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윤리위원장을 맡았던 인명진 갈릴리교회 목사가 4.13 총선 이후 갈팡질팡하고 있는 새누리당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인 목사는 20일 교통방송(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새누리당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며 "원유철 원내대표는 잠시라도 (비대위원장 직을) 맡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인 목사는 "원 원내대표의 저런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이 다 혀를 차고 있다. 권력에, 당권에 집착하는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하며 "원 원내대표도 이번 참패에 큰 책임이 있는 분"이라고 지적했다.
원 원내대표가 "총선 참패 원인"인 이유에 대해 인 목사는 "이 분이 원래 비박이지 않았나? 그래서 사실은 유승민 의원과 짝을 이뤄 정부를 좀 견제한다든지 이런 역할을 하던 분인데, 갑자기 원내대표가 되더니 완전히 바뀌었다"며 "국민들이 그걸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변하는가. 그래서 사실은 그 모습을 보면서도 '정치가 참 저래서는 안 되는데'하고 많은 실망을 가진 것"이라고 했다. "원유철 원내대표의 개인적인 것 때문에도 이번 참패에 상당한 원인이 있다"는 것.
인 목사는 이어 "새누리당의 가장 큰 문제는 자생력을 상실한 것"이라며 "(당이) 지금 우왕좌왕하지 않느냐. 원유철 원내대표도 지금 생각을 이랬다 저랬다 하고 있고, 하루 저녁 자고 나면 다른 말을 하고 있다. 그게 자기 판단 가지고 하는 거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인 목사는 "그 동안 (새누리당이) 거대 여당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들이 뭘 의논해서 스스로 결정해 본 경험이 없는 것"이라며 "그러니까 어머니의 보호를 받는, 어머니가 모든 것을 다 결정해주는 그런 상황에서 자란 아이들이 대학교 와서도 수강 신청할 때 어머니한테 '무슨 과목 수강 신청하면 좋으냐'고 전화를 건다는데, 꼭 그런 식"이라고 비유해 비판했다. 그는 "지금 새누리당을 보면 누구의 지시를 기다리는 것이다. 한 번도 자기가 생각해서 자기가 결정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와 관련 "이제는 박근혜 대통령이나 정부를 너무 바라보지 말고, 자기들 스스로 뭔가 국정을 책임지고 당을 끌어가야 한다는 이런 생각을 가져야 한다"며 "언제까지 박 대통령에게 기대어서 친박이다, 비박이다 그것 가지고 싸움을 할 거냐. 그거 안 된다"고 매섭게 비판했다. 그는 "새누리당은 영원한 거고,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는 2년 가까이 남았다"며 "(당내 일부는) 박 대통령을 '진심'으로 도와줄 사람들이라고 총선 때 이야기를 하고 다녔고 지금도 호가호위하고 다니지만 그 사람들이 얼마나 의리를 지킬지 두고 볼 일"이라고도 했다.
비대위원장 외부 영입설이 나오는 데 대해서도 그는 같은 논리로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여기서 치열하게 싸움을 해야 한다. 내부에서 토론을 해야 한다. 그래야 자생력이 생긴다"면서 "외부에서 누구 영입한다는 말을 하는데 그것도 잘못됐다. 자기들끼리 해야지 무슨 임시방편으로 외부에서 데려다가 뭘 어떻게 할 거냐. 그 사람들이 당을 아느냐, 힘이 있느냐. 안 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자신도 비대위원장 영입 물망에 오르는 데 대해서는 "어림도 없는 말씀"이라며 "저는 지금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대표인데 경실련 대표가 그런 정치에 관여할 수도 없고, 저는 자격도 안 되고 능력도 안 되는 사람"이라고 단호히 잘랐다.
유승민 복당과 윤상현 복당은 다르다"…"국회의장, 더민주가 양보하면 좋겠다"
인 목사는 또 탈당 후 무소속 출마했던 정치인들의 복당 문제와 관련해 "성급하게 하면 큰 부작용이 날 것"이라며 "윤상현 의원의 복당과 유승민 의원의 복당이 다르지 않느냐"고 했다. 그는 "일곱 사람의 경우가 다 다르다"며 "일괄 복당도 별로 바람직하지 않고, 또 지금 당장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 당장 하면 국민들이 당장 '저거 1당 되려고 하는 거냐. 정치공학이다' 이렇게 비판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유승민 의원도 좀 천천히 하지 뭘 급하게 그러는지…"라고 유 의원에 대해서도 혀를 차며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길게 보고 해야 하는데, 자기가 복당 원서를 냄으로 말미암아 당이 얼마나 더 어려워질 것인가를 생각하면, 정말 당을 사랑하면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친박계 정우택 의원은 YTN 라디오에 나와 "유승민·윤상현 의원 두 분은 공천에서 억울하게 됐든 무슨 이유에서든 이번에 논란의 주인공이 되었던 것은 사실 아니냐"며 "지금 선거 끝나고 잉크도 마르기 전에 복당하는 것보다는 조금 시간을 둬야 한다"고 했다. "언젠가는 같이 해야 할 사람들이지만, 지금 당장 그 사람들이 바로 복당했을 때 국민들이 저희 당을 보는 눈은 아마 더 냉혹해질 것"이라고 이와 비슷한 얘기를 하기도 했다.
비박계로, 김무성 대표의 측근인 김성태 의원은 반면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복당 신청한 의원들 (가운데) 어떤 의원들은 기회도 갖지 못하고 쫓겨나 어쩔 수 없어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사람들이다. (이들은) 새누리당이 하루라도 빨리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국민 정서일 것"이라며 "또 어떤 사람은 이번 새누리당의 대참패를 가져오는데 크게 기여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을 일주일도 채 안됐는데 아무 조건 없이 받아들이냐, 이런 것도 또 국민 정서"라며 사실상 유승민·윤상현 의원에 대해 '분리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인 목사는 박 대통령이 총선 이후 달라진 모습을 보일지에 대해서는 "저는 뭐 솔직히 기대를 안 했다. 왜냐하면 그 분 통치 스타일이 그런 거니까 누가 뭘 어떻게 한다고 해서 그렇게 쉽게 변할 일은 아니다"라며 "특별한 변화가 없을 것이다. 박 대통령 입장은 '아니, 총선이야 당이 치른 거지, 나와 특별히 관계가 있느냐' 이럴 수 있는 입장"이라고 기대를 접은 태도를 보였다.
야당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이번 총선 결과 한시적일지언정 1당 지위를 누리게 된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장 배출을 노리고 있는 데 대해 인 목사는 "더불어민주당이 이번에 조금 겸손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게 국민들에게 오히려 감동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당이니까 당연히 국회의장을 차지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나 한 석 차이인데, 또 무소속까지 합하면 새누리당이 더 의석수가 많을 수밖에 없고 어떻든 간에 지금 집권 여당 아니냐. 그러니까 국정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 이번 국회의장은 새누리당이 하는 게 좋겠다' 이러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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