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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공천 파동 '불씨' 안고 '총선'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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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공천 파동 '불씨' 안고 '총선' 앞으로 <조선> "유령당원 속속 발견" vs. 김무성 "엉터리 보도"
'안심 번호'를 활용한 새누리당의 총선 후보 선출 계획이 <조선일보>의 '유령 당원' 문제 제기로 또 한 차례 삐끄덕 거리는 모습이다.

<조선일보>는 23일 1면 머리기사로 '새누리당이 22일 분배한 '책임 당원 명부'에서 유령 번호가 속속 발견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지역에 살고 있지 않거나 심지어 사망한 사람의 번호도 안심번호 책임 당원 명부에 포함되어 있다는 게 보도의 주요 내용으로, 이 상태로 당원 참여형 여론조사 경선을 치렀다간 '공천 파동'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담겼다.

'유령 당원' 논란은 당내 경선이나 주요 선거를 전후로 해 꼭 한 번씩은 벌어졌던 일이다.

그런데 <조선일보>가 이날 제기한 유령 당원 논란이 특히 예민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이유는, 이 논란이 전면화할 경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추진해 온 '안심번호 상향식 공천' 자체가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내 친박계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심판론'과 맞닿아 있는 '현역 물갈이'론을 끊임없이 제기하며 비박계의 좌장인 김 대표의 상향식 공천을 흔들어 왔다.

김 대표의 '상향식 공천'은 인지도가 높은 현역 의원들한테 유리한 '불공정'한 제도라는 게 친박계가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주장이다.

이러한 논리는 곧 '우선 추천 제도' '단수 추천 제도'와 같은 하향식 공천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과 함께, 경선 시 '일반 국민 70% 당원 30%'비율로 하기로 한 휴대전화 여론 조사에서 당원 비율을 낮추어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으로까지 연결되고 있다.

통상 현역 지역구 의원이 당협위원장을 겸임하는 경우가 일반적인 만큼, 책임 당원 참여 비율이 높은 여론조사가 진행될 시 현역 의원들한테 유리하게 일이 진행될 수밖에 없어서다.

상향식 공천을 추진해 온 김 대표나 비박계가 '국민 70대 당원 30' 여론조사를, 거꾸로 하향식 공천 여지를 넓히려 애를 써온 친박계가 '국민 100% 여론 조사'를 은연중에 밀고 있는 웃지 못할 풍경은 이런 배경에서 비롯된다.

요컨대, '상향식'이냐 '하향식'이냐를 둘러싼 싸움은 형식일 뿐, 실제로는 각 계파에 유리한 20대 총선 결과를 만들기 위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김 대표가 이날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 '전부 거짓말' '엉터리 보도'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 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한기호 의원 지역(강원 철원· 화천·양구·인제)을 이동통신사 3사 협조를 받아 안심번호 테스트를 하니 주소 일치율이 84% 정도 나왔다"고도 주장했다.

안심번호 경선을 무리 없이 시행할 수 있을 만큼의 조건은 갖춰졌다는 설명이다.

당의 총선 실무 등을 총괄하는 황진하 사무총장 또한 "이 업무를 주관하는 사무총장으로서 (조선일보 보도에) 유감"이라면서 "오늘 중으로 이 문제에 대한 정확한 실태를 다시 한 번 파악해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도 했다.

황 사무총장은 또 "당은 지금껏 주소 불일치 당원을 해결하기 위해 금년 1월 말까지 전수조사를 했다. 총 당원 수 302만3094명에 약 반이 못 되는 145만7019명이 우리 당원으로 활동 중이었다"면서 "그 안에서 일부 확실하게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당협이 있는지 확인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안심번호 경선을 둘러싼 유령 당원 시비는 특단의 대책이 강구되지 않는 한 공천이 완료될 때까지 계속될 공산이 커 보인다.

이미 상향식 공천 제도를 대비코자, 많은 현역 의원이나 당협위원장들이 대규모의 당원 모집에 공을 들여왔다는 것은 당 안팎에서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낙천자 중 누구라도 '당원 명부 중 유령 당원이 있어 공정한 경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나설 가능성이 작지 않다.

그러나 이런 '유령 당원'이 실제로 대거 명부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 확인되더라도, 당장 경선 방식을 전부 뜯어고치는 수준의 대책이 나오기도 쉽지 않다.

당장 총선이 코 앞인 데다, 당원 참여를 30%도 보장하지 않는 정당의 총선 후보 선출 방식에는 당원들의 집단적 반발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점에서 '국민 100% 여론조사'로의 '판 뒤집기' 주장이 터져 나올지는 미지수다.

황 사무총장은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이날 "문제가 심각한 지역은 공천관리위원회에 통보해서 당원 30%, 일반국민 70% 경선을 100% 국민 여론조사로 대체하는 방법을 검토하겠다"면서 "당원과 국민이 안심하는 경선이 되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당의 책임 소지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강구될 것으로 보이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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