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북한 식당 지배인·종업원 13명 집단 탈북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북한 식당 지배인·종업원 13명 집단 탈북 "한국 TV와 드라마 보고 한국 실상과 북한 체제 허구성 알았다"
북한 식당에서 근무하는 지배인과 종업원 13명이 집단으로 탈북해 한국에 입국했다. 정부는 이들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이후 탈북 의사를 밝혔다면서, 대북 제재가 일정한 효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8일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북한 해외식당에 파견해 근무 중이던 지배인과 종업원 13명이 집단 귀순했다"며 "이들은 남자 지배인 1명과 여자 종업원 12명으로, 7일 서울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이들 종업원은 해외에서 생활하며 한국 TV, 드라마, 영화, 인터넷 등을 통해 한국의 실상과 북한 체제 선전의 허구성을 알게 됐으며, 최근 집단 탈북을 결심했다"며 탈북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한두 명이 개별적으로 탈북한 사례는 있다. 그렇지만 같은 식당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이 한꺼번에 탈북하여 입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정부는 이들의 의사를 존중하여 인도적인 차원에서 받아들이게 됐다"고 덧붙였다.

▲ 한국으로 입국한 북한 식당 탈북자들 ⓒ통일부

유엔 대북 제재 이후 그간 해외에 있는 북한 식당이 경영난을 겪는다거나 폐업을 한다는 등의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이에 따라 대북 제재 이후 식당 종업원들이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북한 당국으로부터 압박을 받았기 때문에 탈북을 결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대해 정 대변인은 "대북 제재 이후 해외에 있는 북한 식당도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북한 당국으로부터 외화 상납 요구 등 압박이 계속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라는 언급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가 한 달을 넘긴 가운데 이번 탈북도 제재 성과 중에 하나로 평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정 대변인은 "제재 효과는 나타났다고 본다. 북한이 제재가 아프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닷새 앞둔 시점에서 갑작스럽게 발표가 이뤄진 배경이 무엇이냐는 의구심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정 대변인은 "대북 제재 국면에서 집단 탈북이 이뤄졌다는 상황 자체가 이례적인 것이기 때문에 발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식당에 근무하는 종업원들은 우리로 치면 중산층 이상, 비교적 성분도 좋고 이런 사람들인데 그 사람들이 한꺼번에 마음을 합쳐서 이렇게 탈북을 했다는 것, 이것은 정부가 보기에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들은 탈북자들이 통상적으로 거치는 절차도 아직 완전히 마치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가 발표를 서두르면서 이 사안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스스로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통상적으로 탈북자들이 남북이 아닌 제3국에서 귀순 의사를 밝힐 경우, 이를 확인한 뒤 입국 절차를 거친다. 이후 정부 합동신문센터에서 탈북 경위와 신변에 대한 조사를 받게 된다. 조사가 끝나면 통일부 소속의 하나원에 입소해 한국 사회로의 적응 준비를 한다. 이번 탈북자들은 현재 입국 절차만 끝난 상황이다.

그간 탈북자들이 입국했을 때 정부가 구체적으로 확인해준 경우가 굉장히 드물었는데, 이번에는 먼저 나서서 공식적으로 발표했다는 점도 의혹을 자아내고 있다. 실제 정부가 집단적으로 입국하는 탈북민을 공개한 것은 지난 2004년 7월 수백 명의 탈북민들이 한꺼번에 들어왔을 때와 2011년 3월 해양에서 표류하던 탈북민들이 들어왔을 때 외에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에 대해 정 대변인은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북한 사람들이 집단으로 탈북했다는 것은 특이한 사례이기 때문에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탈북을 시작으로 다른 북한 식당에서도 탈북이 이뤄지거나, 식당이 아니더라도 탈북민이 들어오게 되면 그때마다 언론을 상대로 브리핑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정 대변인은 "경우가 다르다. 그때 그때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판단의 기준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지금처럼 의미가 있을 때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원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