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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정말 오세훈 '업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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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정말 오세훈 '업적'인가? [내게 거짓말을 해봐!] ② 오세훈과 정세균, 누구 말이 맞나?
서울 종로에 출마한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가 공보물 등을 통해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선(서북부연장선)' 관련 사안을 홍보하자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 측이 반발하고 나섰다.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에 종로를 관통하는 서북부연장선은 오세훈 후보가 서울시장을 지내던 시절 관철시키지 못한 사안이었는데, 이를 본인 업적인 것처럼 공보물 등에 사용해 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 후보 측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일부 사실 관계는 인정하면서도 "아이디어는 오 후보가 서울시장 시절에 낸 것"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으며, 진실은 무엇일까?

오세훈 측 "정세균 후보에 감사하고 있다" 일부 사실 인정

오 후보의 서울시장 재임 시절인 지난 2009년 12월 서울시는 "신분당선의 서울시 연계를 위해 기존 노선(강남-용산) 분기를 통한 도심(시청, 경복궁 등) 연결"이 포함된 '서울시 교통정비중기계획(안)'을 수립했다. 그리고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에 '신분당선 북부 연장선(동빙고역~경복궁역, 7.52㎞)'을 제2차 국가철도망 기본계획에 반영해 달라고 건의했다. 그러나 2011년 4월 정부의 최종 확정 고시안에 따르면 이 계획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후 오 전 시장은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밀어붙였고, 2011년 8월 24일 주민투표 결과 투표율이 개표 가능선(33.3%)을 달성하지 못해, 이틀 후인 8월 26일 시장직을 사퇴하게 된다. 오 전 시장 시절 계획한 '신분당선 북부 연장선'이 폐기된 것이다.

그러나 이 정책의 아이디어는 연속성을 갖게 된다.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박원순 시장은 재선에 성공한 직후인 2014년 7월, 기존 서울시가 제안했던 북부 연장선보다 긴 '서북부 연장선(동빙고~삼송, 21.7㎞)'을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반영해달라고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다. 한층 업그레이드 된 계획인 셈이다. 그리고 1년 7개월 여만인 지난 2월 4일, 정부는 서울시의 건의를 사실상 받아들이게 된다. 엄밀히 따지면 '오세훈 안'이 아니라 '박원순 안'이 관철된 셈이다. 2012년 19대 총선 때 종로에서 당선된 정세균 후보 측은 이를 두고 "박 시장과 함께 정 후보 등 현역 의원이 나서서 관철시키게 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정 후보 측은 "오 후보의 신분당선 북부 연장선은 이미 본인이 시장 재임 시절에 폐기된 계획이다. 정 후보와 박 시장 등이 노력해 지난 2월에 결실을 본 것도 오 시장의 '북부 연장선'이 아니라 '서북부 연장선'이다. 그런데 오 후보는 각종 공보물에 '서북부 연장선'이라는 표현을 다른 방식으로 수차례 교묘하게 바꿔, 마치 '서북부 연장선'이라는 별개의 사업을 본인이 2009년부터 추진해 따낸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오세훈 후보의 각종 공보물.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선'이라는 표현은 어디에도 들어가 있지 않다.

실제 오 후보 캠프가 지난 2월 4일 보낸 문자 메시지에는 "오세훈이 시작한 종로경유 신분당선 연장선"이라는 표현이 들어갔고,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오세훈의 민선 4기 서울시정 중(…)'서울시 교통정비 중기 계획(2010)'에 포함돼 준비해 왔다"고 설명하고 있다. 아이디어의 연장선에서 이같은 홍보 문구가 나온 것으로 추정되지만, 엄밀히 따지면 당시 서울시 교통정비 중기 계획에서 '북부 연장선'은 폐기된 것이 맞다.

그러나 오 후보는 '서북부 연장선'이라는 정식 명칭을 다른 이름으로 바꿔 본인 홍보에 지속적으로 사용해 오고 있다. 오 후보의 예비후보 명함 뒷면에는 '신분당선 북부 연장선'이라는, 지난 2009년 시절 추진했다 폐기된 정책의 명칭이 나온다. 지난 3월 31일 선거운동 게시일에 보낸 문자 메시지에는 '신분당선 강북 연장선'으로 표현이 바뀌었고, 선거 공보물 5페이지에는 '신분당선 북부(서북부) 연장선'이라는 새로운 표현이 등장한다. 그런데 최근 유세차 홍보 영상에는 "종로를 위해 신분당선의 북부 연장선을 계획"했다는 표현이 등장한다.

'서북부 연장선'이라는 정식 명칭은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교묘하게 명칭을 바꿔 가며 '서북부 연장선' 추진을 자신의 업적인 양 치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오 후보 측도 기본적인 사실 관계는 대해서는 인정했다. 오 후보 측은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중요한 것은 '분당선 연장 계획' 자체가 오 후보가 서울시장 시절에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오 후보 측은 이 사실을 홍보 문구로 넣은 것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오 후보가 시장 재임 시절 추진한 것에서부터 이정책이 시작된 것은 맞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오 후보 측은 "물론 지금의 서북부 연장선의 모양새를 갖춘 데 있어서 정세균 후보의 공이 큰 점은 인정한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 후보가 시장 재임 시절 추진했던 것이 아이디어로 작동한 것은 틀린 말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오 시장이 추진한 '북부 연장선' 계획은 폐기된 것이 '팩트'다. 따라서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서북부 연장선'이라는 명확한 표현을 피하면서 자신의 업적을 부풀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은 합리적이다. 오 전 시장의 '업적' 홍보는, 절반 이상 맞지 않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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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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