야 하는 공감의 차이 뿐입니다. 하지만 이건 표면적 차이일 뿐 본질은 같습니다. 같은 속성의 다른 발현일 뿐입니다.

배신의 정치를 운운하고 진실한 사람을 거론한 건 박 대통령에게 맞추라는 요구입니다. 믿음과 진실의 기준을 박 대통령의 마음으로 삼은 것입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감정을 가라앉힐 시간이 필요하다는 언급 또한 박 대통령에게 맞추라는 주장입니다. 위안부 협상에 대한 좋고싫음의 기준을 박 대통령의 마음으로 삼은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속성과 본질은 하나입니다. '온리 박근혜'입니다.

'온리'의 다른 표현은 '공감장애'입니다. 공감은 온 가슴을 다해 받아들이는 것, 역지사지의 도리를 다 하는 것, 자신을 지우는 것입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정반대입니다. 자신을 지우는 게 아니라 자신 밖에 생각하지 않습니다. 박 대통령은 공감하지 못하고 공감하지 않습니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의 말을 상기하면 암울하다 못해 캄캄합니다. "박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는 전시 여성 인권 피해 문제'라는 확고한 인식을 갖고 있다"고 했는데, '확고한 인식'을 갖고 있는 '각별한 관심사'에서조차 당사자들과 공감하지 못하는 형편이라면 관심없는 사안, 비판시하는 당사자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나오겠습니까?

전망형 의문을 표했지만 사실 지난 3년의 경험으로 알만큼 아는 문제입니다. 불통과 대결과 군림으로 나온다는 점을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만에 하나 내년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승리하고 '진실한 사람들'이 대거 국회에 입성하면 이런 모습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예상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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