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영입 1호 인사로 들여온 표창원 비상대책위원 겸 선거대책위원은 더민주 최고의 스타 중 하나다. 그의 영입은 정치권에 인재영입 바람을 불러 일으켰고, 현재까지 굵직한 당직을 맡으며 더민주의 '입'으로 종횡무진하고 있다. 경찰대 교수 출신인 그는 경찰대가 있는 경기도 용인정 지역에 출사표를 사실상 던진 상태다.
표 비대위원은 경찰대학교 출신으로 영국 엑시터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로파일러로 이름을 날렸고, 경찰대 교수를 지냈다.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대통령 산하 자치경찰 특별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당선 직후에는 국가인권위원회, 부패방지위원회를 만들 때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다고 한다. 표 비대위원은 지난 2일 <프레시안>과 팟캐스트 <시사통 김종배입니다>가 공동 기획한 '정치통(通)' 인터뷰에서 더민주의 총선 전략과 관련한 폭 넓은 이야기를 했다.
표 비대위원은 "제 꿈은 경찰 개혁, 검찰 개혁이다. 욕심이 좀 크다. 그러려면 정권 교체가 꼭 필요하다"고 했다. 표 비대위원은 특히 "경찰을 분권화시키고 민주적 감시를 강화시킨다면, 경찰은 투명한 조직이라 수사권을 받아도 된다는 생각을 시민들이 많이 갖고 있다"며 "가장 문제의 핵심은 검찰(개혁)이라는 데 국민 총의가 모아져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권 독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찰 출신 국회의원은 사실 많지 않다. 경찰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주장이다. 표 비대위원은 "만약 당선이 된다면 한번 하고 물러설 생각이 없다. 제대로 된 모습을 보이고 족적을 남기고 그만두겠다"고 강조했다. (☞)
"이번 총선은 히딩크에 한번 맡겨보자"
표 비대위원은 '중간층', '정치 무관심층'을 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김종인 비대위 대표의 '햇볕정책 업그레이드론' 발언 등은 전략적 행보의 일환이라는 설명도 내 놓았다. 표 비대위원은 이제 "히딩크에 맡겨달라"고 했다. 계파, 학맥 등으로 얼룩져 있던 한국 축구계에 뛰어들어 '개혁 선발'을 통해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뤄낸 히딩크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에, 김 대표를 대입한 것이다.
표 비대위원은 "이미 과거에 선명한, 하나로 된 이데올로기적인 정당의 모습으로 (선거를) 해 봤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패배를 했다. 현재 2016년의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선택은 다채롭고 통합적이고 복합적인 정당 모습이다"라며 "일단 이번 경기는 히딩크(김종인)에 맡겨달라"고 말했다.
"'햇볕정책 업그레이드론' 등 정체성에 대해 의문부호를 찍는 문제의 발언들이 김종인 대표에게서 나온다"는 지적에 대해 표 비대위원은 "대단히 전략적인 행보라고 보고 있다. 일단 정면대응이다. 호남에서의 이야기지만 전국을 향한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표 비대위원은 이어 "호남이 더민주의 고향이고 원천이고, (더민주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지를 받고 있다는 말도 전달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김대중 전 대통령 시대와 다르다. 그 때 만들어진 것을 금과옥조처럼 철칙으로, 정체성으로 인식하고 바꾸지 않겠다는 태도에는 반대한다. 이런 발언을 호남에서 한다는 것은 '정면돌파'를 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표 비대위원은 "호남의 반응이 '우리를 무시하는 것이냐'고 하는데 그런 반응도 알고 있다. 그러나 과거로 회귀하지 않겠다는 표현으로 봐 달라"며 "그 모습을 보면서 전국에 있는 다른 유권자와 국민들은 더민주가 과거로 돌아가는 '도로 민주당'은 아니구나, 외연을 확대하고 넓히고 수권정당으로서의 책임있는 자세를 가져가려고 하는구나, 하는 모습이 읽혀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의 위안부 졸속 협상과 관련해 김 비대위원이 "한일 위안부 협상을 고칠 수 있는 여건이 안된다"고 발언한 데 대해, 표 비대위원은 "역시 현실론이다. 김종인 대표의 언행들을 보면, 대단히 차갑다는 느낌이 들고 전략적이다. 철저하게 현실에 기반하고 있다. 그리고 미래지향적이라는 게 읽혀진다"고 평가했다.
표 비대위원은 "위안부 협상에서도 정치적 코멘트라고 하면 '최대한 바꾸도록 하겠다'는 게 모범답안이지만, 김 대표는 그렇게 안하더라.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표 비대위원은 "당이라는 게 모두가 한 목소리로 할 필요는 없다. 상황에 따라 각자 다른 입장을 낼 수도 있고, 특히 더민주는 문재인 전 대표가 가진 철학과 이념과 행보, 현재 비대위 대표인 김종인 대표가 보여주는 행보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른 가운데 합쳐서 하나가 돼 있다. 그것이 나라 전체를 책임지고 이끌어나갈 수 있는 수권정당이라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중도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는 것이고, 그런 것을 노린 전략적 발언인가"라는 질문에 표 비대위원은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내부에서의 반발과 분열이 없(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구분되는 지점이 무엇인가"라는 취지의 질문에 표 비대위원은 "새누리당은 민주적인 정당이 아니다. 국민의 인권을 지켜내는 정당이 아니다. 대북 정책, 국제 관계에서 보여주는 태도는 대단히 위험하다"라며 "어떤 위험도 불사하겠다, 전쟁도 하겠다, 이것은 도저히 저희들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스탠스다. 새누리와 더민주는 확연히 구분이 된다"고 말했다.
표 비대위원은 "여론조사로 잡히지 않는 밑바닥의 반 박근혜 정서가 강하다는 데 대해 기대를 하고 있다. 체감도 하고 있다. 현장 목소리 등을 본다면 꼭 더민주를 지지하지는 않지만 지금 박근혜 정부는 안 된다. 바뀌어야 한다는 정서는 읽힌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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