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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오죽하면 엄동설한에 경제인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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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오죽하면 엄동설한에 경제인들이…" 정병국 "서명 운동 하는 마음이라면 야당과도 대화 가능"
박근혜 대통령은 재계의 국회 압박 운동에 동참하며 이를 "국민이 나섰다"고 표현한 데 이어, 19일 국무회의에서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지난주부터 대한상의를 비롯한 38개 경제단체와 시민단체가 중심이 돼서 민생구하기 입법촉구 1000만 서명 운동을 시작했다"고 언급하며 "저도 어제 업무보고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거리에서 서명을 했다. 오죽하면 이 엄동설한에 경제인들과 국민들이 거리로 나섰겠느냐"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중소기업, 대기업을 막론하고 경제활성화 법안과 노동개혁 법안을 하루속히 통과시켜 달라고 수없이 국회에 호소했지만 국회는 계속해서 외면했다"며 "이렇게 계속 국민들이 국회로부터 외면을 당한다면 지금처럼 국민들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을 텐데 그것을 지켜봐야 하는 저 역시 너무도 안타깝고 마음이 무겁다"고 국회를 비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재계가 주도하는 '1000만인 서명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청와대

박 대통령은 "저는 지난 주 대국민 담화를 통해서 노동개혁 5법 중 4개 법안만이라도 이번 1월 임시국회에서 우선 처리하는 방안을 제안했었다"며 "이제라도 국회는 우리 경제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우리 청년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줄 수 있도록 관련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 주기를 바라고, 국민 여러분께서도 함께 뜻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기간제법은 시간을 두고 논의하더라도, 파견법을 포함한 노동4법을 처리해달라고 제안한 바 있다.

파견법의 골자는 55세 이상 노동자의 경우는 전 업종에서, 고소득 전문직 약 400개 업종과 제조업 뿌리 산업에서의 파견을 전격 허용하는 내용이다. 야당과 노동계는 이 법안이 광범위하게 이뤄진 '불법 파견'에 면죄부를 주고, 파견 형태의 비정규직을 늘리는 결과로 귀결될 것이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재계는 이같은 법안을 적극 환영하고 있다.

전경련, 대한상의 등 재계가 시민 운동의 틀을 빌려 주도하고 있는 '서명운동'을 대통령이 직접 언급하니, 국무위원들도 가만히 있을 수 없게 됐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이날 온라인 서명 운동에 직접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공무원의 정치 중립 위반이라는 지적까지 제기된다. 박 대통령이 입법을 촉구하는 법안은 대부분 새누리당이 발의했고, 새누리당이 당론으로 채택해 밀어붙이고 있는 법안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국회를 우회해, 민간 단체, 특히 재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의 움직임에 동참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병국 "서명 운동 하는 마음이라면 야당과도 대화할 수 있을 텐데…"

사실상 국회가 모욕을 당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은 한 마디도 하지 못하고 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1000만인 서명운동에 참여하느냐'는 질문에 "안한다"고 잘라 말하면서도 "오죽하면 그렇겠느냐. 대통령님께서 오죽하면 1000만 국민 서명 운동에 동참하셨나 싶다. 국회가 제 역할과 기능을 했더라면 국민들이 나서서 입법을 청원하는 그런 서명을 안 했을 것"이라며 '국회탓'을 했다.

그러나 비박계인 같은 당 정병국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 출연, "대통령도 (국민운동에) 서명하는 그런 마음이라고 하면 야당하고도 절실하게, 정치권 전반과 절실하게 대화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다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재계 주도의 서명 운동에는 동참하면서 야당과 대화는 하지 않고 있는 모습을 지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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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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