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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선거구 문제, 여·야·대통령 모두 정상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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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안철수 "선거구 문제, 여·야·대통령 모두 정상이 아냐" 한상진 "이승만 '국부' 호칭, 열린 마음으로 토론" 한발 물러나
국민의당, 이른바 '안철수 신당'이 앞서 자신들이 제기했던 총선 연기 주장의 필요성을 재강조하며 여야와 박근혜 대통령까지 싸잡아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앞서 나가고 있는 야권 내의 인재 영입 경쟁 국면에서 벗어나 '기성 정치 대 새 정치' 구도로 가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한편 이승만 전 대통령을 '국부'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한상진 신당 창당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이 전 대통령의 위상을 어떻게 정립하는 것이 좋은가는 열린 마음으로 토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4.19 유가족들에게 이해를 구하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안철수 "기득권 거대양당, 선거구 무법사태 공동책임"


안철수 의원은 17일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 당사에서 열린 창준위 기획조정회의에서 "선거구를 획정하지 못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이야말록 초유의 일"이라며 "벌써 보름 이상 무법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국회의원 선거를 불법, 무법으로 만들고도 태연하다"며 여야를 싸잡아 비판하고 "기득권 거대 양당은 급할 것이 없으나 정치에 첫발을 내딛는 신인들은 당연히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안 의원은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국민 앞에 사과하고 당장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상황이 이 지경인데 대통령은 국회 탓만 하고, (여당) 원내대표를 외국에 (특사로) 보낸다. 한마디로 여야, 대통령 모두 정상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기득권 거대 양당인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불법, 무법사태의 공동 책임자이며 피해자는 국민과 신진 출마자들"이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13일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의 총선 연기 주장에 대해 "6.25 전쟁 중에도 총선을 치렀다"고 반대 입장을 밝힌 데 대해 "거짓말"이라며 "2대 총선은 6.25 이전인 (1950년) 5월 30일이었다"고 꼬집기도 했다. 안 의원은 창준위 인재영입위원장 자격으로 발언했으며, 발언 순서는 4번째였다.

김한길 상임부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이 패권정치에서 벗어나려는 듯한 조짐을 보이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고 아직도 그 의지를 신뢰할 만한 수준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김종인 전 경제수석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해 전권을 맡기고 문재인 대표가 곧 2선 후퇴를 하겠다고 밝히면서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데 대한 견제 격이다.

김 부위원장은 "정치 전반이 발전을 위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반론이기도 하지만, 안철수 신당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국면을 맞고 있음이 행간에 드러나는 말이다. 특히 이같은 언급은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변화가 긍정적인 면이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말 뒤에 바로 이어 나왔다.

한상진 교수와 함께 공동 창준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여준 전 장관은 이날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윤 전 장관 위원장직을 수락했다고 국민의당이 밝힌 시점은 지난 7일로, 이날은 열흘째 되는 날이다. 윤 전 장관은 고열 등 건강상의 이유로 공개 석상에 나서지 않고 있는 상태다. 실제로 건강 문제 때문이든 다른 사정 때문이든,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윤 전 장관의 합류가 계속 늦어지거나 혹여라도 없었던 일이 된다면 안철수 신당이 입을 타격은 치명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상진 "국민이 '국부' 호칭 수용 못한다면 초대 대통령 예우"


이날 회의 자리에서 한상진 창준위원장은 앞서 자신이 이승만 전 대통령을 국부로 평가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과 관련해 한 발짝 물러선 입장을 보였다. 진보진영을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생각보다 거세게 터져나오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은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위상을 어떻게 정립하는 것이 좋은가는 열린 마음으로 토론할 필요가 있다"며 "지난 14일 저는 대한민국을 세운 공적에 유의해 이 전 대통령에게 '국부'에 준하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으나, 만일 우리 국민이 이 호칭을 수용할 수 없다고 한다면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으로서 이 전 대통령을 예우하면서 그분의 공과 과를 균형있게 살펴보며 사회 통합을 이루는 길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는) 열린 쟁점"이라며 "4.19 영령들이 모셔진 곳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응답하는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4.19 유가족·관계자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 데 대해 진정으로 사회 통합의 관점에서 저의 진의를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기를 간청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위원장은 "4.19 혁명은 3.15 부정선거에 항거해서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우리 국민의 위대한 용기와 헌신을 보여줬다"며 "4.19 혁명은 한 마디로 자유당과 이승만의 국정 파탄을 뜻한다. 이렇게만 보면 이 전 대통령은 완전히 실패한 대통령"이라고 말하면서도, 다른 한편 "김주열 열사 등의 사진을 보면서, 이런 학생들이 죽음으로 대변하고자 했던 민주주의 가치는 과연 어디서 오는 것일까"라며 "부정 선거를 저지른 이 전 대통령의 과오는 의문의 여지가 없지만, 이 전 대통령께서 도입한 자유민주주의 정치체제 하에서 학교 교육을 통해서 민주주의의 가치가 (당시의) 젊은 세대에게 전파되고 확산됐다"고 하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은 불행히도 독재자로 전락했다. 진정 우리에게 큰 아쉬움이다"라며 "그러나 그 분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기치관을 도입했고 학교교육을 통해 젊은 세대에게 민주주의 가치관(을 교육), 그 가치가 성장해 4.19혁명으로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승만 정권을 무너뜨린 4.19 혁명이 역설적으로 이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 정치체제 도입의 효과라는 주장이다.

한 위원장은 그러면서 "이 전 대통령 묘역 참배와 4.19 묘지 참배는 어쩌면 모순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역사를 한 쪽에서만 보지 않고 균형있게 보려고 한다면 모순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남북 분단의 척박한 정치 풍토에서 동족 상잔의 처참한 6.25 전쟁을 거치면서 절대적 빈곤과 공산주의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선거 민주주의 체제를 계속 유지하고 발전시킨 업적을 정당하게 평가해야 된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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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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