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28일 문재인 전 대표 시절 만든 공천 혁신안과 관련, "실질적으로 정무적 판단이나 어떤 변화를 이끌기에는 상당히 제약적 요소가 많기에 그런 것을 당무위에 말하고 의사를 들어보려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취임 한 달 기자 간담회를 열어 "당무위에서 어떻게 결론날지 모르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금 혁신안은 사실 정치적 판단을 할 수 없게 돼 있는 항목이 너무 많다"며 혁신안을 담은 당헌·당규 개정을 시사했다.
더민주는 29일 당무위원회를 열어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탈락자 중 일부 구제를 비롯해 현 지도부의 공천 권한 확대에 필요한 당헌·당규 개정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현역 20% 배제자 발표 시 정무적 판단을 못했다'는 비판론에 대해 "내 스스로 하등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며 "일부 사람들이 만들 때는 아무 말 안하고 있다가, 이런 사태가 터지니까 '왜 재량으로 정무적 판단을 못 하냐'고 하는데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규정상) 누구도 정무적 판단을 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4.13 총선 기조와 관련, '미래를 위한 변화'를 키워드로 제시한 뒤 "우리 당은 그간 현 정부의 3년 동안의 정책적 실패 상황, 특히 경제 정책의 실패에 대해 전면적으로 전쟁을 선포할 각오로 선거에 임할 계획"이라며 현 정부의 경제 실정에 대한 전면전을 선언했다.
이어 "변화라는 것이 사람에 따라 받아들여지기 어렵고 약간의 저항도 있을 수 있다"면서도 "국민에게 미래를 향한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이번 총선은 물론이고 내년 집권을 위한 대선에도 참 적지 않은 문제가 제기되리라 생각하기 때문에, 어떤 일이 있어도 이 변화만큼은 관철시키겠다는 각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당이 지켜야 할 가치는 지켜 나가고, 현실에 맞지 않는 가치는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포용적 경제 성장, 경제 민주화 등 중산층 이하 계층이 커다란 경제 세력에 의해 지배되는 것을 방지해야 하는 가치는 그대로 인정하고 유지하되, 그렇지 않고 피상적으로 떠도는 얘기에 대해선 단호히 변화를 추구할 수밖에 없다"며 정체성에 대한 일부 수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북한 궤멸론', '햇볕 정책 수정·보완론' 등을 둘러싼 일각의 논란 제기에 대한 정면돌파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그는 "종전과 다른 변화된 모습으로 총선에 임하고 내년 대선을 준비할 각오를 하고 있다"며 "이번 총선에서 정직한 공약을 내놓고, 이 공약은 내년 대선과 연계시켜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비례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선 "왜 자꾸 미리들 알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는데…. 내가 비례에 큰 욕심이 있느냐, 난 그런 생각은 추호도 없다"면서도 "그 정도만 아시면 된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김 대표는 선거구 획정안의 국회 처리와 관련, "(국회로) 넘어왔으니 빨리 본회의가 통과시켜주길 바랄 뿐"이라며 테러 방지법 직권상정을 막기 위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 중단 문제와 관련해선 "필리버스터는 원내대책의 일환으로 진행, 원내대표가 적정한 시점을 판단하리라 생각하기 때문에 제가 뭐라고 말씀드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테러 방지법 처리 문제와 관련, "테러 방지법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고, 독소 조항을 좀 제거해 달라는 것이 우리 당의 요구 사항"이라며 "더민주는 국회의장이 내놓은 중재안을 수용하는 자세를 보이는데, 새누리당이 수용하지 않기에 여태까지 합의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언급했다.
김종인 '강공 모드'…일문일답서 "어떤 일 있어도 변화 관철"
-1차 컷오프에 따른 당내 반발과 관련해 당무위를 소집하기로 했는데 어떤 이야기가 오갈 것으로 보나?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가 28일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당의 전권을 잡은 지 한 달을 맞아 밖으로는 정부 경제실정에 대한 전면전, 안으로는 당의 변화 관철을 선언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총선을 맞아 현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에 대해 전면적 전쟁을 선포할 각오"라며 "당이 안주할 수 없는 입장이기에 미래를 위한 변화를 추구하는 과정에 놓였다"고 밝혔다. 특히 김 대표는 "어떤 일이 있어도 변화를 관철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강공 모드'는 취임 한 달 만에 내우외환에 흔들리던 당을 급속히 안정화시키고 자신의 리더십을 확고히 함으로써 당을 본궤도에 올려놨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김 대표는 "한동안 굉장히 소란스럽고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가 지난 한 달간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 당원 여러분, 특히 의원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전력과 '북한 궤멸론' 등에 따른 정체성 논란, 공천 쇄신 작업으로 인한 당내 갈등 재촉발 등 풀어야할 과제도 산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밖에 김 대표는 총선 공약의 방향으로 경제민주화를 기본으로 하되, 이에 국한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김 대표의 기자회견 일문일답 주요 내용.
-여러 가치 중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는 게 있다고 했는데 어떤 것인지?
"더민주가 이미 채택한 혁신안에 의해 이뤄진 게 컷오프인데, 그와 관련해 나는 하등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 현재로선 컷오프에 대해 나의 재량으로 왜 정무적 판단을 하지 못 했느냐는 이야기를 받아들일 수 없다. 권한이 없는 정무적 판단을 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당무위에서 일부 공천배제 의원 구제를 위한 규정 변경을 논의할 수 있을지.
"당의 정체성과 가치가 있다고 하는데, 그게 뭔지 정확히 이야기해달라고 하면 이야기를 해주지 않는다. 당이 그동안 추구해온 것이 예를 들어 중산층 이하 계층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이라면 그 가치는 그대로 인정하고 앞으로 추구해야 한다. 포용적 경제성장이라든가 경제민주화라든가 등은 유지하되, 피상적으로 떠도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단호히 변화를 추구할 수밖에 없다."
-선거구 획정안이 국회로 넘어왔는데 여당 지도부와 회동 계획은.
"당무위를 열어봐야 알기에 뭐라고 말씀드릴 수 없다. 어떻게 결론날지 모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지금 여러가지 혁신안에 의해서 정치적 판단을 할 수 없게 돼 있는 항목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런 걸 갖고는 실질적으로 정무적 판단이나 어떤 변화를 이끌기엔 상당히 제약적 요소가 많기에 그런 걸 당무위에 말하고 의사를 들어보려 한다."
-선거구 획정안이 제출된 상황에서 필리버스터를 어떻게 마무리지을 것인지.
"아직 회의를 할 계획은 없다. 너무 오래 끌어온 선거구획정안을 본회의에서 빨리 통과시켜주길 바랄 뿐이다."
-2차 컷오프도 진행중이라고 들었는데 어느 정도 수준으로 진행됐나.
"원내대표가 적정한 시점을 판단하리라고 생각한다. 원내대책의 일환으로 진행중인 필리버스터이기 때문에 제가 뭐라 말씀드릴 수 없다."
-비례대표 공모가 다음 달 2일 시작되는데 생각하는 기준이 있다면.
"2차 컷오프라는 건 따로 없다. 공천관리위원회가 공천 대상이자 대책을 심의하고 난 다음 일반적으로 공천 탈락자가 생기는 거지 특별히 2차 컷오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선까지 바라보는 공약을 내놓겠다고 했는데 경제민주화 관련인지, 이번 총선 공약의 방향성은 뭔지.
"기준에 대해 정한 바가 없다."
-여당은 테러방지법에 대해 '일점일획'도 수정할 수 없다고 하는데, 이와 관련된 입장은?
"경제민주화라고만 국한을 할 필요는 없다. 사실 경제민주화는 전반적 공약을 추진하는 데 밑바닥에 깔려야 할 사안이기 때문에 특별히 경제민주화만 집중한다거나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비례대표 출마 가능성이 없다고 하다가 선회하는 듯한 언급이 있었는데?
"테러방지법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고, 테러방지법에 포함된 독소 조항을 좀 제거해달라는 것이 우리 당의 요구사항이다. 국회의장 중재안을 우리 당이 수용하는 자세를 보이는데, 그걸 새누리당이 수용하지 않아 여태 합의하지 못하는 상태이다."
"그걸 왜 미리 알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웃음) 내가 비례대표를 하느냐 안 하느냐, 내가 비례대표에 큰 욕심이 있느냐, 난 그런 생각이 추호도 없으니까 그 정도만 아시면 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