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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오세훈, 무상급식 주민투표 사과부터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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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오세훈, 무상급식 주민투표 사과부터 해야" [정치통] "'친노 패권주의' 비판, 근거 없진 않아"
4.13 총선을 앞두고 '정치 1번지'라는 서울 종로에 '험지 출마'를 하겠다는 정치인이 있었다. 새누리당 소속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었다. 그런데 오 전 시장이 종로 출마를 선언하자, 이 지역구 전직 의원인 박진 전 의원과, 현역 지역위원장인 정인봉 위원장이 반발하는 일이 벌어졌다. 서로 '험지'에 나가겠다고 앞을 다투는, 정치판에 흔치 않은 아름다운 장면이 연출되기라도 한 것일까?

종로 지역구 현역 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에게 물었다. '종로가 정말 새누리당에게 험지냐?' 정 의원은 이렇게 답했다. "소선거구제가 시작된 13대 총선부터 지난 19대까지 제가 총선에서는 처음으로 이겼다. 보궐선거가 2번 있었는데, 그중 한 번을 노무현 후보(후에 16대 대통령)가 이겼다. (야당 입장에서) 9전 2승 7패 지역이다." (☞관련 기사 : 안대희 마포갑, 오세훈 종로 출마 선언…'험지 출마' 거부한 새누리 '간판급'들)

정 의원은 지난 3일 오후 <프레시안>과 팟캐스트 <시사통 김종배입니다>가 공동 기획한 '정치통(通)' 방송에서, 오 전 시장이 '종로는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결코 쉽지 않은 곳'이라고 한 데 대해 "꼭 (종로 출마를) 하고 싶다는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 적당한 핑계를 찾은 것 아니겠느냐"며 "그 세 분이 종로를 위해 뭘 했느냐 하는 성과를 가지고 경쟁해야지, 여기가 누구 자리냐, 험지냐 아니냐, 명분이 있느냐 없느냐 다투는 것은 구태"라고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을 싸잡아 비판했다.

새누리당 예비후보 중 누가 가장 힘든 상대일 것 같냐는 질문에는 "제가 그것을 평가하기는 좀 그렇다. 지금 그 사람들이 경선 중이지 않느냐"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이 서로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하겠다고 다투고 있는 데 대해 "과거 전적만 보면 그 분들이 (종로가 쉬운 곳이라고) 그렇게 착각할 수 있는데, 그게 착각이라는 것을 곧 깨닫게 될 것"이라고 벼르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5선, 서울 종로)이 3일 오후 '정치통' 방송에 출연해 이야기하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오세훈, 무상급식 주민투표 사과부터 하고 시작해야 한다"

정 의원은 특히 오 전 시장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 분의 경우, 서울시민들이 4년 임기를 맡겼는데 자충수를 두지 않았느냐"며 "무상급식이 서울시장 직무의 중요한 부분도 아닌데, 걸 것을 걸어야지 그것에 (시장직을) 건 것도 잘못이다. 서울시민들의 신뢰나 위임을 저버린 데 대해 사과부터 하고 시작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정 의원은 "무상급식 문제가 그냥 잊혀질 수는 없다"며 "(무상급식 반대가) 오 전 시장 자신의 정책이라면 계속 반대할 수야 있겠지만, 그것을 빌미로 시장직을 버림으로써 보궐선거를 하게 하고, 세금을 많이 쓰게 하고, 추진하던 정책이 중단됨으로 인해 비능률이 생긴 데 대한 사과부터 해야지, 그에 대해 일언반구 없이 나서서 (정치를) 하겠다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이 왜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고 보는지 묻자 그는 "종로는 상징성이 있는 곳이어서, 종로에서 승리하면 그만큼 주목을 받게 된다. 그런 데 주목한 것 아니겠느냐"고 답했다.

정 의원은 과거 전북 무주·진안·장수 지역구에서 4선을 한 자신이 지난 19대 총선에서 종로에 온 것이야말로 '험지 출마'라고 강조했다. 그는 "18대 국회 때 '더이상 호남에 출마하지 않고 호남 기득권을 버리겠다'고 약속했다"며 "그 약속을 지키려면 서울로 와야 하는데 서울에서도 호남과 비슷한 곳, 우리한테 유리한 곳 골라 가면 그게 무슨 기득권 버리기이겠느냐. 그래서 어려운 지역, 많이 승리하지 않은 지역 가운데, 손학규 의원이 18대 총선에서 실패하고 재보선 때 경기 성남분당을로 가는 바람에 지역위원장 자리가 비어 있던 종로에 한 번 가서 해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는데 사실 처음에는 굉장히 어려웠다"고 했다.

그는 과거 '김상곤 혁신위'가 자신을 포함한 전·현직 당 대표들에게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요구했던 데 대해 "그 당시 혁신위에서 일하는 분들이 선거구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했거나 선거 경험이 많지 않았던 것 같다"며 "종로라는 선거구의 특징이 뭔지, 전적이 어땠는지 충분한 사전 검토가 없지 않았나 한다. 지금 누가 저한테 '종로 말고 다른 험지로 가라'는 사람이 있느냐"고 반박했다.

그는 지역구 현안으로 △창신·숭인 뉴타운 추진 무산으로 인해 생긴 부작용 해소와 △지하철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으로 현재 종점인 강남 신사역에서 서울역을 거쳐 세검정, 경기 고양시까지 잇는 사업, △서촌·북촌 지구단위 계획에서의 규제 논란 등을 들었다.

"경제 위기가 국회 탓? 朴대통령, 염치 없고 오만해"

종로가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이유는 이같은 지역 현안뿐 아니라 전국적 이슈나 '바람'이 영향을 미치는 곳이기 때문이다. 청와대의 소재지도 종로구이며, 지난 19대 총선에서 정 의원이 당선에 성공한 배경에는 '반(反) MB 정서'가 작용한 면도 크다. 이같은 맥락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민심의 평가를 물었다.

"국민의 걱정이 크다. 경제가 굉장히 어려운데, 원래 경제가 어려우면 여권이 패하는 게 정상이다. 경제뿐만 아니라 최근의 누리과정, 역사 교과서, 위안부 합의, KF-X 등 현안들에 있어 국민들이 정부·여당의 정책 실패에 얼마나 걱정을 많이 하고 있나. 그동안 '외교는 잘 했다'고 했지만, 최근 중국과의 관계를 보며 국민들이 망연자실해 있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부·여당의 실정에 대해 국민들은 생각하게 될 것이다."

재질문을 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에서 야당이 법안 통과를 안 시켜 줘서 경제 살리기에 차질이 있다고 하는데?' 정 의원은 이에 대해 "염치 없는 짓이라고 생각한다"고 자르듯이 답했다. 그는 "대통령이 국회를 향해 그렇게 말하는 자세도 아주 오만하고 바람직하지 않을 뿐 아니라, 그 내용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말씀하시는 법 몇 개 통과된다 해서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다는 것을 국민들은 너무 잘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 의원은 나아가 "저는 박 대통령이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면서) '총선 캠페인'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박 대통령이) 진정으로 법 통과를 위해서 저렇게 하는 게 아니라 정치행위를 하고 있다. 경제 살리기가 아니라 '새누리당 살리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쟁점 법안 처리 문제에 대해 "새누리당은 선거법을 붙잡고 있으면서, 그것을 볼모로 원하는 것을 다 관철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나마 새누리당의 자체 판단도 아니고 배후 세력의 지시에 의해 그렇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그러면서도 "(대통령이 통과시켜 달라고) 그렇게 목을 매달면, 그거 법 몇 개 통과시켜 준다고 경제가 살아나지도 않지만 나라가 망하지도 않는다"며 "우리 당 입장에서도 정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선거에 도움이 되면 선이고 도움이 안 되면 악이다'라는 판단으로, 선거가 임박했을 때는 입법·정치 활동의 모든 부분도 정무적 판단을 잘 해야 한다. 교조적으로만 접근하면 안 된다"고 당에 주문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또 4일 본회의 통과가 유력한 이른바 '원샷법'에 대해서는 "처음에 독소 조항이 많았는데, 야당이 끈질기게 협상해 독소 조항을 제거했다고 생각한다"며 "선거법과 같이 처리하면 된다고 본다"는 의견을 밝혔다. 원샷법 주무 부처는 현 정부 편제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다. 정 의원은 노무현 정부 때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냈다.

▲정세균 의원. ⓒ프레시안(최형락)

"친노 패권주의 비판, 전혀 근거없는 것일 수는 없어"

법안 얘기를 하며 나온 '선거에 도움이 되면 선(善)이고, 아니면 악(惡)'이라는 말은 사실 당내 사정을 얘기할 때 정 의원이 꺼낸 말이었다. 정 의원은 문재인 전 대표의 사퇴를 어떻게 받아들였냐는 질문에 "잘잘못을 따질 일은 아니고, 야권이 궤멸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총선·대선을 앞에 둔 상황에서는 옳고 그름보다 민심을 천심으로 여겨야 한다. 선거에 지고 나서 아무리 '그게 옳았다'고 항변해도 진 정당에는 미래가 없다"라며 이같은 말을 했다.

그는 "분열이라는 결과에 대해서는 당 대표이니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지만, 시시비비를 따지자면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대표에게 무작정 '나가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고 '(혁신 또는 통합) 전당대회를 안 하면 안 된다'는 것도 안 맞는 말"이라면서도 "그런 차원에서 (문 전 대표의 사퇴가) 옳은 일은 아니지만, 당 승리와 정권 교체 가능성을 높이는 데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했다.

문 전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의 이유로 이른바 '친노 패권주의'가 거론된 데 대해 그는 "사실보다 훨씬 과장되게 프레임이 만들어졌다"면서도 "일련의 상황을 죽 복기해 보면, (친노 패권주의라는) 그런 비판이 전부 옳은 것은 아닌데 전혀 근거 없는 것일 수도 없다고 하는 반성이 필요하다. 일부 옳지 못한 판단도 있었고, 밖에서 보기에 특정 그룹이 당심을 왜곡하는 경우도 있는 것 아니냐 하는 의심을 살 만한 구석도 없는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자신에 대해 언론이 '범친노·주류'이자 '정세균계' 수장으로 평가하는 데 대해 "제가 범친노인지 친노인지 그런 건 잘 모르겠다. 저는 그냥 저다. 제 이름을 걸고 정치를 해 왔고, 무슨 계파의 이해관계를 위해 옳지 않은 처신을 하거나 당을 농단한 적이 없다"고 했다. "정세균계라는 사람들도, 제가 당 대표를 할 때 같이 일했던 분들이 우호적 관계에서 공감하며 같이 정치를 하는 수준이지, 새누리당 친박·비박처럼 명쾌하게 구분되거나 당내 표결 때 일사불란하게 지시하거나 이런 것은 전혀 없다"고 그는 강조했다.

당 내분 사태 가운데 중진으로서 더 역할을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그는 "결과에 대해서는 저도 책임을 느끼지만, 언론에 대고 좋다 나쁘다 하지 않았을 뿐 당 내부에서는 해야 할 얘기를 제 때에 계속 해왔다"며 "손 놓고 구경만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중진들은 당의 파국을 막으려 노력했지만 성과를 못 냈다"고 그는 말했다. 이와 연관돼 나오고 있는 '중진 용퇴론'에 대해서는 "세대교체론의 측면도 있는데, 세대 교체를 누가 시켜 주나? 신세대들이 치고 올라와야 하는 게 정치다. 누가 그냥 시켜 주기를 바란다고 되는 게 아니고, 자신들이 역량을 키워서 국민·당원들 선택을 받으면 된다"고 반박했다.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해서는 "상당히 안정화되고 있다"고 호평한 그는, 비대위 이후 당의 지도체제나 자신의 향후 역할론 등에 대해서는 "지금은 그것을 걱정할 단계가 아니다. 지금 문제는 총선"이라고만 했다. "대권 후보들은 당권으로부터는 거리를 두고, 당을 잘 지도해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사람이 당을 이끌어야 한다"고 일반론을 펴는 가운데 당·대권 분리 원칙을 강조한 정도였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국보위 전력에 대해서는 "(그런 전력이) 없는 것보다야 못하지만, 본인이 분명하게 사과했고 그 사과를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며 "(다른 정당들이) 계속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지만, 김 위원장은 박 대통령과도 함께 일했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한때 멘토 아니었느냐.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냐"고 했다. 특히 국보위 전력에 호남 민심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않을까 하는 부분에 대해 "호남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지지도가 신당 지지율을 앞질렀다"며 "그런 게 반영된 민심이라고 봐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호남은 이왕 이렇게 된 마당에…"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호남 민심'과 국민의당 신당, 야권 연대 등 총선 관련 주제로 넘어갔다. 그는 "분열하면 패배한다"며 "가장 가까운 예가 (4.27 재보선의) 관악 선거다. 야당이 관악에서 처음 졌는데, 분열하지 않았으면 질 리 만무했다"고 했다. 그는 자신과 오래 함께 같은 당에 몸담아 온 박지원·천정배 의원을 향해 "다시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동영 전 의원에 대해서도 '옛정'을 언급하며 "국민이 납득하는, 정치인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행보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특히 천 의원이 지난달 '정치통' 인터뷰에서 비(非)호남 지역에서의 야권 연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 데 대해(☞관련 기사 : 천정배 "수도권 야권연대, 안철수와 생각 다르다") 그는 "연대와 통합에 천 의원이 역할을 해 주기 기대한다"면서 "그 분도 분열해서 패배하고 새누리당에 승리를 안기는 것은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국민의당 정치인들 가운데도 그에 공감하는 사람이 훨씬 많을 것"이라고 했다.

ⓒ프레시안(최형락)
정 의원은 "제가 당 대표를 할 때에도 '통합이 최선이고, 연대는 차선이고, 단일화는 기본이고, 분열은 최악'이라고 주장해 왔다. 최소한 단일화는 해야 한다"며 "국민 여망에 따라 연대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대표가 완강한 반대 입장이라는 지적에는 "안 대표 입장에서야 당을 새로 만드는 입장에서 '연대하겠다'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그러나 "(막판이 되면) 입장을 안 바꿀 수 없을 것"이라고 그는 자신했다.

그는 그러면서 "최선의 방안인 통합이 무망하다고 보면, 중앙당 차원의 연대가 이뤄져야 하고, 그게 아니면 최소한 시도당 차원에서의 연대도 가능하다"고 우회로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중앙당에 전체적으로 하는 게 힘들다면 시도당끼리 연대하고 중앙당이 승인하면 된다"며 "그것도 안 되면 (각 지역구 후보 간에 자체적인) 단일화는 기본으로 해야 하고, 만약 그것조차 못 한다면 지금 당을 이끄는 사람들은 역사적 죄인이 될 것"이라고 했다. "연대가 되지 않으면 새누리당에 승리를 갖다 바칠 수 있는 소지가 크기 때문에 연대는 꼭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호남에서의 연대는 어렵다"며 "분열을 안 했다면 제일 좋았겠지만, 이왕 이렇게 된 마당에 현역 의원들에게는 가혹할지 몰라도 호남에서는 자유 경쟁을 한 번 해 보자"고 말했다. 그는 "호남은 전체 현역이 우리 당 아니면 국민의당인데, 두 당이 연대하면 신인 참여 기회가 전혀 없어진다"며 "정치 발전이라는 면에서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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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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