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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및 가족 5월 집단 소송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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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및 가족 5월 집단 소송 제기 "죽은 사람은 말이 없어 바보 되는 세상, 더는…"
"죽은 사람은 말이 없어 바보가 되는 세상을 지켜볼 수 없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제품 제조, 판매사 13곳과 정부를 상대로 다음 달 집단 손해 배상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피해자 가운데 일부가 개별적으로 기업과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낸 적은 있지만, 피해자 다수가 공동으로 소송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송 취지 및 계획을 밝혔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동생을 잃은 최모 씨는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죽은 사람은 말이 없어 바보 되는 세상을 이대로 지켜볼 수 없어 나섰다"며 "남은 가족까지 두 번 죽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소송에 참여한 이유를 밝혔다.

강찬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모임 대표는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에 출석한 신현우 전 옥시 사장을 언급하며 "피해자들에게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지나간 것은 피해자들과 온 국민을 조롱하는 것"이라며 "옥시 영국 본사를 고발해 국내법으로 처벌받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피해자들은 살인죄로 고소했는데 관련 기업 임원들의 조사를 앞둔 시점에 과실 치상죄로 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은 아쉽다"며 "검찰이 살인죄로 기소할 수 있는 단서를 찾아주길 바란다"고 했다.

▲ 26일 서울 서초구 민변 사무실에서 환경보건시민센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모임 등 주최로 열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집단 소송 관련 기자회견에서 한 참석자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까지 소송 참여 의사를 밝힌 피해자는 74명으로, 피해자 가족을 아우르면 원고 수는 150여 명에 이른다. 앞서 지난 24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 측은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연건캠퍼스 교육관에서 피해자 임시 총회를 열고 소송 참가자를 모집했다. 다음 달 9일까지 1차로 원고를 추가 모집한 뒤 3주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다음 달 30일 첫 소장을 낼 예정이다.

소송은 민변이 맡기로 했다. 민변 환경보건위원회 소속 변호사 12명 전원을 포함해 총 33명의 민변 변호사가 공동 대리인단으로 나선다. 민변 환경보건위원회는 그간 밀양 송전탑 사건, 80번 메르스 환자 손해 배상 사건, 새만금 사건, 태안 유류 오염 사건, 월성 원전 주변 지역 주민들의 갑상선암 피해 소송 등 문제를 맡은 바 있다.

민변 환경보건위원장인 최재홍 변호사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 같이 전국적으로 대규모 사망자와 피해자를 양산한 사건은 없었다"며 "국가와 기업의 안전 관리 의식 부재로 발생하는 피해에 대해 국민의 기본권을 지킨다는 차원에서 민변 전체 차원에서 나섰다"고 밝혔다.

피해자 측은 집단 소송을 통해 제조사의 공식 사과와 충분한 개별 피해 보상, 피해 기금 조성 등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최 변호사는 "피해자들 사이에 '돈 몇 푼 받고 끝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있다"며 "가해 기업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면서 나오는 판결이어야 한다. (피해자들은) 아무리 돈을 많이 받아도 합의를 못 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민변은 이번 집단 소송을 통해 그간 소외되었던 3, 4차 피해자들뿐 아니라 세퓨와 같이 이미 폐업한 회사의 제품 피해자들 문제도 같이 다루기로 했다.

이들은 소멸 시효 문제가 있는 만큼 재판을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 공동대표인 황정화 변호사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경우 1994년 제품이 판매되기 시작한 지 17년이 지나 세간에 알려졌으며 다시 3년 뒤인 2014년에야 1차 판정이 나왔다"며 "상당수의 피해자들이 피해 원인을 알게 되었을 때 이미 소멸 시효가 지났거나 얼마 남지 않지 않은 경우가 제법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멸 시효 항변을 배척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라는 점을 재판을 통해 주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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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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